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관상 명대사 및 대사

다시 듣고 싶은 대사가 있는데 어디였지??
생각이안나서 계속 재생하고 넘겨보고 했는데

이거보시고 편하게 시간찾아서 찾으세요!

( CTRL + F ) 버튼으로 찾으시면 더 편해요~


1:06  네놈들이 내 목을 베러 왔구나

1:10   아니, 목을 베다니요?

1:13 아, 소인들은 그저 약을 달이고 있었습니다요

1:16  비켜라!

1:18 내 분명히 그놈 목소리를 들었다

1:29  분부대로 군졸들을 두 배로 늘렸습니다요

1:33 누가 감히 대감을 해할 수 있단 말입니까?

1:36 이 나라 최고 권세가인 대감을요

1:45  권세는 무슨

1:48 아무것도 없네

1:51 아무것도 없어

1:53 마누라도 딸아이도 다 죽고

1:58 내게는 아무것도 남지 않았네

2:04  아, 그래도 전하께서 친히 약도 내리시고

2:08 저기 의자와 지팡이도 이번에 하사하신 것 아닙니까요?

2:12  그러니 방비를 해야지

2:15 이런 거 아무리 먹어 본들

2:17 내 목이 잘리면 무슨 소용 있겠나?

2:20 목이 잘리다니요?

2:22 어찌 그리 끔찍한 소리를 하십니까요?

2:25 내 끝이 좋지 않을 거라고 그랬네

2:29 목이 잘릴 상이라고 말이야

2:31 누가 감히 그런 험한 소리를 한다는 말입니까요?

2:36 있었네

2:39 관상쟁이가 그랬어 

2:42 상학 말입니까?

2:44 그건 미신 아니옵니까?

2:46 자네들이 그를 보지 못해서 하는 말일세

2:49 그는 말일세, 모르는 게 없었네

2:54 얼굴을 한번 보기만 하면

2:58 그 사람의 전부를 다 알아내었다는 말일세

3:03  그는 말일세

3:05 조선 최고의 관상쟁이였어

3:27  이런 바닷가 촌구석에 어디 집이 있다는 게야?

3:31  분명히 이 근처에 있다고 했습니다요

3:43  어휴, 나 못 가, 못 가!

4:03  뭐야?

4:12   여기다, 다, 다 왔습니다요

4:17  아이고, 아이고

4:20 아이고, 무겁다, 무거워 

4:23 공기 좋네

4:27 경치 좋고

4:29  뉘시오?

4:30  아, 소문 듣고 왔소만

4:33 여기, 그, 용한 관상쟁이가 있다고 해서

4:39 뭣이오!

4:43  아, 아, 삼촌이 얘기 안 했나? 어?

4:46 그, 저, 붓

4:47 어, 붓 사러 손님 오신다고, 어

4:49 뭐, 족제비 털 찾는다 그러지 않았소?

4:53  아, 뭐, 그, 그, 그런 거지

4:56  어

4:59  저는 장에 좀 다녀오겠습니다

5:01  어, 어, 어, 그래

5:02 다녀오거라, 그, 천천히

5:04 느긋하게, 응

5:08 우리, 그, 조카 놈이 원래, 그, 이 관상, 뭐, 이런 걸 굉장히 싫어하오

5:12 이해들 하시고, 이쪽으로, 자

5:14  자, 가시죠, 들어가시죠

5:20  일로

5:24  이게, 이게 족제비 꼬리요, 이게, 어 이게 아주 비싼 거, 이게

5:27 붓은 관심 없으시고?

5:29 아, 그, 형님

5:30 아휴, 이게 웃통을 이렇게 또 벗으셨어, 아이

5:33 그, 흠, 형님, 일어나시오 어? 일어나시오

5:37 형님, 형님, 일어나시오, 어? 

5:39  쑥떡이 맛있어

5:40  쑥떡이 맛있... 거, 아유

5:41  그만 자십시다

5:43 잠꼬대요, 이해들 하시고

5:45 저, 우리 형님이 이래 봬도

5:47 저, 궁합 봐 주고 소박맞은 사람 하나 없다니까, 대가지, 대가

5:51 형님, 손님 오셨소, 손님, 손님

5:54   손님이 오셨소

5:57  너무 많이 마셨... 아유 

5:59  아니, 이분들이, 그, 명나라에서 비단을 들여오려는데

6:03 장사가 잘될지 궁금해서 찾아오셨답니다 

6:12 가시오

6:15  네?

6:17  거짓말할 거라면은 가시라는 말이오

6:28 갓 쓴 양반

6:30 전택궁의 눈빛이 재복이 없고 눈썹이 까맣고 눈이 작고 동그란 것이

6:35  장사에는 관심도 없지 않소?

6:37 살림 챙기는 일을 좋아해 내관이나 이방 팔자구먼

6:42 우리 마나님은 장사에 관심도 있고 수완도 있소만

6:46 비단이나 팔 상이 아닌데

6:48 보아하니 도홧빛이 돌고 입술이 붉은 게

6:51 무당기가 있어 보이기는 한데

6:52 무당 될 팔자는 아니고

6:55 한데 명나라와 장사라니

6:59 무슨 꿍꿍이인진 모르나 거짓말할 거면 가라는 것이오

7:04  허, 허, 참 나, 봐라, 봐라

7:07 이, 이 사람들이 진짜로, 어, 어?

7:11  어디서 왔소, 어?

7:13  어, 허, 웃어? 어유, 참

7:15 아니, 염라대왕 앞에 사주를 드러내 놓지

7:18 지금 어디 우리 형님 앞에서 상을 다 드러내 놓고

7:21 거짓말이오, 거짓말이기는!

7:24  괜찮네, 먼 길 올라온 보람이 있어

7:28  허, 참

7:34  혹 한양에 연홍이란 기생집 들어 보셨소?

7:40  거기 모르는 사람도 있소?

7:45 고관대작들도 드나든다는, 그

7:48  관상 봐 주는 기생집으로 유명하지 않소

7:51  그곳 안주인올시다

7:57 관상을 본다?

8:00 눈이 그런 눈이 아닌데

8:02  나야, 야매고

8:05 내 어려서부터 고생을 많이 해서

8:09 눈치는 좀 보지

8:14  왜, 왜, 왜 이러시오?

8:20 우리 집에서 일을 한번 해 보는 게 어떻겠소?

8:23   그리 좋은 재주를

8:26 이런 데서 썩히는 게 좀

8:29 아까운 거 같은데

8:33  그, 그런 거는 주로 

8:34 제가 얘기를 합니다

8:36  우리 형님은 딱 관상만 보시고

8:41 상을 봤으면 돈을 내야지

8:50 벌 수 있을 때 벌어야지

8:52 바람 한번 불면 휙 가는 게 인생이오

8:58  언제까지 이렇게 살 거요, 예? 

9:00  족제비는 무슨

9:06  허리, 허리, 허리...

9:07  어째, 좀 쓸 만합니까요?

9:10  쓸 만할 정도냐? 한양이 들썩이겠어

9:31 쥐 수염이네?

9:34   흠

9:35 아이, 좀 더 주시오

9:37 이런 물건 구하기 힘든 거 다 아는데

9:39  기다려 보슈

9:44  저희 식솔들이 굶은 지 여러 날이 되었습니다요, 나리

9:46   이놈을 끌고 가라

9:49  이번 달 상납금을 못 받았으니 너라도 대가를 치러야지

9:53  나리!

9:56 이러지 마십시오 

9:59 -  지아비가 있는 몸입니다 -  씁, 어허!

10:01 -  이러지 마십시오! -  가만히 있거라

10:03   나리, 아!

10:07 저런 죽일 놈!

10:11  미쳤소? 경시서 감찰이오

10:13 -  비키시오! -  안 된다니까!

10:16  그렇다고 그냥 보고만 있는단 말이오!

10:18  제발!

10:19 당신이 나가면 우리까지 다 죽소

10:23  우리를 봐서라도 그냥 참으시오, 예?

10:31  하, 냄새 죽인다

10:34 아니지, 지금 뒤집어야지, 이거

10:36  씁, 저리 가

10:37 -  아니... - 저리 가!

10:38  아휴, 고기를 안 먹어 봐 가지고 뭘 몰라

10:45 진형아!

10:46 야, 진형아, 야, 너, 너 밥 안 먹었지, 밥, 밥 안 먹었지? 야

10:50  너, 이 새끼야

10:52 오늘 닭 먹는 날이야, 이 새끼야

10:54 어? 지금 닭 삶고 있다고, 이 새끼야

10:57 오늘 호강하는 날...

11:04 왜 그래?

11:11  많이 먹거라

11:23 돈은 어디서 나서 사신 겁니까?

11:30  아, 아까, 그, 왔던 사람들 있잖아

11:34 그 사람들이 붓 사 간 돈으로 먹는 것이다, 응

11:39 붓이 그대로 있던데요

11:46 관상을 보는 겝니까?

11:47 어허, 이놈, 관상은 무슨!

11:54  뭐, 하도 억지로 청하기에 어쩔 수 없이 보았다

11:57 왜, 안 되느냐?

11:58 약조하지 않으셨습니까?

12:00 선비가 되어 어찌 그런 일을 한단 말입니까?

12:02  하면 글공부라도 하여

12:04  벼슬에라도 들랴?

12:10 아니 되옵니까?

12:11 몰라서 묻는 것이냐?

12:15 역적 집안에서 벼슬이라니

12:17  개가 웃을 일이로구나

12:23  방 안에 보았더니 글공부를 하는 거 같은데

12:26 혹여라도 벼슬에 들 생각 하지 마라

12:28 넌 할아비와 상이 닮아 벼슬에 오르면 화를 입을 상이야

12:31 아니요, 전 벼슬에 들 것이옵니다

12:35 사내로 태어나 이리 살 바에는

12:37 설사 조부님처럼 목이 베이더라도 이렇게는 못 살겠습니다

12:46 어디서 그런 말을

12:54 이 어린놈이 지금 술까지

13:00 저도 이제 아이가 아니옵니다

13:02 열일곱도 넘었사옵니다

13:05  진형아, 야, 이거 먹어, 먹고 가

13:08 가끔씩, 응? 저하고도 한 잔씩 하고 그러는걸

13:11  아유, 답답하네, 진짜

13:17  애한테 할 말이 있지, 하여튼

13:22 그렇지 않으면 미련을 버리지 못할 것 아니냐?

13:26  미련은 뭐...

13:28  네놈, 저기, 저 철없이, 저, 보부상 쫓아다닐 때

13:33  내 밥 대신 술만 먹다가

13:36 쩝, 죽으려고

13:38 이 대들보에 목을 매고 보니

13:41 아이, 저놈이 나를 보고 울고 있는 것이다

13:45 다섯 살 때인가 그랬지

13:47 배가 고팠는지 뼈만 앙상하게 남은 게

13:51 '아버지 살려 주세요, 아버지'

13:56 내 줄 끊고 내려와 이리저리 동냥하다가 겨우 살려 놨는데

14:02 못 먹어서 그랬는지 저리 다리를 절더라

14:08 나를 닮아 머리가 총명하고 글재주가 뛰어난데

14:12 역적의 집안에다 다리까지 저러니 얼마나 울화가 치밀겠느냐?

14:18 우리 누님은 왜 이런 데 시집을 와 가지고

14:22 에이, 이놈아

14:23 그때는 우리 집안이 한양에 기와가 몇 채였는지 아느냐?

14:26 처자들이 나를 보려고 저 대문 밖으로...

14:29 됐소, 됐소, 뭐, 맨날 옛날얘기는

14:39  아까 그 연홍이라는 곳에 갈 것이다

14:43  예?

14:45  평생 이 꼴로 살 수는 없지 않느냐?

14:48 내 비록 팔자가 어떻게 이 꼬라지로 살까

14:50 하도 원통하여 배운 관상이지만

14:52 이런 촌구석에 앉아 있어 봐야 하나 쓸데없고

14:56 아까 보니까 한양에서는 관상으로 돈도 많이 버는 거 같던데

15:00 내 관상으로 우리 집안을 일으켜 세울 것이다

15:03 세 식구, 쌀밥에 고깃국 먹고 저놈 좋은 옷도 입히고

15:06 떳떳하고 당당하게 살게 할 것이야

15:10 우리 한양 가면은 진형이 저놈한테는 뭐라 하고?

15:16 내일 아침 일어나기 전에

15:19 장사하러 간다고 거짓으로 글을 남기는 것이다

15:22 그러고 종종 네가 다녀가면 될 것 아니냐?

15:28 그러니까 내일 아침에 꼭 나를 먼저 깨워 떠나도록 하자

15:31 알겠느냐?

15:59  형님

16:02 형님!

16:05  진형아!

16:08 진형아! 

16:17  내가 어제 술 좀 그만 먹자 그랬지? 이런

16:21  진형아

16:25 '조용한 절이 있다 하여 들어가려 하옵니다'

16:27   진형아

16:29  '전 꼭 벼슬에 들 것이옵니다'

16:31 그리하여 아버지와 삼촌을 꼭 모실 터이니' 

16:34  '그때까지 건강 유의하시기 바랍니다'

16:38 '불효자 진형'

16:50   저, 저, 저, 저놈, 내 저놈을...

16:54  아, 그만, 그만 놔둡시다, 어?

16:58 어차피 우리도 이제 떠날 것이지 않소

17:02 진형아!

17:41  이놈이 아버지를 안 닮고 할아버지를 닮아서

17:45 글솜씨가 수려하고 좋네

17:49  저, 저, 저, 다리를 저리...

17:54 이놈아

17:59 건강해라

18:03  어? 빨리 가 보자

18:08  형님, 우리를 자꾸 쳐다보는 것 같은데

18:12  내 수염 깎고 그러니까 훤칠하니 쳐다보는 것이지

18:16 딱 차려입고 

18:17  날 보는 거 같은데

18:21  얼굴만 볼 줄 알지 세상 물정 하나 모르는구먼

18:26 내 저런 촌놈들 상대하는 법을 알지

18:33 술상 한번 거하게 챙겨 보거라

18:36  아, 예

18:40  아유, 맛있어 역시 한양이 다르기는 다르오

18:44 저, 고기, 고기

18:45  네

18:51 -  예? - 아이...

18:52  우리 그냥 

18:54  몇 점 먹어 봤소

18:57 맛만 봤소이다, 이게, 음

18:59   얘들아

19:01  네

19:04  아, 지금 뭐 하는 것이오!

19:05 -  어, 어딜! -  아니, 왜 이러시오

19:07   나리

19:08   어허, 왜 이러시오, 어허, 어, 어!

19:10  이러려고... 아니오

19:11   무슨 일이오, 어?

19:21  한양서 으뜸가는 관상가이시니

19:24 잘 모시도록 하여라

19:42 -  아유, 아유 -  여기 앉으시오

19:45   한 잔을 따라 보거라

19:50  내 얼굴도 좀 봐 주시오

19:52  관상은 저 양반이 보고

19:54 나는 심상을 보느니라

19:56  심상?

19:57  응

19:59 여기

20:00  아유 

20:02  난 어떻소? 사내들이 나를 안 좋아하오

20:06  음...

20:09 옜다

20:11  뭐, 뭐요, 이게?

20:13  둥그스름한 게 고운 얼굴이나 남들에 비해 눈에 띄지 않으니

20:17 이러면 사내들이 줄줄줄줄 따를 것이니라

20:20   정말이오?

20:21  훨 낫다, 야

20:25  한데 내 궁금한 것이 있소

20:28 조선에 왕을 제외한 실세가 둘이 있소

20:30 하나는 이가고, 하나는 김가인데

20:33 둘이 허구한 날 싸우는 통에 사람이 죽어 나가지 않는 날이 없으니

20:37 어디 무서워서 살 수가 있나 

20:39 그래, 결국 어느 쪽이 이길 것 같소?

20:43 내 떠도는 얘기는 익히 들어보기는 하였지

20:45 수양대군과 김종서라

20:48  그렇지 

20:50  한데 어쩌나?

20:51 내 감히 그분들을 뵈올 일이 없어 상을 모르는데 

20:56  사람들이 말하기를

20:57 이가는 이리를 떠올리게 하는 상이라 하고

21:00 김가는 보고 있자면 호랑이가 떠오른다던데

21:04  이리와 호랑이라

21:06 가만있어 봐라

21:09  옳거니

21:16 으악! 

21:19  그것을 내가 어찌 알겠느냐?

21:21 센 놈이 이기겠지

21:26 그 약조에 발문이나 하시지요

21:29 발문?

21:32 뭐, 읽어 보기나 해야...

21:33  음, 뭐, 읽기는 읽어, 이런 걸 빨리 놀아야지

21:37  형님, 그럴 시간이 어디 있어? 지금 빨리 심상을 봐야 되는데

21:40  아, 또 그러신다 

21:45  아이고, 난리 띵가당이네, 난리 띵가당

21:49  어이, 어이

21:50 일어나, 일어나!

21:54  어유 

21:58 뉘시오?

21:59  '뉘시오'라니?

22:01 어허, 아직도 술이 덜 깼나? 

22:04 손님 받아, 손님

22:05  손님이라니?

22:06  거기 그 약조문 안 보이시오?

22:10 술을 얼마나 먹었는지 아시오?

22:12  '해가 뜰 때부터 해가 질 때까지 관상을 보아야 하며'

22:16 '두 해 동안 하루도...'

22:18  기생들은 또 얼마나 불렀노?

22:21 '곤장...' 이, 이, 이게 대체 무엇이오?

22:23   형님, 가만히 있어 봐요, 형님

22:27 아, 아, 우리... 아니

22:29 눈, 눈 감으면은 사또 불알도 떼어 간다는 게

22:32 한양이라더니, 어, 어!

22:34 야, 너, 네가, 허, 이놈들이 누구 앞에

22:37 아나, 야! 너 뭐...

22:40 -  이런 -  머리... 이거 놔

22:42  쥐새끼 같은 놈이 이거

22:43  놔, 아! 야, 놔, 놔, 아파, 아파

22:49  아, 아파요

23:00  아, 거기 줄 좀 서시오, 아, 뒤에 줄!

23:03 아니, 언제까지 손님을 받을 것이오?

23:07  돈은 돈대로 벌고 이렇게 여유도 부리고

23:10 꿩 먹고 알 먹고 도랑 치고 가재 잡고 

23:13 사주불여관상이고

23:15 관상불여, 이 눈치다, 눈치

23:21  어허, 어서어서 못 오시는가?

23:24 아직 스무 가마니는 더 남았네

23:30  하루 종일 쉬지도 못하고

23:35  아니, 술 한번 잘못 먹고 이게 무슨 고생이냐? 며칠 동안

23:38   그러니까 내가 그만 좀 먹자니까!

23:41 뭐? 심상이 어쩌고 어째?

23:46  아유, 깜짝이야, 진짜 

23:49  내가 진짜...

23:54 - 내 진짜 이것들을! -  어허, 네 이놈!

23:56  내 그리 일렀건만

24:02:00 아직도 보부상 따라다닐 때 성질을 못 고쳤다는 말이냐!

24:05:00 아, 그럼 이대로 당하고만 있으라는 말이오!

24:08:00 하면 그 다듬이 들고 가서 행패 부리면

24:10:00 발문한 서약서가 없어지기라도 한단 말이냐?

24:12:00  이런 곤장을 처맞으려고 

24:16:00 내 너에게 말하지 않았느냐?

24:20:00 네 목젖이 튀어나온 것이 성질 때문에 팔자 망칠 상이라고

24:26:00 세상에 성질부려서 되는 일이 뭐가 있겠느냐?

24:34:00 어디 가시게요?

24:39:00   왜?

24:40:00   내 며칠 유심히 보니

24:42:00 사람들이 드나드는 것이 아무래도 이곳이 수상쩍다

24:46:00 필히 귀한 양반들의 관상을 봐 주고 있는 것이야

24:51:00 자고로 큰사람들과 연이 닿아야 돈도 따르고 성공을 하는 법

25:07:00  좋네

25:15:00  어서들 오시게

25:17:00 둘은 여기서 기다리시고, 자, 이쪽으로

25:32:00   맞지?

25:33:00   어

25:35:00  응

25:41:00 봐라, 봐라, 이 엉덩이 축 처진 거

25:45:00 내 그러니 항상 엉덩이에 힘주고 있으라 하지 않았느냐?

25:49:00  그렇지

25:53:00  내 가슴이 하도 커 둔해 보여 걱정이오

25:59:00  내려라

26:00:00  돼지 방광 터트리듯

26:02:00 내 빵 하고 터트려 주랴? 

26:04:00  어유, 됐소

26:12:00  어디 보자

26:18:00  또 가렸어, 또 가렸어

26:23:00 옥동자를 낳을 상인데

26:27:00  사헌부 장령 어른께서 오셨습니다요

26:29:00  그 어른은 김종서 대감의 수하가 아니냐?

26:32:00  예

26:34:00 관내에 살인 사건이 벌어졌는데

26:36:00 범인 좀 찾아 달라고 청을 하셨사옵니다 

26:39:00  무어라?

26:40:00 아, 이거 원 재수가 없으려니

26:43:00 면상 보고 사람 죽인 놈까지 골라내라니

26:47:00  이거 삼재가 껴도 유분수지, 염병

26:53:00  아이고, 장령 어른

26:56:00 아휴, 제가 먼저 찾아뵙고 인사드렸어야 하는데

27:00:00 이렇게 직접 찾아오시고

27:03:00  예, 처음 뵙는데 실례가 큽니다

27:06:00  예, 알지요, 알지요

27:08:00  사헌부 관리가 관련된 사건이라

27:10:00 급히 처리해야 하여

27:13:00 염치 불고함에도 용하다기에 이리 찾아왔습니다

27:17:00  그러니까요, 그러니까요

27:19:00 그게, 제가 대충 듣기는 했습니다만

27:22:00 하필이면 제가 올해 관재수가 있어

27:23:00 그쪽으로는 오줌 방울이 튀지도 않게 조심하고 있사온데 

27:35:00  장령 어른

27:37:00  뉘신지?

27:39:00  아...

27:41:00 이, 함께 동업하는 김내경이올시다

27:45:00  아, 한데 어찌 그곳에서?

27:51:00  병풍 뒤 전망이 아주 좋더이다

27:54:00 국부 관상이라 다음에는 나도 좀 봅시다

27:58:00 그렇지 않아도 우리 장 선생께서 제게

28:00:00 장령 어른을 도와 일을 처리하라 하였습니다

28:03:00  아, 그렇소?

28:05:00  이거 미리 방비를 하고 계셨구려

28:17:00  이놈들 셋이 그 살해 현장에서 발각되어 잡혀 왔소만

28:21:00 갖은 고문을 해 보아도 자백을 하지 않소

28:24:00 분명 저 셋 중에 범인이 있소만

28:28:00  뭐!

28:39:00  씁, 살인 사건이 오늘 아침에 있었다고 했으니

28:42:00 아직 내다 묻지는 않았겠고

28:46:00 내 시신을 봐야겠소

28:50:00  살해된 자의 상을 보니

28:51:00 미간의 간격이 넓고 귀 뒤의 수골이 높은 것이

28:55:00 사고 한 번 없이 일흔까지 장수할 상이나

28:57:00 이리 절명하였으니, 씁

29:00:00 이것은 이 부인의 팔자에 원래 없던 것이오

29:05:00  남편이오?

29:09:00 부인을 왜 죽였소?

29:14:00  뭐요?

29:15:00 내외의 상을 맞춰 보니 참, 그간 어찌들 참고 사셨는지

29:20:00 불화로 오장육부가 온전한 것이 없겠소

29:24:00  저들 내외는 족제비와 닭의 상으로 상극이라 만나지 말았어야 했소

29:32:00  여봐라

29:33:00  예

29:34:00  저분을 좀 모시고 있어라

29:35:00   예

29:37:00  상이 아무리 좋다 한들

29:39:00 어떤 상을 만나느냐에 따라

29:41:00 운명이 바뀌는 것이지요

29:44:00  선생이 아니었으면

29:46:00 애꿎은 놈들이 죽어날 뻔하였소

29:51:00  하, 저야, 뭐

29:53:00 억울한 사람들이 무사하니 그게 다행이지요

29:59:00  어유, 이게 며칠 동안 번 것보다 훨씬 많네

30:03:00  쩝, 하, 일단 여기부터 빠져나가야 하는데

30:06:00 저 여자가 하도 악랄하여 걱정이기는 하다

30:11:00   김내경이

30:12:00 그리 관상을 잘 본다지?

30:16:00  뭐, 뭐, 뭣이오?

30:24:00  팽헌아, 팽헌아

30:44:00  그놈이냐?

30:48:00 관상만으로 범인을 찾아냈다는 놈이? 

30:52:00  예, 기가 막힙니다요

30:55:00 어찌할까요?

31:20:00  후환이 될 수 있다, 죽여라

31:32:00  피하십시오

31:38:00  흔적 없이 처리하여라

31:40:00  예

32:04:00  가자

32:13:00  여기다 뭔가 빠뜨렸다

32:57:00 뭐 하시오?

33:05:00 아니, 내가 방금 꿈속에서

33:08:00 모래 폭풍을 만났는데

33:11:00 진짜 모래가 나오네

33:12:00 그, 아까 그 우물 속 흙탕물이오

33:15:00 나도 아까 다 뱉어 냈소

33:18:00  그러니까 내가 잡았던 범인이 수양대군 사람이었고

33:23:00 그래서 날 죽이려 했던 것이구나

33:25:00   그렇죠

33:28:00 평소 김종서 쪽 사람들이 수양대군을 감시하지 않았다면

33:32:00 우리는 정말 쥐도 새도 모르게 죽을 뻔했답니다

33:35:00 내, 내 아까 분명히 그, 그리 들었소

33:39:00  후환이 될 수 있다, 죽여라

33:43:00 가자, 어서

33:46:00 돈이고 뭐고 목 날아가겠다

33:54:00  어디 가시오? 

33:56:00  깜짝이야

33:57:00 아이고

33:58:00  아, 예, 장령 어른

34:00:00 그, 아무래도, 흠, 우리 일이라는 것이

34:04:00 이 관상을 보는 것이지

34:05:00 이런 관의 일을 하기에는 책임이 너무너무 막중하기도 하고

34:09:00  예, 미안하게 됐소이다

34:11:00  아이, 뭐, 미안할 것까지야

34:13:00 그럼 이만 저희는 가 보겠소

34:16:00  한데 가시기 전에

34:18:00 김 선생을 좀 뵙고자 하는 분이 계시는데

34:20:00 인사라도 드리고 가는 게 어떻겠소?

34:22:00  뭐, 인사는, 뭐 언젠가 연이 되지 않겠소?

34:24:00 -  예, 됐소, 예, 됐소 -  지금은 좀, 어

34:26:00 -  다음 연이라는 게 있겠소? -  예, 됐소

34:28:00  어른께서 한가하신 분도 아니고

34:30:00  예, 예, 인연이 안 되면 할 수 없고

34:31:00  희한한 일이군

34:33:00 김종서 대감께서 보자시는데 싫다는 사람도 다 있고

34:39:00  방금 김종서 대감이라고 하셨소?

34:43:00  그렇소만

34:45:00 관상만으로 범인을 잡았다고 하니 궁금해하시더이다

34:48:00 바쁘실 텐데, 이만

34:50:00  아유, 저, 저, 저, 저, 저 이 양반, 저, 저

34:52:00 아니, 관상쟁이들이야

34:54:00 남의 길흉화복을 얘기하다가

34:57:00 야단도 맞고 욕도 먹고 얻어터지기도 하고 그러는 것이지요

35:00:00  뭐, 왕왕 있는 일이지요

35:02:00  아, 허구한 날 있는 일이지

35:04:00  비일비재하지

35:05:00 가시지요

35:07:00 어디 있소? 김종서 대감

35:25:00  그자인가?

35:27:00 관상으로 범인을 잡았다는 자가

35:30:00 김내경이라 하옵니다

35:41:00  배짱, 아집, 원리 원칙

35:46:00 세상의 평이 맞구나

35:48:00 대단한 상이다

35:51:00 그는 범이다

35:53:00 호랑이

35:56:00 어찌 내 얼굴을 그리 쳐다보느냐?

35:59:00 상이 훤하더냐?

36:04:00  예

36:07:00 사람들 말대로 상이 정말 좋사옵니다

36:13:00 왜, 사람들이 호랑이라더냐?

36:19:00  예

36:21:00 대호처럼 용맹하고

36:25:00 거침없으십니다

36:29:00  호랑이, 그냥 호랑이십니다

36:36:00  사헌부를 도와서 인재를 등용하라는 명을 내리셨다?

36:39:00   그렇다니까

36:40:00  하면 형님 벼슬에 든 것입니까?

36:44:00  벼슬은 아니나 윗사람들이 신입 인사를 할 때

36:47:00 상을 보고 충고를 해 주라는 것이니 중한 일이기는 하지

36:50:00   아이, 벼슬이지, 벼슬

36:52:00  웃지 마, 어허, 이놈, 누가 본다

36:54:00 체통 없이

36:59:00   사람이

37:00:00 높은 자리에 오를수록 겸손해야... 

37:05:00 -  문과는 이쪽으로 -  자, 자

37:07:00  무과는 저쪽으로 가시오

37:11:00  사람의 얼굴에는

37:12:00 세상 삼라만상이 모두 다 들어 있소이다

37:15:00 머리는 하늘을 뜻하니 높고 둥글어야 하고

37:18:00 눈은 해와 달을 뜻하니 맑고 빛나야 하는 것이지요

37:22:00  입은 바다요, 인중은 강이니 길고 뚜렷해야 하고

37:26:00 코와 광대뼈, 이마와 턱은

37:28:00 산악을 상징하니 적당히 솟아야 하며

37:31:00 머리카락과 수염은 나무와 풀을 상징하니

37:34:00 풍성하고 수려해야 합니다

37:36:00  이런 관점에서 사람들을 뽑는다면

37:39:00 크게 실수하는 법은 없겠소이다

37:42:00  을이 집안 내력이 좋고 또 인물이 훤칠하여

37:46:00 등용하고 싶소만

37:49:00 그리 얘기를 했는데도 말을 못 알아듣고, 참

37:53:00  기사관은 끊임없는 기록이 주 업무라

37:55:00 중간에 사람이 바뀌는 것은 좋지 않은 줄 아오

37:58:00 한데 을은 음주를 좋아하여

38:01:00 이는 중년에 치매를 불러올 수 있고

38:04:00 감정 기복이 심할 상이라

38:05:00 직업을 몇 차례 바꿔야 직성이 풀리는 자라는 말이오

38:09:00  아, 을 후보자와 이종사촌 지간이라고?

38:12:00 그자가 평소에 술을 즐겨 하는가?

38:16:00  저, 그놈은 죽으면 관 대신 그, 술독에

38:19:00  묻어 달라 할 것입니다

38:22:00 발령을 내실 것이면 술꾼이 많은 대관에 보내셔야겠죠

38:32:00  근데 저자는 누구요?

38:36:00  왜 그러시오?

38:37:00  저놈 생긴 게

38:39:00  생긴 게 왜요?

38:40:00 썩은 내가 나요, 썩은 내가 

38:43:00  감사합니다

38:48:00  미곡이 52석에

38:50:00 정곡이 43석

38:53:00 채단이 34필에

38:55:00 백은이 40냥이오!

38:58:00  관직을 팔아 많이도 긁어모았군

39:00:00 저런 순박한 얼굴에서 어떻게 탐욕을 읽었소이까?

39:04:00 봉황새의 눈을 가진 자가 쏘가리 입을 하고 있으면

39:07:00 그게 길할 상이겠소? 흉할 상이지

39:11:00 가만 놔뒀더라면 조정의 녹을

39:15:00  저, 저기, 그때, 그

39:18:00 사내들이 따르지 않는다고 걱정하던 아이 아니냐?

39:21:00  몰랐소?

39:22:00 아이, 형님이, 그 수박씨 붙여 준 이후로

39:25:00 아주 그냥 팔자가 폈다던데

39:28:00  아니, 그 수박씨를 아직도 붙이고 다닌다는 말이냐?

39:31:00  아니, 그, 그게 아니라

39:33:00 장연홍이가, 그, 뭐, 돼지 피로다가

39:36:00 이렇게 점을 만들어 줬다고 하던데

39:39:00 거참, 대단한 여자일세

39:42:00 팔자를 바꾸네그려

39:44:00  어떻게 나도 좀

39:47:00  아유, 이런 거 가져와도 줄 못 바꿔 줘요

39:52:00 하여튼 그 양반 조금 있으면 오시니까 좀만 기다리시고

39:54:00 뭐, 뭐요, 이거?

39:56:00  귀한 삼입니다

39:57:00 -  삼요? -  예, 예 

39:59 -  삼요? -  예, 예

40:00:00  이거를 어떻게 가지고 오셨지? 

40:04:00 여기 잠깐, 여, 여기 잠깐 서시고 

40:06:00 다들 좀만 안쪽으로 좀 들어가시고

40:08:00 저, 뭐요, 이건?

40:10:00   곶감, 곶감이오

40:11:00  곶감은 조금 기다리시고

40:13:00 하여튼 안쪽에 하나씩, 하나씩 넣으시고

40:17:00  아유, 형님! 형님!

40:19:00 아이, 형님이 왜 줄을 서고 계시오

40:21:00  아, 웃기는 형님이야

40:23:00 아, 이 사람들 다 형님 만나려고 지금 난리가, 난리가

40:27:00  아니, 상을 봐 달라

40:30:00 비리 감찰을 빼 달라고

40:32:00 이것 봐, 응? 귀한 후추 이거 얼음, 얼음

40:35:00  아, 아유, 차가워, 씁, 아이

40:39:00  김 선생

40:41:00   놀라시기는

40:42:00 아유, 그깟 얼음하고 후추가 뭐라고

40:46:00 아니, 어찌 줄을 다 서시고? 

40:48:00 나는 새도 말 한마디로 떨어뜨린다는

40:50:00 조선 최고의 관상가 김 선생을 뵈옵는데

40:53:00 당연히 줄 정도는 서야지요

40:58:00  자, 이쪽으로, 이쪽으로

40:59:00  이거 왜 이러시오?

41:01:00   아유, 제가 요 앞에

41:03:00 단독으로 좋은 기와를 하나 구해 놓았습니다

41:06:00 이제 그쪽으로 드시지요 

41:08:00 가마를 준비하였습니다

41:10:00  가마?

41:12:00   우리는 동업자가 아닙니까?

41:14:00 팽헌아, 이놈아

41:16:00 구름 위를 걷는 것 같지 않느냐?

41:18:00 형님, 한양을 아주 그냥

41:21:00 다 가진 것 같소 

41:24:00  어떻게, 같이 한번 타시겠소?

41:28:00 어, 그래그래, 다음에

41:30:00   참, 아, 지랄, 아이고, 참

41:36:00  내가 부덕하여

41:39:00 공직자들의 부패가 이토록 느는 것이냐?

41:47:00  관리들의 부패는 그것이 크건 작건

41:51:00 어느 왕조, 어느 시절에나 존재해 왔습니다, 전하

41:55:00  그런데 이번에는 왜 이리 많이 늘어난 것이냐?

42:01:00  뛰어난 관상가 한 명을 감찰에 참여케 하였사옵니다, 전하

42:08:00 사헌부에 등용한 역학자이온데

42:11:00 그 재능이 매우 탁월하여

42:13:00 겉으로 숨긴 허물을 찾아내는 데 매우 능한 것으로 아옵니다

42:21:00 "근정전"

42:32:00  전하, 성은이 망극...

42:36:00 망극하옵니다

42:45:00  네가

42:47:00 사람 속을 꿰뚫어 본다고?

42:55:00  아, 아, 그, 그것이 

42:58:00 아, 제가 일부러 보려고 본 것이 아니라

43:02:00 그저 조그마한 재주일 뿐이온데

43:24:00  신기한 노릇이로다

43:26:00 하나 네가 사람의 얼굴로

43:29:00 지나온 길을 얼추 짐작할지는 몰라도

43:33:00 사람의 앞날까지 예측하기는 힘들겠지?

43:37:00 그것은 하늘만이 아는 것이 아니더냐?

43:41:00  예, 예

43:45:00 그, 그런데 이제 그것이...

43:48:00 이목구비만이 아니라 입놀림과 몸놀림을 함께 보면

43:52:00 열 중 아홉은 지나온 길과 앞으로의 길이

43:55:00 일맥상통하였사옵니다

43:58:00 앞날의 작은 부분까지는 알 수 없어도 큰 향방은...

44:01:00  허튼 소리!

44:07:00 그것이 단지 덕담으로 용기를 주는 일에 쓰여야지

44:11:00 허물을 캐내어 근심을 만드는 꼴이 된다면

44:15:00 차라리 입을 다물고 있는 것이 나을 것이야

44:17:00 내 좀 더 두고 보겠으나

44:20:00 부작용이 생긴다면

44:22:00 즉시 파면 조치 할 것이니라

44:35:00  참 나

44:37:00 아, 내가 간다고 그랬나?

44:40:00 자기가 오라고 해 놓고서는 역정을 내고

44:45:00 아니, 임금이면 다인가?

44:47:00 -  사헌부를 출타하셨다가 -  아, 이 똥개는 또 뭐야? 

44:49  해 질 무렵에나 들어오시는데 아직 안 들어왔다고

44:52:00 내가 몇 번이나 얘기하잖소 내일 오시오, 내일

44:55:00  어허! 이 사람이 지금 어디라고 감히

44:58:00  무엇이냐?

45:00:00  아니오, 형님, 들어가시오

45:02:00 아니, 그, 야밤에 오는 것도 모자라서

45:05:00 아니, 빈손으로

45:07:00  아니, 뭐 하는 양반들이길래 이렇게 눈치가 없소, 어?

45:11:00  내일 저, 저, 뭐야 이런 칼 같은 거 가져오지 말고

45:16:00 저런 똥개라도 가져오시오

45:17:00  어, 어!

45:20:00 어!

45:22:00 아이고, 아이고, 아이고...

45:26:00  아유, 전하!

45:28:00 전하

45:30:00 전하

45:34:00   아유, 참

45:37:00 아이고, 장난하는 것도 아니고

45:39:00 아, 뭐, 임금이오?

45:43:00 형님, 형님

45:44:00   왕, 왕

45:45:00 -  어? -  왕!

45:49  임금이다

45:57:00  예...

46:01:00  내 친히

46:03:00 이렇게 널 만나러 온 이유는

46:06:00 사관들에게도 남기지 말아야 할

46:09:00 중한 일이 있어서이다

46:13:00 조선에 왕의 자리를 탐내는 자들이 여럿 있다

46:19:00  네가 관상으로 그들을 가려내 내게 알려주면

46:23:00 행여 있을 역모에 대비할 것이니라

46:30:00   소인

46:32:00 아직 세상을 전복시킨 자들의 얼굴을 본 적이 없어

46:36:00 그런 일을 감당하기에는...

46:38:00 네가 보기에 남을 밟고라도 머리가 되려는 자들과

46:43:00 파렴치한 살생도 거리낌 없이 행할 만한 자들을 골라내라

46:48:00  나의 병세가 나날이 깊어

46:51:00 조정의 앞날을 가늠키 어려우니

46:54:00 너에게 의지하고 싶은 마음이 생긴다

46:57:00  네가 내관으로 가장해

46:59:00 내 곁에서 그들을 보겠느냐?

47:01:00  기질을 아는 데는 

47:03:00 아무래도 자신이 익숙한 곳에 있을 때 보는 것이 더 효과적이온데

47:09:00 너에게 묘안이 있느냐?

47:22:00  형제들을 죽이고 왕이 된 자

47:26:00 이방원

47:29:00 역모의 상

47:38:00  씁, 하, 형님

47:40:00 씁, 우리가 성공하면

47:42:00 큰 상을 내리겠지?

47:44:00  뭐?

47:45:00  아유, 그럼

47:47:00 왕이 직접 와서 청한 건데, 응?

47:50:00 벼슬을 내리겠지, 벼슬

47:54:00 그렇지, 벼슬

47:56:00 내 복인지 흉인지 알 수 없었으나

47:58:00  이야, 드디어 피는군, 펴

48:01:00 꽃이 피는구나 내 말년에 좋다, 좋다 했는데

48:04:00 어, 그랬소?

48:06:00 이야, 대, 내경 대감, 김 대감

48:09:00  어허, 이놈

48:12:00   대감...

48:13:00  -  이놈이 - 뭐야, 이거?

48:21:00  전하께서 귀한 그림을 내리시다니

48:25:00  첫 번째로 본 사람은 영의정 황보인 대감입니다

48:30:00 한눈팔지 않고 한길만을 달려온 전형적 사대부입니다

48:34:00 오히려 현실에 만족하고

48:36:00 게으른 면도 있는 분이옵니다

48:39:00  나의 동생 안평대군은 어떤가?

48:42:00  안평대군

48:44:00 감춤이 없다, 탁월한 심미안

48:49:00  그분은 왕가에 태어난 일을 대단치 않게 생각합니다

48:53:00 워낙 섬세한 감수성을 지녀 감히 살생을 못 합니다

49:01:00 벌레를 보면 죽이기는커녕

49:04:00 그걸 그리고는 했지

49:07:00  신숙주 대감은 아주 영리한 사람으로

49:10:00 누구보다도 쉽게 벼슬에 올랐을 것입니다

49:14:00 그리하여 권력보다는

49:16:00 아녀자에 더 관심이 있어 보입니다

49:23:00  네가 이제

49:26:00 수양대군을 보게 될 것이다

49:30:00  내 형제 중에 가장 야심이 있는 아이니

49:36:00 더욱더 세밀히

49:38:00 그 속을 들여다봐야 할 것이다

50:12:00 그림을 내리셨다?

50:24:00  수양대군이오?

50:51:00  수양대군은 전하를 두려워하며

50:53:00 결코 왕위 찬탈을 감행할 그런 그릇은 못 되옵니다

50:57:00 작은 쾌락에 만족해 살아가는 인물이니

51:00:00 전하께옵서는 염려 놓으시옵소서

51:04:00   그래?

51:06:00  확실하옵니다

51:16:00  자식이 있는가?

51:18:00 아들이 하나 있사옵니다

51:20:00 내가 언제 죽는지는 하늘의 뜻이나

51:23:00  남아 있는 세자가 걱정이로다

51:26:00 저 어린것이

51:28:00 이 참혹한 세상에 어찌 살아갈지가

51:33:00 심히 근심스럽다

51:52:00  이번 문과 급제자들이오

51:54:00  아, 예, 흠

52:07:00  왜, 아는 자요?

52:11:00   아, 아니...

52:13:00 어디서 많이 본 것 같기도...

52:16:00 뭐, 아, 아, 아니...

52:18:00 "김진옥"

52:19:00  이것이 이름도 바꾸고

52:25:00  병 급제자에게 묻겠소

52:27:00 성적이 제일 좋은데

52:29:00 과거 준비를 할 때 가장 힘들었던 것이 무엇이었소?

52:42:00 운명에 체념하지 않는 것이었습니다

52:55:00  아, 아, 아버지...

52:58:00  운명, 운명?

53:03:00   이놈이 여기가 어디라고

53:05:00 벼슬에 든다 말씀드리지 않았습니까?

53:08:00 제 이름으로는 볼 수가 없기에

53:10:00 이름을 빌려 시험을 치렀습니다

53:12:00  아이고...

53:14:00  한데 아버님은 어찌 이곳에...

53:18:00 아, 나야, 이놈아 김종서 대감이 나를...

53:22:00 아니, 근데 이놈이 아비가 묻는데 지금 딴소리를, 지금... 

53:28:00  급제자 중 으뜸이라고 벌써 특별 대우요?

53:33:00 가시죠

53:42:00 죄송합니다

53:50:00 가 보거라

53:54:00 예?

53:56:00  기왕 이렇게 된 거

54:00:00 잘해 보든지

54:11:00  내 이럴 줄 알았다니까

54:14:00  급제, 급제라니

54:17:00 우리 진형이 그놈은 정승이 될 놈이라니까 

54:20:00 정승은 무슨

54:23:00 지금이야 말단이어서 괜찮지만

54:26:00 저리 사람들을 속이고

54:28:00  정승은커녕 아전도 힘들 것이다

54:37:00  김내경이오?

54:40:00  그렇소만...

54:42:00  승정원에서 주상 전하의 교지를 갖고 왔소

54:47:00 김내경이는 교지를 받들라

55:02:00   전하!

55:06:00  전하!

55:08:00  이걸 볼 때쯤이면

55:10:00 난 이 세상에 없을 것이다

55:14:00 혼자 남은 세자를 생각하니

55:18:00 편히 눈을 감기가 힘들구나

55:22:00 세자가 왕의 자리를 지키기 힘들 것이니

55:26:00 김종서를 찾아가 도와라

55:30:00 너도 아들이 있다 하였으니

55:33:00 아비 된 자의 마음을 알 터

55:37:00 부디 너의 자식을 생각하는 마음으로

55:40:00 어린 왕을 보살펴 주기를 바란다

56:02:00  주상께서도 예의 주시하고 계셨구먼

56:05:00  한데

56:09:00 모두들 역모를 저지를 얼굴은 아니었습니다

56:15:00  수양은 어떠하더냐?

56:19:00  전하께옵서도 특별히 고하기도 하였고

56:21:00 세상 풍문도 좌상 어르신의 정적이라 하여

56:24:00 유심히 보았으나

56:26:00 그들 중 가장 기가 약하고 보잘것없었사옵니다

56:29:00  어리석은 소리

56:33:00 관상의 관 자도 모르는 내가 봐도

56:35:00 수양은 역적의 상이야

56:38:00  예?

56:39:00 따라오게

56:41:00  확인해 보면 알게 되겠지

56:53:00  수양대군 납시오!

58:03:00  네 눈으로 보기에

58:06:00 남을 밟고라도 머리가 되려는 자들과

58:09:00 파렴치한 살생도

58:12:00 거리낌 없이 행할 만한 자들을 골라내라

58:20:00  남의 약점인 목을 잡아 뜯고

58:23:00 절대로 놔주지 않는 잔인무도한 이리

58:27:00 이자가 진정

58:32:00 역적의 상이다

58:36:00  상중에 사냥이라니요?

58:39:00 세상의 눈이 두렵습니다

58:43:00  뒷산에서 지인들과 활시위를 겨눈 것뿐이니

58:46:00 너무 염려치 마시지요

58:51:00 근데

58:54:00 같이 오신 분은 뉘신지?

58:58:00 제 휘하에 둔 부관입니다

59:03:00  혹시

59:05:00 사람 얼굴로 속을 들여다본다는 분 아니시오?

59:15:00 내 직감이 맞구먼

59:17:00  좌상께서도 선왕의 관상 놀이를 

59:20:00 대대로 이어 가실 작정이오?

59:22:00 그래, 내 생김새가 어떠한가?

59:27:00 내 어릴 적 조모에게

59:29:00 귀가 잘생겼다는 말을 자주 듣고는 했는데

59:32:00 자네가 보기에도 그러한가?

59:38:00 흠잡을 곳이 없습니다

59:46:00  내 조만간 지인들과 함께할 자리를 만들 텐데

59:51:00 자네도 한번 와 주게나

59:58:00  내가 어리석었다

1:00:01 그런 인물이 수양일 리가

1:00:05 진짜 수양은 피를 봐서라도 왕위에 오르려 할 상이다 

1:00:10   한데 어찌 나를 알고 방비를 했을꼬?

1:00:24  이보오, 김내경이

1:00:33 관상가 김내경이, 잘 있었소?

1:00:39  후환이 될 수 있다, 죽여라

1:00:42  수양대군의 상만 보지 말고

1:00:44 내 관상도 좀 봐 주시오

1:01:10  관상가 김내경이

1:01:13 조정에서 수고가 많소이다

1:01:16 지난번 이후로 날 따라다닌 것이오?

1:01:19  하도 재주가 신통하여

1:01:20 내 수양대군께 조심하라 일렀지

1:01:24  그렇지 않았으면 우리 관상가 양반과 왕을

1:01:27 속일 수 있었겠소?

1:01:30 관상가 양반

1:01:33 우리와 함께 세상을 바꿔 보지 않겠소?

1:01:38 뭐, 어려울 것도 없소

1:01:39 그저 새로운 왕에게 말을 전하면 되는 것이오

1:01:45 '선왕께서 생전에 역모를 꾸밀 자를'

1:01:47 관상으로 찾으라 시키셨는데' 

1:01:50 알고 보니 그자가 김종서였다' 

1:01:53 '김종서가 역모를 꾸미고 왕이 되려 하고 있으니'

1:01:56 '어서 그를 잡아들여야 된다'고 말이오

1:01:59 어떻소?

1:02:02 김종서 대감을 없애어 수양이 왕이 되시겠다?

1:02:05  내 목에 칼이 들어와도 역모를 돕는 일은 할 수 없소이다

1:02:09  내 그대를 그리 쉽게 죽여 줄 것 같소?

1:02:13 다시는 관상을 보지 못하도록

1:02:15 두 눈을 파내어 저잣거리에 버려둘 것이오

1:02:20 그뿐인 줄 아시오?

1:02:22 당신의 처남은 두 다리를 잘라 버릴 것이고 

1:02:25  네 이놈!

1:02:27  지금은 어디 숨었는지 모르나

1:02:29 당신의 그 하나뿐인 아들은

1:02:32 어떻게든 찾아내어

1:02:34 사지를 찢어 죽일 것이오

1:02:40 네 이놈!

1:02:49  이보오, 김내경이

1:02:53 언제까지 역적 집안의 보잘것없는 양반으로 살아갈 것이오?

1:02:58 수양이 왕이 된다면

1:03:00 자자손손 벼슬을 얻고

1:03:03 부귀와 영화를 누리게 된단 말이오

1:03:06 다시 오지 못할 기회요

1:03:10 부탁하오

1:03:41 "광화문"

1:03:50  뒤를 다 캐 본 것이지요

1:03:53 도망가 본들

1:03:57 어디든, 어디든 찾아낼 것이고

1:04:04 그놈들 말대로 하지요

1:04:07  수양은 의리가 있어 늘 술과 고기를 먹으며

1:04:11 자기 사람을 그렇게 챙긴다 들었소

1:04:14  너는 어찌

1:04:17 역모를 돕자는 말을 그리 쉽게 하느냐?

1:04:21  생각해 보시오, 형님

1:04:24 우리야, 뭐, 이렇게 산다고 해도

1:04:30 우리 진형이는 어쩔 것이오?

1:04:34 자기 이름도 숨기고 보잘것없는 벼슬하며 살고 있소

1:04:40 정승도 될 아이요, 그 아이

1:04:43  형님 관상으로 성공한다 하지 않았소?

1:04:46 이게 그 길이오

1:04:51 진형이만 생각하시오, 형님

1:05:24  이랴!

1:05:33  아니

1:05:36 예까지 무슨 일이오?

1:05:38  좌상 대감 명으로 왔습니다

1:05:40 대군께서 불법적으로 거느리고 계신 사병의 숫자와 명단을

1:05:44 빠짐없이 알려 주십시오

1:05:46  좌상은 어린 상감의 교육에나 신경 쓸 일이지

1:05:49 어찌 이런 일로 인력을 부리시나?

1:05:52  사병들은 모두 이들뿐이오?

1:05:54  하면 호랑이 새끼 한 마리 잡는데

1:05:57 이 셋이면 족하지

1:06:01 감히

1:06:03 대군, 말이 심하시오!

1:06:35  대군의 화살이 호랑이를 정확히 맞히었습니다

1:06:38  뭔가 얼쩡거리길래 쏘았더니만

1:06:41 자네들이 먼저 잡은 호랑이였구먼그래

1:06:45  내 다음에는 직접 호랑이를 잡을 기회를 주겠나?

1:06:48  그러믄입쇼

1:06:51  아! 오늘 잡은 호랑이는

1:06:53 우리 김종서 대감께 갖다드리도록 하거라

1:06:58  가죽을 벗겨 갖다드릴깝쇼?

1:07:00 머리를 잘라 갖다드릴깝쇼?

1:07:01  아, 그거 고민되는구먼

1:07:13  대감, 대감, 대감!

1:07:15 고정하십시오, 대감!

1:07:59  그런다고 못 알아볼 것 같소?

1:08:01 소문이 맞구먼

1:08:03 범과 이리 사이에 관상쟁이 하나 끼어 있다더니만

1:08:07 어디 붙을까 염탐하러 온 게요?

1:08:10  여기는 어쩐 일이오?

1:08:12  한양에서 이름 있는 점쟁이들, 관상가들이 다 모였소

1:08:16 거기 내가 빠질까?

1:08:18 세상 사람들이 이리도 빠르다오

1:08:22 조금이라도 강하다 싶으면

1:08:24 이리도 몰려들지

1:08:27 누가 어린 왕의 편에 서려 하겠소?

1:08:30 아주 궁을 그대로 옮겨 놨구먼 

1:09:22  자

1:09:23 이제 내 운수 좀 봐 볼까?

1:09:26 명 황제의 동쪽으로 있는 나라를 지배할 분이 틀림없습니다

1:09:32  오, 왕이시여!

1:09:37 어리석은 백성들을 인도하시옵소서!

1:09:47 안면의 다섯 봉우리가

1:09:49 삼각산의 기세를 그대로 옮겨 놓은 듯합니다

1:09:53 진짜 그러한가?

1:09:55 아, 예?

1:09:57 진짜 점괘가 그리 나왔느냐 물었네

1:10:00  그러믄입쇼

1:10:16  자네 표정을 보아하니 진짜 같지가 않아서 하는 소리야

1:10:22 진짜 점괘를 말해 보게나

1:10:27   대군

1:10:28 어서 말해 보게!

1:10:32 대군께서는 역모가 아니고는

1:10:36 결코 왕위에 오를 수가 없지가 않소

1:10:39  반역의 길을 걷지 마시오

1:10:41 나라의 비극이 될 것이오

1:10:43 이 나라가 이씨의 나라인가 김씨의 나라인가? 

1:10:47 태조께서 피 흘려 세운 종묘사직을 가지고 노는 것들!

1:10:52  네가 손잡은 늙은 호랑이가

1:10:54 내일 당장 어린 왕을 밀어내고 권력을 잡을 수도 있어!

1:11:06 김종서의 졸개라는 걸 알고 있었다

1:11:34 아, 자네로구먼!

1:11:40  마침 잘됐네, 흥이 떨어지던 차였는데

1:11:46 자네가 내 운세 좀 봐 주게나

1:11:48 어찌

1:11:50  내가 왕이 될 상인가?

1:11:54 어서 말해 보게

1:11:56 내가 왕이 될 상인가 말이야

1:12:06 내 얼굴이 묘한가 보구먼

1:12:10 천하의 관상쟁이가 대답을 못 하는 걸 보니

1:12:15 어찌

1:12:18 빨리 결정해야 되지 않겠나?

1:12:22 이미 왕이 되어 버린 다음이면

1:12:25 너무 늦을 테니 말일세

1:12:40  그냥 '왕이 될 상이옵니다' 하면 될 것을

1:12:45  어찌 그리 눈치가 없을까?

1:13:03  힘들지 않느냐?

1:13:06  예?

1:13:08  작은 벼슬이라고는 하나

1:13:12 허드렛일이 대부분이 아니냐?

1:13:16  저 때문에 억울하고 힘들어하던 백성들이 웃으면

1:13:21 그때 좋습니다

1:13:23 너의 이름도 쓰지 못하고

1:13:26 더 높은 벼슬에 오르면

1:13:28 더 많은 백성들을 기쁘게 할 수 있을 텐데

1:13:32 한스럽지 않느냐?

1:13:37 한스럽습니다

1:13:43 한스러워 조부님의 행적을 찾아보기까지 하였고요

1:13:52 조부님의 과가 컸사옵니다

1:13:55 많은 사람들이 죽었고

1:13:57 조정에 큰 피해를 입혔습니다

1:14:05 더 높은 벼슬에 오르지 못하는 내 팔자를 탓하기보다

1:14:09 작은 벼슬이지만 본분을 다하는 게

1:14:13 조금이나마 조부의 죄를 씻어 낼 수 있을 거라

1:14:18 생각하였습니다

1:14:24  고맙다

1:14:29  예?

1:14:39  네 얼굴이

1:14:41 좀 달라진 거 같다

1:14:46  눈이 좀 어두워졌습니다

1:14:49 흐린 불빛 아래 글을 읽은 것이 원인인지

1:14:53 눈은 마음의 표식이다

1:14:57 얼굴의 상이 나쁜 방향으로 변하는 것은

1:15:00 늘 경계해야 하느니라

1:15:04 예

1:15:06 나도 자식에 뒤지지 않는 아비가 돼야겠다

1:15:26  수양대군의 기가 가득 찼습니다

1:15:30 좌상 어른과 같은 상이 수양대군의 상과 부딪치면

1:15:34 거의 모든 경우에 패합니다

1:15:36  그 일을 서둘러야겠습니다

1:15:38  언제 하시게?

1:15:40  내일 왕과의 연회가 끝난 후 준비해 놓겠습니다

1:15:44 수양의 유일한 약점이

1:15:46 좌상 어른보다 경험이 모자라는 것이나

1:15:50 그에게는 정체를 알 수 없는 책사가 있어

1:15:53 소용이 없는 노릇입니다

1:15:55  비슷한 용모를 가진 아이를 준비해 두었습니다

1:16:00 진짜 왕의 시신은

1:16:03 삼백 개의 살점으로 나누어

1:16:07 이 산 저 산에 뿌려질 것입니다

1:16:11 먼저 손을 쓰지 않으면 승산이 없습니다

1:16:16 먼저 눌러야 합니다

1:16:25  아버지의 친필이 맞구나

1:16:28 아버지가 자네에게

1:16:30 역모자의 상을 골라내라 이르셨다니

1:16:34 이건

1:16:36 수양대군의 초상화 아니오?

1:16:38  저기 걸린 태종의 초상화를 보시옵소서

1:16:43 수양대군의 현재의 모습과 흡사하질 않사옵니까?

1:16:49 지금 무슨 말을 하고 싶은 거요?

1:16:53 지금 증조부님이 반정으로 왕이 되셨다고

1:16:56  수양대군까지 그럴 것이라는 거요?

1:16:59  전하, 수양대군의 상을 보면

1:17:03 할아버지의 기를 물려받았음은 물론이거니와

1:17:06 이러한 상은 강한 권력욕의 징후로 봅니다

1:17:10 관상이라는 게 참으로 유치한 말장난 같소

1:17:14 아버지가 이것을 진짜 믿었단 말이오!

1:17:17  전하!

1:17:20 좌상은

1:17:22 수양대군이 그리도 두려우시오?

1:17:24  두렵고 말고의 문제가 아니라

1:17:26 국운이 달린 것이옵니다

1:17:29 관상만 가지고 이러는 것이 아니라

1:17:31 수양대군의 행동에 대해 추문이 끊이질 않고 있사옵니다

1:17:36 하루빨리 그 세력들을 꺾으셔야 하옵니다

1:17:43  이렇게 하면 일개 군졸이 

1:17:45 왕을 위협하는 꼴이 됩니다

1:17:51  해시!

1:17:56 해시!

1:18:03 내일 명나라까지 먼 길을 떠나시려면 고단하실 텐데

1:18:06 이만할까요?

1:18:08 말 타고 유람하듯 다녀올 것이니 염려 놓으십시오

1:18:16 잠시 측실에 좀 다녀오겠습니다

1:18:32  귓불 아래 대고 톡 밀어 넣으면 됩니다

1:18:38 아무래도 대군보다는 제가 하는 게 낫지 않겠습니까?

1:19:39   오늘

1:19:41 좌상과 김 낭관이 찾아왔었습니다

1:19:45 숙부께서 왕의 자리를 탐내

1:19:48 부덕한 일을 저지를지 모른다 하더군요

1:19:52   앞날을 누가 알겠습니까?

1:19:56 그들은 단지 사람의 얼굴을 가지고 말하는 것이지

1:20:00 사람 속에 들어가 본 것도 아니지 않습니까?

1:20:03 사람 속은 자신도 모르는 것입니다

1:20:06 허황된 말에 마음 쓰지 마소서

1:20:09  저도 믿기 싫습니다

1:20:13  어릴 적 나와 놀아 주던

1:20:16 친절한 숙부의 모습만 기억됩니다

1:20:20 늘 그런 모습만 보고 싶습니다

1:20:25 행여 내가 패륜을 저지를 운세라면

1:20:30  부러 애를 써서라도

1:20:35 그와 반대로만 살겠습니다

1:20:54 무어냐!

1:20:56  매일 해시부터 이곳 경비를 교대하라는 분부가 있었습니다

1:20:59  누가!

1:21:00  김종서 좌상께옵서...

1:21:02 언제부터 좌상이 경비를 관여한단 말이야!

1:21:05  제가 그리하라 허락하였습니다

1:21:08 일 교대로 바뀐 뒤

1:21:11 군관들이 피로해하는 것 같아서

1:21:14 그, 그럼 저는

1:21:18 침전에 들겠습니다

1:21:35  역모의 상

1:21:56  수양이 명나라에 가기 전

1:21:57 군사들이 궁 근처에 대거 대기하였습니다

1:22:01 왕과 늦게까지 담소를 나눴다기에 수상하여 조사를 하였더니

1:22:06 바닥 틈에서 이 독침이 발견되었습니다

1:22:09  이 침을 맞으면

1:22:10 열흘 동안 열이 나다가 서서히 죽게 되는데

1:22:13 수양이 명나라로 떠나 있는 동안 왕을 죽여

1:22:16 의심을 피하려 한 것으로 보입니다

1:22:18  이젠 이런 암수까지 쓴단 말이냐

1:22:21 그 책사의 계획일 것이옵니다

1:22:24 수양이 없는 동안 책사를 잡아 그의 지략을 빼앗아야 합니다

1:22:27 어찌하면 잡겠나?

1:22:29 목소리밖에 모른다면서

1:22:31 저에게 사람을 붙여 주십시오

1:22:33 한양을 이 잡듯 뒤져서라도 잡겠습니다

1:22:37  수양의 측근들을 조사해 본 결과

1:22:40 세 명의 수상한 자들이 있었습니다

1:22:42 이자는 안경손이라는 자로

1:22:44 세종 때 내금위에 속하였으나

1:22:46 현재는 수양을 호위하고 있습니다

1:22:49 다음은 이몽가라는 문인이온데

1:22:52 예문관 대제학 행의 서자로 과거에 들지 못하고

1:22:55 만날 기생집에서 술이나 마시고 있다고 하옵니다 

1:22:59 마지막은 말단 궁지기 출신이라는 것 외에는

1:23:02 달리 알려진 것이 없사옵니다

1:23:04  그만둔 지 꽤 됐지

1:23:07 이후로 여기 온 적은 없소이다

1:23:10 한데 목뼈 하나 빠진 놈은 왜 찾소?

1:23:14 자준이 그놈이 무슨 사고라도 친 게요?

1:23:19 목뼈가 빠지다니?

1:23:20  아, 늘 이러고 다니지 않소?

1:23:25 그자 이름이 무엇이오?

1:23:27 한명회라고 하오만

1:23:30 한명회?

1:23:36  대군도 안 계시는데 무슨 행패요!

1:23:38  그 책사의 이름은 한명회라는 자로 

1:23:40 수양을 따른 지는 두 해 정도 되었다고 하옵니다

1:23:43 하나 수양을 제외하고는 그의 얼굴을 본 자

1:23:46 극히 드물다 하옵니다

1:23:49 제가 그자의 목소리로 찾을 수 있을 것입니다

1:23:56  쓰레기들을 많이도 주워 모았구나

1:23:58  한명회라는 자가 누구냐 어서 나오거라!

1:24:01  그런 사람 없소이다

1:24:02  재주 있으면 한번 찾아보시든지!

1:24:18  입을 열어 소리를 내 보시오

1:24:21  무슨 소리, 곡소리?

1:24:23 누가 뒈졌소!

1:24:25 아니면, 뭐, 닭 소리라도 내 보리까?

1:24:34  꼬꼬댁 

1:24:52  주인도 없는 집에 가서

1:24:54 행패를 부렸다고 단단히 노하셨네

1:24:58 관상서를 보신다 하여

1:25:00 수양을 의심하고 있는 것이 아닌가 내심 희망을 가져 보았으나

1:25:06 의심은커녕

1:25:08 풍토병에 걸려 있는 수양을 걱정하며

1:25:11 용한 어의들을 모두 내렸으니

1:25:14 어찌 되었건

1:25:16 핏줄이라 이건가?

1:25:20 대감

1:25:23 뭐라 하셨습니까?

1:25:25 명나라에서 풍토병에 걸려 왔는데

1:25:28 그리 중한 병은 아니라는구먼

1:25:31 방금 관상서를 본다 하였습니까?

1:25:36 그랬네만

1:25:56 반정과 역모가 넘쳐났던 한나라 말기의 기록들

1:26:12  이것이다

1:26:23   불이야, 불!

1:26:24  불! 아이고

1:26:25 어떡해, 어떡해...

1:26:35   불이야

1:26:38 고단했나 보오

1:26:41 코 고는 소리가 밖에까지 우렁차구려

1:26:47 코를 골다니?

1:26:49 아니, 어디 아니, 내가 어디를 봐서 코를 골아?

1:26:53  내 얼마 전에 들었는데

1:26:56 얼굴에 수박씨처럼 점을 만든다면서?

1:27:05  수양 집에 들어갈 명패를 구했으니

1:27:07 같이 들어가 수양 얼굴에 점을 박아 달라?

1:27:14 하, 참

1:27:16 지금 내가 그 청을 들어줄 거라 생각하고 찾아온 것이오?

1:27:21   그렇소

1:27:23  어째서?

1:27:26  이거

1:27:30 동업자 서약 한 것이오

1:27:34  그것이 뭐?

1:27:35 혹시 내가

1:27:36 수양의 얼굴을 잘못 건드려서 들키기라도 하여

1:27:40 '내 같이 일하는 동업자가 시켜서 그랬소' 하면

1:27:45  어찌 될 것 같소?

1:27:54   아이고

1:28:08 내 몸에 열이 많아

1:28:14  씁, 어허

1:28:16  주거라, 이놈아, 이리!

1:28:20   어허

1:28:21  내경 어른... 

1:28:26   쩝, 아휴

1:28:27 뭐 하는 거야? 지금

1:28:46  후보자, 김종서 좌상을 잘 아시오?

1:28:50 제가 존경해 마지않는 어른이십니다

1:28:53  김종서 대감이 황색 표식을 붙이기만 하면

1:28:57 무조건 등용을 시킨다고 해서

1:28:59 황표 정사라 비웃고들 있소

1:29:02  대사헌께서 김종서 대감께

1:29:04 황색 종이 놀음을 당장 중단하시라 강력하게 요구하셔야 합니다

1:29:09  우리가 좌상의 손발을 묶어 버리면

1:29:11 가장 좋아할 사람은 수양대군이오

1:29:14  좌상께서 이렇게라도 하지 않으면

1:29:17 수양을 방비할 수 없다는 걸 모르시오?

1:29:22  오늘부터 닷새 동안 수양대군의 진료는

1:29:25 외부 의원이 맡는다 하니

1:29:27 담당 어의는 퇴청하셔도 된답니다

1:29:47 바뀌었네?

1:29:49 아, 예

1:30:01  삼엄하오, 어?

1:30:03 삼엄해

1:30:07  딱이구먼

1:30:09  아주 잘 어울리오

1:30:12  내 오늘 만약 황천길을 가게 된다면

1:30:15  귀신이 돼서라도 널 괴롭혀 주마!

1:30:22  아무 때나 때리고, 쯧

1:30:48  이 마폐액을 마시면

1:30:50 아무런 고통도 기억도 없게 되오

1:30:53 하나 그 효과가 매우 짧아

1:30:56 이 향이 다 타기 전까지 일을 끝내지 못하여

1:30:58 한 치라도 늦는 날에는

1:31:00 우리 넷 모두의 목이 무사치 못할 것이오

1:31:58   눈이 있소, 없소?

1:32:04 여기 이쪽이잖아, 이쪽

1:33:30   저기, 저기, 저기, 저기, 저

1:33:32 우리 다 끄, 끝났소, 끝나... 

1:33:33  다 됐습니다, 다, 다, 예, 예

1:34:07   아, 씨

1:34:09  아휴, 어, 죽을 뻔했네, 씨

1:34:13 어? 오, 오줌보가 터질 뻔했소 

1:34:17  끊기지가 않네, 끊기지가 않아

1:34:26  부모도 없이

1:34:28 다섯 살 때부터 기방에서 자랐소

1:34:31 말 한마디만 잘못해도 처맞는 게 기방인지라

1:34:35 그저 맞기 싫고 굶기 싫어

1:34:38 남의 눈치를 보다 보니

1:34:40 어느새 한양에서 가장 큰 기생집을 갖게 되더이다

1:34:50 관상은 몰라도

1:34:53 눈치는 내가 더 나은 것 같은데

1:34:56 이런다고 역모를 막을 수 있을까?

1:35:01 막아야 하오

1:35:07 잘되면 나를 잊지 마시오

1:35:11 안되면 난 모르는 일이고

1:35:23  그래

1:35:25 누구인가?

1:35:26 김종서 좌상의 황표 정사에 대해 고한 자가?

1:35:34 그래

1:35:36 황표 정사에 대해 고할 말이란 무엇이냐?

1:35:43  일전에 호조의 좌랑 1명이 

1:35:47 자기 이름에 황표를 달았사온데

1:35:50 그자는 경시서 감찰로 있을 때

1:35:52 시전 상인들의 약점을 잡아 돈을 갈취한 일이 있었으며

1:35:58 상인의 처를 욕보이게까지 하였습니다

1:36:01 좌의정의 황표가

1:36:03 뛰어나고 숨겨진 인재를 찾는 데 장점이 있다고는 하나

1:36:08 이런 부작용도 있는 것으로 압니다

1:36:13  황표 정사의 어두운 면을 용감히 말해서

1:36:18 나는 참 반갑다

1:36:22  아무래도 저는 조치가 필요할 듯싶습니다

1:36:29 김종서 대감 말입니다

1:36:33 황표로 사람을 추천하는 일도 그렇고

1:36:37 자꾸 역모를 꾸민다고

1:36:40 숙부를 모함하는 것도 그렇고

1:36:42 전하께서 너무 격의 없이 대해 주셔서 그럴 것이옵니다

1:36:46 선왕께서 신뢰하던 분이라

1:36:49 저 또한...

1:37:00 어디 편찮으시옵니까?

1:37:02 아, 아닙니다

1:37:05 그저 햇빛이 강하여 그렇습니다

1:37:18  '조, 조나라 진희의 이마에'

1:37:23 '세 개의 점이 생긴 후'

1:37:25  '역모를 일으켜 왕이 되었다'

1:37:30  이러한 상은 강한 권력욕의 징후로 봅니다

1:37:33  수양대군의 행동에 대해 추문이 끊이질 않고 있사옵니다

1:37:37 언제부터 좌상이 경비를 관여한단 말이야!

1:37:49 넌

1:37:52 누구의 명으로 내 옆을 지키고 있느냐?

1:37:55 그게...

1:37:57 어서 말하지 못할까!

1:38:00 수양대군의 명으로 있사옵니다

1:38:12  내가 눈이 멀었었다

1:38:15 온 조정이 수양의 사람들뿐이다

1:38:18 내금위에 자기 사람들을 끌어들이는 숙부를

1:38:21 유배 보내겠다

1:38:27  이제부터 한 치의 실수도 용납해서는 아니 된다

1:38:31 수양의 군사들이 명나라 사신을 호위하러 가는 내일

1:38:35 그 틈을 타 수양을 칠 것이다

1:38:38 지금 수양은 명나라 사신을 대접하고 있으니 

1:38:42 거사에 대해 새어 나가지 않도록 각별히 유의하도록 하여라

1:38:51  형님, 형님

1:38:54  뭐, 벼슬 같은 거, 뭐 준다고 그랬소?

1:38:56 뭐, 그런 약조 같은 거 받은... 받았냐는 말이오

1:39:02 아유, 또 받... 아유

1:39:04 얘, 얘기도 안 했구먼?

1:39:05 얘기도 안 해, 아유, 나, 하여튼

1:39:09   일이 정리되면 차분히 고해야지

1:39:12 진형이는 어디든 쓰임새가 있을 것이니

1:39:15 대감께서 좋은 데로 등용해 주실 것이야 

1:39:17 어? 되기 전에 고해야 하는 것이지

1:39:20 그, 사, 사람이 뒷간 들어갈 때랑 나올 때랑 다른 법인데

1:39:23 하여튼, 아유

1:39:26  다 나왔소

1:39:29 자, 여기

1:39:31 -  어찌 -  어

1:39:32  눈에 효과가 좀 있겠소?

1:39:35  요 앞산에 감국이 피어

1:39:37 그걸로 약을 달이면 좋을 것이나

1:39:39 내 허리가 아파 산을 타지 못해

1:39:43 예 있는 걸로라도 지었으니 어둑한 데 좋을 게요

1:39:48  거, 언제 낫는 것이오, 허리는?

1:39:50  아, 한 며칠 걸릴 것이오

1:39:59  이게 무엇이냐?

1:40:04 이것은 전에 있었던 일로

1:40:06 지금은 그리 신경 쓰지 않아도 될 듯하옵니다

1:40:09 어서 말하지 못할까!

1:40:12 누가 황표 정사니 뭐니 하는 말을

1:40:14 전하께 고했느냐는 말이다!

1:40:22  아, 이, 사헌부의 김 선생이 맡기고 가셨네

1:40:27  아

1:40:30   자

1:40:39  벌써 승차한다니 대견하다

1:40:41 눈에 좋다니 달여 마시거라

1:40:45  이왕 거기까지 간 거

1:40:47 우리 진형이 보고 왔으면 좋았을 텐데

1:40:51  그러다 사람들 눈에 띄면 곤란할 것 아니냐

1:40:55 그놈 약이 좀 잘 들어야 할 텐데

1:40:59  어디 가시오?

1:41:01  아무래도 감국을 좀 캐다 약방에 갖다줘 봐야겠다

1:41:05 눈에 좋다니 먹여 봐야지

1:41:08  같이 가죠, 우리 진형이 먹일 건데

1:41:11  됐다

1:41:50  새파란 놈이

1:41:53 나랏일에 대해 뭘 안다고 황표 정사에 대해 떠드느냐?

1:41:57 감히 김종서 대감을 비방하다니 

1:42:00 보지 못하면 말도 못 할 것이니

1:42:03  입 다물고 살거라

1:42:14  김 선생 있소?

1:42:17 김 선생!

1:42:19  아유, 이게...

1:42:21 아, 잠깐 어디 가... 

1:42:23 아유, 무슨 일이오?

1:42:26  사간원의 좌정언이 눈을 크게 다쳤는데

1:42:30 김 선생을 찾네그려

1:42:31 사간원의 좌정언이라면

1:42:35 우리 진형이 말이오?

1:42:37  아니, 우리 진형이가 눈을 다쳤소?

1:42:44   오른쪽 눈은 영 못 쓰겠고

1:42:48 왼쪽 눈도 잘 볼 수 있을는지

1:42:51  실명한다는 말이오?

1:42:53  예 

1:42:55 진형아!

1:43:00 이게 어찌 된 일이냐?

1:43:03  사, 삼촌, 삼촌

1:43:06 그래, 삼촌이다, 이게 어찌 된 일이냐?

1:43:08 아, 아버지는요?

1:43:11 아버지가 보고 싶소, 삼촌

1:43:17  어... 어디, 어디 있소이까, 아버지!

1:43:21 -  아버지 -  자, 비키시오!

1:43:23  우리 진형이

1:43:24 우리 진형이

1:43:29 -  아버지! 아버지! -  부탁하오

1:43:32 꼭 좀 치료해 주시오, 꼭!

1:43:36   우리 진형이 꼭...

1:43:39  이게 어찌 된 일인가, 그래?

1:43:41  아까 듣기로는 김종서 대감이 시킨 짓이라더구먼

1:43:46 황표 정사에 대해 임금께 고한 것이 화를 부른 것이지

1:43:50  아무리 그래도 좌상께서 그럴 리가?

1:43:53  어허! 좌정언이 의원들에게 고하는 걸 내 직접 들었다니까

1:43:58 눈을 그렇게 만든 게 김종서 대감의 수하들이라고

1:44:02 그리고 그 자리에

1:44:03 김종서의 손자를 앉힐 거라는구먼

1:44:09  진형아

1:44:12 내일 아침 일찍

1:44:14 네 아버지 깨기 전에 한양으로 가거라

1:44:17  예?

1:44:19  내 아는 보부상을 찾아가면

1:44:21 성은 빌려줄 것이니 이름도 바꾸고

1:44:23 공부 열심히 해서 네가 원하는 벼슬에 들도록 해

1:44:33 넌 정승도 될 놈이다, 이놈아

1:44:36 알지?

1:44:53  누구냐?

1:45:03 수양대군을 뵈러 왔소

1:45:14  대군

1:45:17 김내경의 처남이 찾아왔습니다

1:45:35 김내경의 처남이 어인 일인가?

1:45:39 내일 군사를 보내지 마시오

1:45:43 뭐라?

1:45:45 내일 명나라 사신이 갈 때

1:45:48 군사들을 보내 배웅하지 말란 말이오

1:45:52 군사들이 없는 틈을 타

1:45:54 김종서가 대군을 치러 올 것이오

1:46:04 어찌 이런 일을 내게 얘기해 주는 것인가?

1:46:07 우리 형님에게 약조를 했다고 들었소

1:46:11 그, 그 약조를 꼭

1:46:16   꼭 좀 지켜주시오

1:46:19 우리 가문을 일으키고

1:46:22 우리 형님과 우리...

1:46:25 우리 조카 진형이에게

1:46:29  벼슬을 내려 주시오

1:46:37 내 소원은 그것뿐이외다

1:46:41 수양 어른

1:46:43 수양 어른, 부탁하오

1:46:51 부탁하오

1:46:57 내 약속하마

1:47:02 약속하지

1:47:33  그 처남 놈이 아니었으면 큰일 날 뻔했네

1:47:37 대체 어찌 알고 아들놈의 눈을 그리 만든 겐가?

1:47:41  난들 그 처남이 걸려들 줄 알았겠소?

1:47:45 김내경이가 걸려들길 바랐지 

1:47:58  지금

1:48:01 뭐라 했느냐?

1:48:07  이제 기다리면 기다리기만 하면 된다 그랬소

1:48:11 우리, 우리 진형이 눈도 고쳐 주고

1:48:16 벼슬도 내린다고 하였소

1:48:48  꿈 깨시오!

1:48:52 김종서

1:48:54 우리 같은 놈들한테 관심조차 없소!

1:48:59 제 손자를

1:49:01 우리 진형이 자리에 올려놓았단 말이오

1:49:16   이놈아

1:49:19 다 죽는다

1:49:21 김종서가 죽으면 다 죽어, 이놈아

1:49:47  막아야 한다, 막지 못하면 왕이고 뭐고 다 죽어

1:51:05 대감

1:51:12  좌상 어른

1:51:15 자네 왔는가?

1:51:17  거사에 대해 상의할 게 있으니 어서 들어가게

1:51:22  좌상 어른

1:51:27 피하셔야 합니다

1:51:29 피하다니, 그 무슨 말인가?

1:51:33  대감!

1:51:39 좌상께서 어디 다녀오셨던 게로군요

1:51:44  이 시각에 어인 일이십니까?

1:51:52 내 지나던 길에 갓끈을 떨어뜨려

1:51:56  갓끈을 하나 빌릴 수 있을까 해서 왔습니다

1:52:00  늦은 시각이라 끈이 없다고 시비를 거는 자는

1:52:04 없지 않겠습니까?

1:52:05 내 또 가 봐야 할 곳도 있고 해서요

1:52:08  끈이 없는 갓을 쓴 것처럼

1:52:11 우스꽝스러운 모습도 없지요

1:52:18  가져오너라

1:52:40  대감의 얼굴을 보면

1:52:43 쉬이 일흔까지 장수할 상인데

1:52:50 경의 춘추가 지금 어찌 되오?

1:52:57 올해 일흔입니다

1:53:00 제가 올해 꼭 이루고 싶은 소원이 하나 있습니다

1:53:13  어떤 소원입니까? 

1:53:17 왕이 되는 것이오

1:53:23 이 무슨 수작이냐!

1:54:56  수양, 네 이놈!

1:55:00 뉘 앞이라고 감히!

1:55:39   대감!

1:55:42  대감!

1:55:45 호랑이 사냥이 끝났다

1:55:58  수양이 김종서를 죽였다!

1:56:00 수양이 김종서를 죽였다!

1:56:04 수양이 김종서를 죽였다!

1:56:08 수양이...

1:56:11 수양이...

1:56:13 수양이 김종서를 죽였소

1:56:18 어서 군사들을 풀어

1:56:21 수양을 체포하시오

1:56:24 조금이라도 지체되면

1:56:25 역모를 막지 못할 것이오

1:56:28  누가 그런 소리를 하더냐, 넌 누구냐?

1:56:34  누구긴 누구겠나?

1:56:37 얼굴만 봐도 다 안다는 관상가 양반이지 

1:56:44 관상가 김내경이

1:56:47 잘 있었소?

1:56:51  한명회?

1:56:55 네놈들이

1:56:59 끝내 역모를

1:57:01  덕분입니다

1:57:08  이 나쁜 놈들!

1:57:10 천벌을 받을 것이다

1:57:13 지옥에 떨어질 것이야!

1:57:16 내 진짜 지옥을 보여 주지

1:57:24 영의정 황보인 대감 입궐이오

1:57:28  넌 누구냐?

1:57:29 그동안 세월 좋았소이다

1:58:11 소신을 유배 보내라 명하셨지요?

1:58:16 성공했다면 제 목이 떨어졌을 것입니다

1:58:21  권력이란 게 원래 그런 것입니다

1:58:24 내가 죽거나

1:58:27 아니면 상대가 죽지요

1:58:31  삼정승이 왕권을 유린한 죄로

1:58:36 처형되었으니

1:58:37 이제부터 내가

1:58:39 영의정 부사와

1:58:41 이조, 병조 판서

1:58:44 그리고 내외 병마도 통사직을 맡아 왕을 보필할 것이니

1:58:48 이에 찬성하고 나를 받아들이겠다 하는 자는

1:58:53 이쪽 편으로 옮겨 섰거라

1:58:56 그렇지 않은 자는

1:58:58 죽음을 면치 못할 것이야

1:59:20   이 만행을

1:59:22 지금 우리가 되돌리지는 못할 것입니다

1:59:27 하나 부디 좋은 정치 하시어

1:59:31 백성들이 괴로운 일이 없도록 간곡히...

2:00:24  왕을 가지고 논 자들을 모두 쓸어 냈다 상감께 보고해야 하니

2:00:30 그대는 이만 돌아가도 좋소

2:00:39  수양대군이 김종서를 죽였디야!

2:00:43  나라가 바뀌었구먼! 

2:00:46  아, 글쎄, 자기 말을 따르지 않으면 참수를 한대요

2:00:49  아유!

2:00:50  지금 궁 안에서 관원들이 끌려가고 있디야!

2:00:54 아유, 정말 

2:00:58 진형아

2:01:02  이자들은 모두

2:01:03 수양대군을 따르지 않은 반역 죄인이니

2:01:07 모조리 참수될 것이다!

2:01:09 똑바로 걸어라!

2:01:16  진형아!

2:01:19 진형아! 진형아!

2:01:23 - 진형아! -  아버지

2:01:24 -  물러서라! -  아버지!

2:01:25 -  진형아, 아버지다! -  물러서시오!

2:01:27  여기야, 여기! 진형아!

2:01:31  형님! 형님! 형님!

2:01:34  진형아! 진형아!

2:01:37  형님!

2:01:39  진형아!

2:01:43 진형아!

2:01:47 대군 나리!

2:01:49  대군 나리!

2:01:51 수양 어른! 수양 어르신!

2:01:55 수양 어른! 수양 어르신! 

2:01:58 살려 주십시오

2:01:59   제 아들놈입니다

2:02:02 저놈을 살려 주십시오

2:02:05 네 아들이 어디 있느냐?

2:02:07 저기 끌려가는 저놈이 제 아들놈입니다

2:02:10  철없는 놈입니다

2:02:11 제발 살려 주십시오, 대군 나리!

2:02:20  진형아, 진형아, 괜찮으냐?

2:02:23  아, 아버지

2:02:24 - 걱정하지 마라 -  아버지

2:02:25  걱정 마, 진형아 

2:02:28  진형아!

2:02:31  네 아들이 맞느냐?

2:02:34  예, 그렇습니다

2:02:36  나의 편에 서지 않았다는데?

2:02:39 아직 철부지라 아무것도 모릅니다

2:02:42 그냥 어린아이입니다

2:02:44 그럼 네 아들을 용서하는 대신에

2:02:48 네 눈알을 파내어도 좋겠느냐?

2:02:52 파내십시오!

2:02:54 예, 파내십시오!

2:02:57   아버지, 아버지, 아버지, 안 돼요!

2:02:59 아버지, 아버지!

2:03:01   들었느냐?

2:03:02 저 오만한 자의 눈을 파 내게 가져오라

2:03:05  아버지, 아버지, 안 돼요!

2:03:45 됐다

2:03:46 내 네 눈알을 가져 무엇 하겠는가? 

2:04:04 대신

2:04:06 내 관상이나 좀 봐 주게

2:04:17  어째, 내 얼굴이 왕이 될 상인가?

2:04:23 왜, 아직도 대답을 못 하겠는가?

2:04:27  아닙니다, 아닙니다

2:04:32  대군은

2:04:34 왕이 되실 상이옵니다

2:04:37 성군이 되시어

2:04:39 이 나라를 부강하게 만드실 것입니다

2:04:42 후세에 길이길이 남으실

2:04:45 성군 중의 성군이 되실 것이옵니다, 대군!

2:04:51  대군

2:04:53 대군

2:04:58  그래, 그 말을 들으니 기분이 좋구나 

2:05:04 고단하니 그만하자

2:05:07 이제 그만 가거라

2:05:10   아버지

2:05:14 아버지, 아버지

2:05:17  괜찮다, 진형아, 괜찮다

2:05:24 이제 다 끝났다, 진형아

2:05:29 이제 그만하고 돌아가자

2:05:32 우리 살던 곳으로 돌아가자, 진형아

2:05:36  한데 관상가 양반!

2:05:42 생각해 보니 영 이상하구먼

2:05:45 이미 나는 왕이 되었는데 왕이 될 상이라니

2:05:50 이거 순 엉터리 아닌가?

2:05:52 왕이 되기 전에 했어야 용한 것이지

2:05:55 이제 와서 하는 소리야 누군들 못 하겠는가?

2:06:00 그래도 상은 보았으니 상값은 치름세

2:07:11 아, 진형아

2:07:19 진형아!

2:07:21 진형아!

2:07:28  안 된다, 안 된다, 안 된다, 진형아

2:07:32 안 된다

2:07:34   아버지, 살려 주세요

2:07:38 아버지, 살려 주세요

2:07:40 -  진형아! - 아버지...

2:07:43   사, 살려 주세요...

2:07:51  내 너를 죽여야 마땅하나

2:07:55 네 공이 하도 커 살려 주는 것이다

2:08:02  수양, 네 이놈아!

2:08:05 수양, 네 이놈!

2:08:11 수양, 네 이놈!

2:08:30  진형아!

2:09:18  저자는 자기 아들이 저리 절명할 것이라는 것을

2:09:22 알고 있었으려나?

2:09:27 난 몰랐네만

2:10:00  어이!

2:10:08  잘 지냈소?

2:10:13  저 양반

2:10:15 말이 많았던 것 같은데

2:10:19  그 일 있고 나서

2:10:22 목젖을 자르려다가 목소리를 잃었다는구먼

2:10:36  나도 가르쳐 주기 싫었소

2:10:39 한데 내 무슨 힘이 있소?

2:10:47   뭐 하는 짓이냐! 어느 안전이라고!

2:11:09  좋소

2:11:10 바다 냄새 하며 참 좋은 곳이오

2:11:14 하나 이런 곳은

2:11:16 사내가 세상을 다 품고 난 후에

2:11:19 늘그막에나 내려와 쉬는 곳 아니겠소?

2:11:23 선생 같은 사람이 여기 이렇게 있는 것이

2:11:27 나는 좀 아깝소

2:11:33 거사를 일으킨 자들의 면면을 낱낱이 보았을 터인데

2:11:38 그 관상은 기록해 두었소?

2:11:42 기록하시오

2:11:45 난을 즐기는 자들의 특징을 상세히 기록해 두면

2:11:49 혹시 있을지 모를 불상사를 대비할 수 있지 않겠소?

2:11:53  그날 당신들 얼굴에 뭐 별난 거라도 있었던 줄 아시오?

2:11:58  염치없는 사기꾼 상도 있고

2:12:03 피 보기를 쉬이여기는 백정의 상도 있고

2:12:08 글 읽는 선비의 상도 있고

2:12:11 어디서나 볼 수 있는 얼굴들이었소

2:12:14  하면?

2:12:16  그냥 수양은 왕이 될 사람이었다는 말이오

2:12:21  뭐요?

2:12:23  난 사람의 얼굴을 봤을 뿐

2:12:26 시대의 모습을 보지 못했소

2:12:29 시시각각 변하는 파도만 본 격이지

2:12:33 바람을 보아야 하는데

2:12:37 파도를 만드는 건 바람인데 말이오

2:12:42 그렇다면 우리의 역모를

2:12:45 아무도 막을 수 없었을 거란 얘기잖소

2:12:48  당신들은 그저 높은 파도를 잠시 탔을 뿐이오

2:12:51 우린 그저 낮게 쓸려 가고 있는 중이었소만

2:12:55 뭐, 언젠간 오를 날이 있지 않겠소

2:13:00 높이 오른 파도가 언젠간 부서지듯이 말이오

2:13:03 저주하는 것이오?

2:13:11 내 처음으로 당신 얼굴을 이리 보오

2:13:20 묘한 상이오

2:13:22  천박한 것 같으면서 고귀하고

2:13:26 한데 끝이 좋지 않구려

2:13:30 당신

2:13:34 목이 잘릴 팔자요

2:13:57  시간이 정말 빠르다네

2:14:00 그 모든 게 어제 일 같은데

2:14:04 벌써 이리 늙었네그려

2:14:09 난 관상쟁이의 얘기를 듣고

2:14:14 평생 처신을 잘했네

2:14:18 적을 안 만들려고 했네

2:14:21 그래서 그런가

2:14:24 수양은 이미 20년 전에 죽고

2:14:29 난 네 분의 왕을 모셨다네

2:14:36 자네들 말이 맞았어

2:14:39 그 관상이라는 게 미신인 것을

2:14:45 난 목이 잘리지 않았네

2:14:52 결국 그가 틀린 거야

2:15:48  무얼 그리 보고 있소?

2:15:52  세상을 보고 있소

2:15:57 어떻소? 세상 구경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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