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멜로가 체질 1화 명대사 및 대사

다시 듣고 싶은 대사가 있는데 어디였지??
생각이안나서 계속 재생하고 넘겨보고 했는데

이거보시고 편하게 시간찾아서 찾으세요!

( CTRL + F ) 버튼으로 찾으시면 더 편해요~


49s  다신 함께 걸을 수 없을 것만 같던 그 길을
54s 또 이렇게 걷고 있구나
57s  다시 시작할 수밖에 없음을 깨닫고
1:01 다시 시작할 수 있는 용기를 얻은 시간이었다 생각해
1:06  그 무지한 시간 동안 난 많은 것을 잃었지
1:12 그건 물리적인 것들에 불과해요
1:27 내가 가진 거라고는
1:30 당신을 사랑하는 마음뿐이었고
1:34 내 인생은 빛이 없어
1:37 내가 필요한 건 그 마음뿐이에요
1:43 나 역시 겪었던 그 무지한 시간이 알려 준 진실은
1:47 그거뿐이었어요
1:50 당신 인생이 먹구름이어도 난...
1:55 난 당신 사랑해요
1:57  먹구름 사랑하는 거 가능해? 
1:59  얼마나 '먹'인데?
2:00 해가 없어
2:02 계속 없어?
2:04 없어, 주야장천 '먹'이야 그냥 '먹'이야
2:07 해 너무 못 보면 우울증 걸리는데
2:09  면역력 떨어지고 비타민 결핍에 픽픽 쓰러지고
2:12  그렇지
2:13 항우울제나 종합 비타민으로 버티는 것도 1, 2년이지
2:16 사랑의 힘으로 어떻게 안 될까?
2:18  인간이 나약한데 인간이 하는 사랑이 얼마나 힘이 있을까?
2:22 그렇지?
2:23 씁, 저 사랑 왠지 파국으로 끝날 거 같지 않아?
2:35  이거 새드 엔딩이네, 어? 시한부 사랑
2:37 아, 왜 아름답게 끝낸 얘기에
2:39 굳이 그 후 얘기를 만들어서 망치려 그럴까?
2:41  그래, 그래서 드라마에 엔딩이 있나 보다
2:45 딱 여기까지가 좋지
2:47 근데 '사랑해' 하고 끝나면 그게 해피 엔딩이야?
2:51  '헤어져' 하고 끝나도 뒤를 생각하면
2:53 '구질구질한 꼴 안 보고 진즉 헤어져서 해피 엔딩입니다'
2:56 그것도 해피 엔딩 아니야?
2:57  아, 어쩜 그렇게 어둡니?
2:59 아, 현실이 어떻든 드라마라도 '사랑해' 하고 끝나는 게 좋아, 예쁘게
3:03 그럼 한 방에 몰아서 하는 게 어떨까?
3:05 그래
3:06 - 사랑해 -  사랑해
3:07  사랑해
3:09 사랑해
3:11 한 번만 해? 몇 번 더 해, 이왕 하는 거
3:15 -  사랑해 -  사랑해
3:16 -  사랑해 -  사랑해
3:17 - 사랑해 -  사랑해
3:18 사랑해
3:19 - 사랑해 -  사랑해
3:20 사랑해
3:21 - 사랑해 -  사랑해
3:23 - 사랑해 -  사랑해
3:24 - 사랑해 -  사랑해
3:26 사랑해
3:27 사랑해
3:28 - 사랑해 -  사랑해
3:30 사랑해
3:31 - 사랑해 -  사랑해
3:32 - 사랑해 -  사랑해
3:34   사랑, 사랑, 그놈의 사랑 타령
3:38 좋아
3:39 난 사랑 타령 하는 드라마가 좋아
3:41 실제로 할 일은 없으니까
3:43  사랑하지 않겠다는 말은 사랑을 잘하고 싶다는 말과도 같지
3:47 지긋지긋한 연애, 그 고단한 과정을 끝낸 후에 나오는 결심에 불과하고
3:51 근데 그 결심은 별로 힘이 없어
3:54 요즘 초딩들이 잘하는 말이야 '사랑 안 해'
3:57 그래도 진주의 이별은 꽤 의미 있는 방향으로 흘러갔지
4:00 헤어지고 나서부터 열심히 썼잖아
4:08 헤어져
4:11 이유는?
4:12 싫어서
4:13  싫은 이유를 묻는 거야 자세히 말해 줄래?
4:17 싫은 이유를 뭘 자세히씩이나 말해?
4:19 돌아보기도 싫은 걸 왜 자세히씩이나 들여다봐?
4:23  질척거리지 말고 말끔하게 헤어지자, 어?
4:29 말, 말끔?
4:33  말끔?
4:35  '질척'이라는 단어가 아니라 '말끔'이라는 단어에 반응하다니
4:39  그 순간에도 그게 싫더라
4:46 정말 다 싫어서 헤어졌는데
4:49 정말 다 싫어서 헤어졌는데 
5:03  네가 먼저 술 처먹고 전화했잖아
5:05 너 같은 거 생각도 없었는데
5:06 어쩌다 나도 그 타이밍에 술에 취했던 거뿐이고
5:09 야, 네가 먼저 모텔 가자고 했잖아
5:13 뭐?
5:15 양아치니?
5:16 내가 멀쩡히 가고 있는데 네가 우두커니 서서
5:19 '어? 저거 모텔이다, 테마 모텔이네?'
5:21 '어떤 주제를 갖고 있을까?'라고 했어, 안 했어?
5:25 난 그냥 주제에 접근해 보자 했을 뿐이고!
5:31 어머, 웃어?
5:35 내가 잘못했어
5:42 진작 그럴 것이지
5:44 너 지금 누구랑 있냐? 여자 소리 나네?
5:47 또 취한 척하지, 또, 야, 야!
5:52 아이씨
5:54 내가 아주 미친 짓을 주간 행사처럼 하고 있다
5:57 절대 안 만나, 이 새끼
5:59 끝, 진짜 끝, 끝!
6:01 하, 내가 아주 이제 미련도 없어
6:04 미련도 없다고, 아, 없다고, 없다고!
6:13  헤어지자고?
6:15  네가 뭔데?
6:17 네가 뭔데?
6:18 네가 뭔데 나한테 헤어지재?
6:21 네 입에서 어떻게 그딴 말이 나와!
6:25  몇 날 며칠, 하루에도 수십 번
6:29 지금 문자하면 불편하지 않을까?
6:32 지금 밥 먹자고 하면 또 짜증 내지 않을까?
6:35 7년을 만난 사람한테 그런 눈치를 보고
6:40 넌 지금도
6:44 네 얘기만 하는구나
6:51 그저께 밤에
6:54 내 친구가 너 봤대
6:59 모텔에서
7:07  뭐, 아무렇지 않았어
7:18  사흘 밤낮을 울어 놓고
7:20  사흘 밤낮 울고 하루 이틀 괜찮다가
7:24 다시 사흘 밤낮 울고
7:25 내가 그랬어? 드라마 보고 운 거 아닌가?
7:28  왜, 그때 한창 '응답하라' 했었잖아
7:30 주 2회 하는 거 보고 주 5회를 울 만큼 슬픈 드라마였나?
7:34 재방송 맨날 했어
7:35  여자의 눈물이 멈출 때쯤 남자의 피눈물이 시작되지
7:39 누나가 이긴 거야
7:40  승패를 논할 가치도 없어 아기 때 얘기 가지고, 뭐
7:44 다 그런 과정을 거친 후에 좋은 친구를 만나는 거 아니겠어?
8:03  이상하지?
8:05 평생 관심도 없었던
8:07 아니, 관심을 갖기엔 너무 먼 세상에 있었던 저것이 
8:10 능청맞지만 빛과 같은 속도로
8:12 내 마음속에 불쑥 들어와서는 속삭이더라
8:15  당신도 속았군요?
8:18 당신은 이별의 상처에 아파하고 있는 게 아니에요
8:21 사랑 자체가 상처인 거죠
8:24 상처는 사랑이 시작되는 동시에 생겨요
8:27 그리고 이별하며 사그라지죠
8:30 상처가 났던 자리의 딱지를 만지작만지작
8:34 만지고 놀던 딱지가 떨어져 버리자 허전함을 느끼고 있는 것뿐이에요
8:38  시작할 때, 상처가 날 때 아프지 않았는데요?
8:42   그러니까 속은 거죠
8:44 사랑, 그거 눈에 보이는 건가요?
8:48 영원한 건가요?
8:49  아... 니죠
8:51  눈에 보이는 걸 믿으세요
8:53 영원한 걸 믿으세요
8:55 사랑, 한낱 사기꾼
8:58 그 허물 따위에 속지 말고 나를 가지세요
9:08  너 얼마 전에 헤어졌니?
9:11 1년 넘었는데 얼마 전이라고 해야 되는 건지...
9:17 남자 끊고 글만 썼니?
9:20 점도 보세요?
9:21 글을 보지, 글 보면 알아
9:25  차였지?
9:26  그건 아닌데요
9:27 - 깨끗이 잊었고 -  그건 맞고요
9:29 어떻게 잊을 수 있었지?
9:32 뜻하는 바가 있어서
9:39 뜻하는 바?
9:40  확인해야만 했어요
9:42 그때 그 가방이 내게 속삭였던 말이 사실인지
9:45 확인을 해 봐야겠다고 마음먹은 거죠 
9:53 일반 통장으로 옮겨 주세요
10:00 어, 지금 해지하시면...
10:02  모든 내용을 인지하고 있습니다
10:04 어차피 얼마 되지도 않는 돈 이자율 득실 따위...
10:09  어찌나 의지가 강했는지 도둑질도 했어요
10:17  엄마
10:19 내가 500원짜리로 가득 채워 놓은 내 저금통 알지?
10:23 평생을 모은 내 전 재산
10:25 그 녀석이 늘 있던 곳에 있지 아니하고
10:27 어느 곳에서도 모습을 드러내지 않고 있어
10:31 혹시 오랜만에 집에 들렀다 사라진 언니가
10:34 이 사건과 관련이 있을까?
10:37 잊어라
10:43  우리 동생
10:49 일반 통장으로 옮겨 주세요
10:51  경찰 공무원 준비하고 있어요
10:53 저 같은 사람 잡아 처넣겠다고
11:06  그리고
11:07 모든 것은 사실이었습니다
11:21  저는 그 관계 맺음을 계기로 저 자신을 돌아보게 되었고
11:24  내 꿈을 다시 돌아보게 되었습니다
11:28 그것이 얼마나 소중한 것인지
11:30 그리고 그 꿈이 내게 진정한 삶의 가치를 일깨워 주는
11:35 저렇듯 훌륭한 친구들을
11:37 더욱 많이 소개시켜 줄 것이란 걸 인지하게 된 거죠
11:42 열심히 글만 썼습니다
11:46  합격
11:47 네?
11:50 깨달은 바와 목표하는 바가 어그러져 동떨어진 느낌이 없고
11:57  내가 여전히 도달하려 애쓰고 있는 그 목적지와도 닮은 바가 있어
12:04 호기심이 생기네
12:08 아직 글은 좀 부족하지만
12:10 음, 절대 내 앞에서 나대지 말고 복종해
12:13 네 말이 맞는 경우는 내 앞에서 없고
12:15 네 글이 더 좋은 경우도 내 앞에서는 없어
12:17 내 앞에서 몸을 낮춰, 할 수 있겠어?
12:20 대 정혜정 작가님의 작품에 누가 되는 일 따위
12:22 결단코 없을 것입니다
12:25 좋아
12:26 내일부터 출근해 
12:29  감사합니다, 감사합니다 열심히 하겠습니다
12:37  무려 정혜정, 정혜정 작가의 보조라고?
12:42 내 인생의 전방위적 개조와 혁신은 구남친 떨쳐 버리기에서 시작된 거야
12:47 일종의 적폐 청산이랄까?
12:49 아, 드디어 꽃길이로다!
12:55   치킨 파티
13:09 500원 넣어 놨어
13:11 다시 시작하자
13:14 내 언젠간 잡아 처넣는다, 너
13:22 어머니, 아버지
13:24  이제 다리만 잡수세요
13:28 우리는 퍽퍽 살 좋아해
13:29 평생 양보한 거 다 알아
13:31 아니야, 정말로 퍽퍽 살 좋아해
13:33 에이
13:34  그냥 먹어
13:36  응 
13:38  그래서
13:39 그 작가가 되게 유명한 사람이라는 거지?
13:42 -  응 -  뭐 했는데?
13:43 '열혈사자', '나만 닥터 이사부' '탁구왕 김제빵' 등등
13:47 알아?
13:48  응
13:50 - 알아? -  응
13:52  나도 알아, 응, 유명하네, 맞네
13:57 - 건배 -  건배
14:00  짱!
14:08 존경받는 사람이 될 거야
14:10 큰 사람이 될 거야
14:12 내 힘으로 내가 갈 길에 끝도 없이 꽃을 깔아 놓을 거야
14:16 그 길만 걸을 거야
14:18 꽃길만 걸을 거야
14:24 건배
14:25  건배
14:26  건배
14:42  그래, 꽃길은 사실 비포장도로야
14:46 할 수 있다, 할 수 있다
14:48 할 수 있는데 죽을 수도 있다
15:07  버티자
15:08 그래, 시청률 무패 행진의 스타 감독도 있지 않은가
15:13  28세에 JBC 입사
15:15 만 26세
15:16 30세에 드라마 감독 데뷔
15:18 만 28세
15:19 첫 드라마에서 시청률 15% 돌파
15:21 16%
15:22  이후 연출한 네 작품 모두 흥행 성공!
15:25 대성공
15:26  5연타석 홈런이 이게 이전에도 있었나요?
15:30  음, 중간에 하나는 2루타 정도
15:33 뭐, 추석 특집극은 볼넷 출루 정도
15:36  네, '오늘의 사람'
15:37 오늘은 이렇듯 실패 없이, 부침 없이, 거침없이
15:41 쉬지 않고 드라마를 생산해 내고 계신 JBC의 손범수 감독님 모셨습니다
15:45 어서 오세요
15:50  우리 작업실 처음이죠?
15:52  뭐, 처음인데 처음 같지는 않죠
15:55 작업실 다 거기서 거기니까
16:00 아, 거기서 거기가 아닌 작가님이 있다는 게 중요한 거죠
16:05 커피?
16:07 작두콩 차?
16:08 오케이 
16:11 다들 인사해, 손범수 감독님 알지?
16:14  안녕하세요
16:16  야, 너희 영광으로 알고 일 열심히 해야 된다
16:20  영광입니다
16:21  저도요
16:23  그래, 제발 열심히만 하면 안 될까? 
16:26 죽기 전까지 하지 말고
16:27 어, 진주는 퇴근해라
16:29 네
16:33 직원들 복지가 좋네요, 퇴근을 벌써?
16:36 출근은 어제 했거든요
16:38  벌써 퇴근하겠습니다, 그럼 이만
17:04 다칠 뻔했어요
17:14  지금 느껴지는 재수 없음은 잘나가는 자 본연의 재수 없음인가?
17:19 잘나가지 못하는 내 시선이 만들어 낸 가짜 재수 없음인가?
17:25  일단 네가 잘나가 봐
17:26 그때도 재수 없으면 본연의 재수 없음이지
17:29  하, 재수 없고 싶다
17:31 이리 치이고 저리 치이는 삶이여
17:34 이제 이리저리 안 치이고 있으면 뭔가 불안하지 않아?
17:37  어, 그게 무서운 게 무서워
17:40 아이, 그렇게 치이다가 퇴근길에 털레털레 걸으면
17:43 또 당당하게 걸어야 치한이 덜 붙는다고
17:46 힘들게 걷지도 말라네
17:47 -  응? 누가 그래? -  뉴스가
17:49  아니, 내가 피곤해서 힘없이 걷고 싶다는데
17:51  왜 내 걸음걸이를 치한한테 맞춰? 미친 거 아니야?
17:54 못 나가는 것도 억울한데 치한까지 배려하고 살아야 돼?
17:58 잘나가는 게 왜 지랄이냐? 놀리냐?
18:06  빨리 재벌 돼서 운전기사 고용해야겠다
18:09 걸음걸이 신경 안 쓰게
18:10 그래, 비행기 회항시키고 소리 지르고 그런 것만 하지 마
18:14  아, 우리 한주 한때 잘나갔었는데 
18:16 - 잘나갔었지 -  잘나갔었지 
18:21  초딩 자잖아
18:22 애 키우는 집에서 맨날 술이나 먹고 떠들고
18:26 층간 소음 없으면 뭐 하냐고 거실 소음 때문에 못 살겠는데!
18:31 미안, 우리가 잘못했네
18:40  미안, 잘나갔었지가 아니라 넌 잘나가고 있어
18:44 쟤 좀 있으면 돈도 벌어 오겠어
18:45 -  응 - 어
18:51  대학 시절 한주는 공부도 잘하고 인기도 많은 아이였지
18:55 굳이 웃지 않아도 수줍음이 엿보이는 이 소녀의 귀여운 미소는 
18:58  너무나 사랑스러운 것이었어
19:01 그뿐이던가?
19:15  배드민턴 치자고 꼬셔도
19:20  커피 한잔하자고 불러도
19:50  호수 한 바퀴 걷자고 꼬셔도
19:52 한주는 한 번도 그래, 안 된다는 말이 없었지
20:00 하지만 한주는 알아주는 철벽녀였어
20:03 저기...
20:05  상대 남자의 고백을 받아 바로 접어 넣는 기술은
20:08 마치 부드러움으로 강함을 제압하는 무당파 태극권의 그것과도 같았지
20:20  한주는 공부가 더 좋았고 여자 친구들이 더 좋았거든
20:30 그러던 어느 날
20:33  그러던 어느 날은 언제나 예고 없이 찾아와
20:44 뭐 좋아해요?
20:50  무슨...
20:51  좋아하는 거 뭐냐고요
20:55 누구세요?
21:02  그냥 뭐 좋아하는지 정확히는 어떤 남자 좋아하는지
21:05 한마디만 해 주면 바로 갈게요
21:09 이러지 않는 남자요
21:21  이러지 않는 방법을 계속 생각해 봤는데
21:24 없던데, 방법이?
21:29 웃긴 남자요
21:44  개그 극단에 들어갔어요 한번 보러 와요
21:48 난 아직 출연은 못 하는데 그냥 보러 와요
22:00  왜 안 왔어요?
22:03  재미없을 것 같아서요
22:08 이번엔 나도 출연하니까 꼭 와요
22:11 저기
22:13  너무 일방적이시고 그래서 불쾌...
22:21  까지는 아니더라도
22:24 불편해요
22:27 공부는 안 해요? 무슨 과예요?
22:31 나 여기 학생 아닌데? 공부 못해요
22:35 그럼 어떻게...
22:36 그냥 길 가다 보고 따라온 건데
22:44   야, 그 새끼 번호 줘 봐
22:47 완전 변태 새끼네
22:49  번호 없지, 그냥 그러고 갔다니까
22:53 안 되겠다, 신고하자
22:56 아니, 내가 불편하다고 하니까 또 안 온다니까
23:00 변태 새끼가 지금도 너 지켜보고 있을 수도 있어
23:04  뭔가 느낌이 그런 사람 같진 않아
23:10 뭐야, 뭐지?
23:14  지금 이거 그 새끼 궁금해하는 표정이야?
23:17 에이, 무슨
23:21  헐
23:24 왜? 뭐?
23:27  아, 학창 시절에 항상 늘 책가방을 메고 다녔죠, 근데요
23:31  중요한 건 책가방 옆에
23:33 이렇게 꼭 이거 리코더!
23:35  이 리코더 이렇게 삐져나오는 거 이거 있어, 없어?
23:38 -  있어, 없어? -  삐져나와 있어? 
23:40 -  근데 이게 끝이 아니야 -  네
23:41 -  리코더를 꺼내 보면 -  네
23:43  이렇게 침 나오는 거! 
23:47 넘어지는 경우도 있어, 있어
23:49  있어, 어, 종종 본 거 같아, 어, 어 
23:51 -  걷다 보면 -  자, 그리고
23:52  걷다 보면
23:54 어? 신발 끈 풀렸다
23:55 -  나? - 응
23:58 있어, 없어? 있어, 없어?
24:02:00  실내화 가방
24:06:00 있어, 없어? 있어, 없어?
24:07:00   있어, 있어, 있어, 있어
24:09:00 자, 그럼 하굣길에...
24:11:00  야, 너 자빠져 봐
24:13:00  아까처럼 자빠져 봐, 씨
24:18:00  우리 웃기려고 하는 거냐?
24:20:00 야, 태훈아, 네가 한번 보여줘 봐 봐 자빠지는 거
24:22:00 -  이건 좀 말이 안 되는... -  리코더 뿌려 봐, 다시
24:25:00  이게 안 되냐고! 진짜 이걸, 씨
24:32:00   뭐 잘못하면 그렇게 혼나요?
24:36:00  혼난 거 아닌데
24:37:00  아니라고요?
24:39:00 고민 들어준 건데
24:40:00 아, 선배들이 고민을 되게 윽박지르면서 털어놓네요
24:45:00 무슨 고민이 그렇게 격하대요?
24:48:00  아, 웬 경험도 전혀 없는 놈이 생뚱맞게 찾아와서
24:51:00 자기 한 번만 시켜 달라고 그렇게 졸라대 가지고
24:55:00 뭐 하나 시켜 줬더니 연기를 더럽게 못하나 봐요
24:59:00 연기를 더럽게 못하는 게...
25:01:00 네, 저요
25:09:00  원래 꿈이 개그맨이에요?
25:12:00  아니요, 그런 걸 왜 해요?
25:14:00 맨날 저딴 실없는 고민 들어줘야 하는 걸
25:18:00 원래 꿈은 그냥 세계를 떠돌다가
25:22:00 죽을 때 되면 가장 싫었던 곳으로 돌아가서 죽는 거였죠
25:26:00 좋았던 곳이 아니고 싫었던 곳?
25:28:00 좋았던 건 좋았던 기억만으로 충분해요
25:32:00 가장 미련 없는 곳에서 죽는 게 행복할 거 같아요
25:36:00 근데 내 마음에 들어온 어떤 여자가
25:40:00 웃기는 거 좋아한대서
25:42:00 그 여자 웃기다가 죽고 싶어졌어요
25:45:00  아니에요?
25:48:00 아니면 나 당장 저거 관두고
25:50:00 아니요, 그건 사실이에요
25:53:00 그럼 열심히 하고
25:55:00 저기요
25:59:00 네?
26:00:00 그럼 웃겨 봐요
26:05:00  '여기서요?'라는 말도 없었지
26:08:00 남자는 그대로 웃기기 시작했고 한주는 밤새 웃었어
26:20:00 아, 밤새 웃기만 한 건 아니구나
26:25:00 그날...
26:29:00  두 사람은 콘돔의 피임률이 고작 85%에 불과하단 사실을 알게 됐어
26:34:00 하지만 15%의 피해자라 생각진 않기로 했지
26:37:00 결국 이듬해 출산을 하고 결혼도 했어
26:41:00 그리고 이혼까지
26:45:00 모든 게 부족한 녀석이었지만 당당히 이혼을 요구했지
26:48:00 행복해지기 위해서 이혼을 하자고?
26:52:00  응
26:54:00 생각해 보니까
26:56:00 난 술, 담배도 많이 해서 오래 살 것 같지도 않은데
27:00:00 이건 내가 원하는 삶이 아니야
27:03:00 술, 담배를 끊고 오래 살아 보는 쪽은 어떨까?
27:07:00 지옥에서는 오래 살고 싶지 않아
27:10:00 이미 어느 정도는 지옥이지만
27:12:00 그래도 나온 김에 살아야 하니까
27:17:00 뭐, 어느 정도는 행복하고 싶어
27:22:00 그럼
27:25:00 내 행복은?
27:29:00 한주야
27:32:00 네 행복을 왜 나한테 물어?
27:40:00   야!
27:51:00  야!
27:56:00  야, 이 개새... 
27:59:00 야!
28:03:00  은정이는 인생을 포기해서라도 녀석을 잡아 죽이려 했지만
28:07:00 이런 것들의 특징 중의 하나가 또 잘 잡히지도 않아요
28:17:00 매일 두 시간씩 달립니다
28:19:00 싸움을 못하니까
28:21:00 언제 어떤 상황에서든 도망칠 준비가 되어 있어야죠
28:31:00 안녕하세요
28:32:00  제가 짝발에 평발이거든요
28:35:00 그래서 운동화 아무거나 못 신어요
28:37:00 고를 때 진짜 까다롭죠
28:39:00 근데 이건 딱 신었을 때...
28:40:00  얼마 지나지 않아 병맛이라는 
28:42:00 시대의 흐름을 빠르게 흡수한
28:44:00 병맛 개그 코너가 인기를 얻으며 CF까지 진출했더랬지
28:48:00 뭐, 흡수랄 것도 아니고 원래 그놈 자체가 병맛이었으니까
28:52:00 육아의 고단함은 남겨진 자의 몫이었어
28:56:00 아, 생활고도
29:14:00 음, 적극적으로 맛없군
29:18:00  얼른 커서 이모랑 같이 맥주 마시자 우리 노인국
29:22:00 노인국 아니야, 황인국이야 
29:24:00  내 성으로 바꿨어 혼인 신고도 안 했었는데?
29:28:00 맞지? 
29:30:00 아, 맞네, 잘했네 
29:32:00 애 이름이 노인국인 건 좀 그렇지 노인을 위한 나라도 아니고
29:36:00 그렇지? 
29:37:00   우리 황인국이 혼란스럽게 해서 미안해
29:41:00  엄마가 더 잘할게요
29:45:00 얼씨구, 아주 행복이 가득한 집구석이네
29:48:00  행복하지
29:50:00 우리 인국이 봐라 안 행복할 틈이 있겠어요, 응?
29:54:00  야, 힘들면서 웃지만 말고 욕도 좀 하고 그래
29:57:00 할 놈 있잖아, 욕
29:58:00 욕할 틈이 어디 있어? 당장 분유통도 비었는데 
30:04:00  야, 근데 나 아무래도 방통대로 편입하고
30:07:00 일을 좀 해야 될 거 같은데
30:09:00 어디 없을까?
30:10:00 응, 뭐라고요? 인국아
30:17:00 안 늦었습니다, 안 늦었습니다
30:19:00  반가웠습니다
30:21:00 아, 좋은 아침입니다, 좋은 아침입니다
30:23:00  안 늦었습니다!
30:27:00 아슬아슬하지 마 지각 엇비슷하게도 하지 마
30:30:00 네, 알고 있습니다
30:31:00 애 딸린 거 조금도 티 내지 마 분유 냄새도 내지 마
30:34:00 네, 알고 있습니다
30:35:00 피피엘 할 물건 가지고 현장으로 지금 바로 가
30:38:00  혼자요?
30:40:00 먼저 가
30:41:00 알지, 어떻게 하는지?
30:43:00 네, 알고 있습니다!
31:22:00 "젤리포"
31:31:00 컷
31:32:00  컷입니다
31:41:00  야, 이 개새! 
31:43:00 야, 이 오뉴월에 보리 싹만도 못한! 
31:46:00 개, 씨! 
31:53:00  치우라고 했잖아 내가 아까 집어던졌잖아, 그렇지?
31:57:00 그렇게 기억하고 있습니다
31:59:00 와, 기특하네? 기억도 하고
32:01:00 그러니까 그, 이게 피피엘 꼭 들어가야 되는 건데
32:04:00 그, 전에 안 넣어 주셔 가지고 마지막 신인데
32:07:00 그렇지, 어, 그래
32:08:00  근데 주인공이 막 열나게 총을 쏘는 와중에
32:12:00 젤리포를 먹었나 봐?
32:14:00 그러니까 저희 팀장님이 말씀하시길
32:16:00  그, 그러니까 이 공장이 폐업하기 전에 일하던 인부가
32:19:00 먹다가 떨어트렸다 뭐, 그런 설정으로다가...
32:22:00 해 가지고요
32:23:00 하, 목공소 직원이 일을 하다가 젤리포를 떨어트렸는데
32:27:00 아주 가지런하고 깨끗하게
32:28:00 주인공이 죽을 자리까지 미리 알고
32:30:00 퇴직하기 전에 딱 거기다가 떨어트려 놨다
32:33:00 뭐, 그런 거구나?
32:34:00 아, 네, 사실입니다
32:35:00  사실? 씨! 
32:39:00 와, 씨, 야, 촬영 접어!
32:41:00 제목 젤리포로 바꿔, 씨! 
32:45:00 감독님, 욕하시는 중에 죄송한데요
32:48:00  우리 아이가 아까부터 계속 아프다고 연락이 왔는데
32:51:00  우리 팀장님은 안 오시고
32:53:00 그, 그래 가지고 제가 지금 좀
32:57:00 가 봐야 할 거 같아 가지고...
33:03:00  야, 이, 씨! 
33:04:00 너는 정말 보통 이기적인 년이 아니야!
33:07:00 너의 아이가 아픈 거처럼 나도
33:09:00  아파, 씨!
33:10:00 내가 너 죽이고 젤리포 먹으면서!
33:13:00 내가 지옥 갈게! 
33:32:00 저, 인국이...
33:35:00 인국아!
33:37:00 어휴, 어이구, 어이구, 어휴, 어휴
33:39:00  아, 왜 이렇게 늦게 왔어요? 열이 얼마나 많이 났는데
33:42:00 주사 맞고 이제 좀 열이 내렸어요
33:44:00  고맙습니다, 고맙습니다
33:46:00  고맙습니다
34:01:00  아이, 그럼 말이 나온 김에 어, 언제부터 개그맨이 꿈이셨어요?
34:06:00  어...
34:08:00 그녀를 처음 만났을 때부터였죠
34:11:00  예? 이건 또 무슨 소리죠?
34:13:00   어, 너무 나갔어
34:15:00  아니, 웃긴 남자 좋아한다길래 그날로 무작정 들어갔죠, 극단으로
34:20:00  아이, 정말요? 
34:22:00 아, 이건 좀 말이 안 되잖아
34:23:00  그러게, 거짓말 냄새가 좀 나는데?
34:25:00  아니, 사랑하는 사람이 웃기는 남자 좋아한다고
34:28:00 바로 개그 극단으로 들어간다는 게 에이, 이거는 말도 안 돼요 
34:32:00 아, 진짜인데? 그냥 바로 갔어요, 무턱대고
34:35:00 '나 그 여자 웃겨야 된다 좀 가르쳐 달라', 그랬잖아
34:37:00  네, 이거는 제가 정확히 기억하는 게
34:39:00 극단에 갑자기 잘생긴 사람이 갑자기 들어오더니 막 울면서
34:43:00  '저 개그 좀 가르쳐 주세요'
34:44:00  무릎 꿇고 빌더라고요
34:46:00  그때 이 유행어 '꺼이, 꺼이, 꺼이'가 나왔구나
34:48:00  '꺼이, 꺼이' 얘 따라 한 거예요, 얘
35:54:00  그때 그 새끼를 죽였어야 했는데
35:58:00   그럼 날 못 만났지
36:04:00 그렇네, 미안
36:20:00  어렸을 때부터 다큐멘터리를 좋아했던 은정이는
36:24:00   단 한 번도 꿈이 바뀐 적이 없었지
36:25:00  나름 굴지의 다큐멘터리 제작 팀에 입사했지만
36:38:00 그곳의 상사들은 폭력을 종교로 삼은 놈들 같았고
36:42:00 회사는 표준 근로 기준의 존재조차 모르는 곳이었어 
36:46:00   야, 은정아
36:48:00 그, 하루 종일 자료 조사 하는 거 너무 힘들지?
36:52:00 힘든데 좀 가서 커피도 좀 타 오고 그래라
36:55:00 앉아 있으면 막 엉덩이나 퍼지지, 새끼야
36:57:00 빨리, 고!
37:08:00  그, 저, 믹스로
37:18:00  야, 이 미친 새끼야!
37:19:00 내가 편집 순서대로만 해 놓으라 그랬지
37:22:00 네가 뭔데, 이 새끼야 네 마음대로, 어? 걷어 내고 말고야?
37:25:00 이 건방진 새끼야! 내가 어려운 거 시켰냐, 어?
37:28:00 내가 어려운 거 시켰어? 아, 나, 진짜
37:31:00 개나 소나 다 하는 걸 왜 못 하냐고, 어?
37:33:00 아, 내가 이걸 왜 뽑았지? 진짜 짜증 나게, 어?
37:36:00 내가 아주 환장하겠다, 너 때문에
37:38:00  정말이지 힘겨웠지만, 뭐...
37:40:00  참을게
37:42:00 너 새끼들도 한낱 가엾은 노동자일 뿐이고
37:46:00 주둥이로 똥 싸는 것밖에 제대로 할 줄 아는 게 없는
37:49:00 그런 새끼들일 뿐이니까
37:51:00  하고 버텼어
37:54:00  아휴, 나 진짜 미치겠네, 이거
37:57:00 아니, 저런 걸 내가!
38:03:00 아휴!
38:05:00 오늘 회식이다
38:11:00 저 오늘 약속 있는데요
38:20:00 뭐, 일종의 농담이랄까
38:22:00  죄송합니다
38:30:00  자, 수고들 했어, 어? 건배!
38:32:00  건배!
38:34:00  수고하셨습니다
38:35:00  수고하셨습니다, 수고하셨습니다 
38:41:00  저 새끼 뭐야?
38:44:00 너 왜 안 마셔?
38:45:00 건강하려고요
38:47:00 장수, 뭐, 그런 거 하려고
38:51:00  미친 새끼가...
38:52:00  야, 됐다, 됐어
38:54:00 너 그럼 술 안 먹고 있다가 나 운전해 주면 되겠다
38:58:00 좋지?
39:01:00 저 봐, 좋아할 줄 알았어
39:03:00  이야, 그런 게 있었네요?
39:05:00 제가 또 부장님 이런 걸 참 존경합니다
39:07:00  한잔 받으시죠
39:08:00  버티는 게 이기는 거다
39:10:00 생각하며 또 버텼어, 하지만
39:20:00  은정아
39:21:00 네, 다 왔는데요
39:31:00 너 나한테...
39:34:00 네
39:37:00 '오빠'라고 해 볼래?
39:47:00 뭐, 이 개새끼야?
39:50:00  어? 
40:01:00  야, 은정아, 은정아 야, 야, 야, 야, 야!
40:04:00 왜 그러니? 아니, 어?
40:06:00 은정아, 야, 어, 야!
40:18:00 여기가 위아래, 옆 다 사무실이라 사람들도 깔끔하고
40:22:00 그, 대로변 안쪽이라 소음도 적고
40:24:00  이런 데는 얼마예요?
40:26:00 보증금 2천에 월 450
40:31:00 - 거짓말 -  예?
40:40:00  여기가 주변 시세보다 한참 낮게 나온 거예요
40:42:00 하자도 없고
40:44:00 이런 건 얼마예요?
40:45:00 1,000에 150
40:50:00 거짓말
40:51:00 아휴, 사무실 구하시면서 1,000에 150이 세요?
40:55:00  아니, 그냥 원하는 가격을 말하세요
40:59:00  나의 다큐를 만들 거야 성공한다, 이은정
41:03:00 '내 시작은 비록 미약하였으나'
41:05:00 '내 나중은 심히...'
41:07:00  '소멸될 것이니'
41:12:00 이것마저도 없어질 거야
41:15:00 황한주, 너도 그렇게 생각해?
41:19:00  아니, 나는 좀 걱정되긴 하는데...
41:22:00 파이팅
41:27:00 오픈형 화장실, 중국식인 거지
41:29:00 아직도 중국엔 이렇게 오픈형 화장실이 많은 거 알지?
41:34:00  야, 그래도 천장은 있네, 좋네
41:42:00 너희 비 오는 날 우산 들고 똥 싸 봤어?
41:46:00 난 해 봤어
41:47:00 운치 있겠다
41:52:00   친일파 인터뷰라...
41:58:00 너무 재밌는데요?
42:00:00 네, 다들 그렇게 시작하죠
42:02:00 그 말을 시작으로 물을 얼굴에 뿌린다거나
42:04:00  테이블을 엎어 버린다거나
42:06:00  '친일파와 그의 후손을 찾아가서 인터뷰하고'
42:09:00 '친일 행적을 소개하며 부의 축적 과정을 좇는다'
42:14:00 좋다
42:15:00 씁, 뭐, 홍대 씨도 고졸에 어린 나이로
42:17:00 이런 큰 카페를 운영한다는 거 집안의 원조일 테고
42:21:00  뭐, 일단 편견을 가지고 짐작하는 거예요
42:23:00 아니면 아니라고 말씀해 주시면...
42:25:00  맞아요
42:27:00 씁, 근데
42:29:00 그 집안의 재산은 그게 맞는데요
42:31:00 이 카페는 아니에요
42:34:00 저 고등학교 자퇴하고 집 나와서 검정고시 패스하고
42:37:00 동대문에서 맨몸으로 장사 시작해서 여기까지 왔는데요?
42:41:00 진짜예요
42:43:00 진짜인데
42:46:00 뭐, 우리 부모님 성품이 좀...
42:48:00 나쁜 성품이 싫어서 집을 나온 거긴 하지만
42:50:00 어쨌든 명실상부 친일파의 후손으로서 적극 협조 하겠습니다
42:55:00 제가 도울 일이 되게 많을 거 같은데요?
42:58:00  음...
43:00:00  생각지도 못한 일이 벌어지니까 바로 받아치지를 못하겠네
43:05:00 멋있어요, 은정 씨
43:06:00  전 사회적인 문제에 큰 관심을 두고 살지는 못했지만
43:10:00 은정 씨 같은 사람이 멋있다는 건 알아요, 도울게요
43:13:00 대신 저도 사업하는 사람이니까 조건이 있습니다
43:19:00 들어 볼까요?
43:20:00 이 다큐멘터리에 투자하게 해 주세요
43:26:00  이 망하고도 남을 프로젝트에 투자요?
43:30:00  투자의 사전적 의미를 알고 계십니까?
43:32:00 알죠, 그걸로 돈 버는 사람인데
43:34:00  그걸로 돈 버는 사람이 왜 뻔히 잃을 투자를?
43:38:00 씁, 아, 저도 조금은
43:43:00 멋지고 싶어서요
43:52:00  인사드리세요, 저희 외삼촌
43:55:00 제가 유일하게 연락하는 분인데
43:58:00 어마어마한 친일파세요
44:07:00 안녕하십니까?
44:08:00  저희가 질문지를 뽑았거든요? 여기 보시면 돼요
44:14:00 저희 집안도 저희 집안이지만
44:17:00 여기 외삼촌 집안이 진짜예요
44:19:00 을사오적의 적통
44:22:00 저기, 홍대야
44:24:00  네?
44:42:00 괜찮아요?
44:43:00 괜찮아요
44:47:00  다리는 왜 절어요?
44:49:00 아니, 맞으면 죽을 거 같은 걸 막 던져서
44:53:00 피하다가 발목을 접질렸는데
44:56:00 괜찮아요
44:58:00  괜찮아요
45:07:00 안 된대, 안 된대
45:09:00 갑시다
45:11:00 출발!
45:16:00  저기 있어, 저기 있어!
45:18:00  거기 서, 인마!
45:23:00  여기 친일파 후손들을 모아 봤어요
45:26:00 친구도 있고 친구의 친구도 있고 그 친구의 친척도 있고
45:31:00 야!
45:32:00 끊었지, 어? 끊어라 
45:37:00 얘기 좀 섞어 보면 다들 또 괜찮아요
45:40:00 그냥 좀 버릇 좀 없고 그냥 좀 막살고
45:44:00 근데 머리는 좋아요
45:45:00 이게 미운 짓도 똑똑해야 잘하거든
45:51:00 인사하세요
45:55:00  네, 이은정 감독입니다
46:17:00 왜 그렇게 봐요?
46:18:00 그냥
46:20:00 씁, 뭐...
46:24:00 다큐 지분 좀 더 드릴까 해서요
46:26:00 뭔 지분 더 주겠다는 표정이 이렇게 설레요?
46:29:00 원래 돈은 설레는 거잖아요
46:32:00 그렇죠
46:34:00 근데 돈보다 설레는 게 하나 있어요
46:39:00 뭐요?
46:41:00 있어요, 그런 게
46:45:00 우리 잘해 봐요
46:48:00  음, 쯧
46:51:00 잘될까요?
46:59:00  인생 뭐 있어?
47:01:00 매진되면 다음 타임 보면 되지
47:04:00 1억으로 제작된 은정이의 다큐는 300만 관객의 선택을 받았고
47:08:00 그야말로 억만장자가 된 거야
47:11:00  하, 이거 뭔 일이냐, 이게?
47:15:00  언니, 이제 그만 가시죠 여기는 먼지가 너무 많아요
47:18:00 이 미세한 것들 
47:21:00  먼지
47:23:00 먼지
47:24:00  어머, 언니, 잠시만요
47:26:00 얘, 저 위험한 거 치워, 당장
47:28:00  허, 어머, 어머 이 천박한 것이 언니 가시는 길을!
47:32:00 언니의 고귀한 신발 밑창에 팝콘 끼는 거 전 싫어요
47:35:00  뻥튀기로 부풀린 옥수수 따위
47:37:00 조심
47:40:00  조심, 조심
47:44:00  조심, 조심
47:50:00  은정이는 처음 알았다고 했어
47:52:00 부와 명예의 가치가 사랑의 가치보다 한참 아래쪽에 있다는 걸 
47:58:00 돈보다 설레는 건 사랑이라고 
48:20:00  알아
48:21:00 뭐 하려는 건지 나도 영화나 드라마 봐서 알아
48:24:00 목적지가 침대란 거 다행히 내가 알아
48:27:00 근데 동생이 있잖아
48:28:00 둘이 있을 때 그러는 건 15세로 끊을 수 있지만
48:31:00 내가 있을 때 그러는 건 19세 빼박이야
48:41:00  괜히 번거로운 일 만들지 말자, 응
49:01:00 자는 중에도 몇 번 했어
49:03:00 뽀뽀했어?
49:05:00  응
49:06:00 입 벌리고 자는데?
49:08:00 그래서 했어
49:10:00 어쩐지 꿈이 야하더라
49:13:00 그래?
49:15:00 말해 줘, 꿈
49:16:00  보여 줄게
49:21:00  아낌없는 마음에는 총량의 제한이 있는 걸까?
49:50:00 내 머리 줄까?
49:53:00 아니, 됐어
49:56:00 왜? 나 머리 많아
49:59:00 내가 솔직히 말하지 못한 게 있는데
50:02:00  응
50:05:00 너 머릿결 좀 별로인 거 같아
50:08:00  치
50:12:00 근데 괜찮아, 얼굴이 예뻐서
50:21:00 너도 예뻐
50:24:00 그래서 괜찮아
50:29:00 아이고, 예쁘다
50:34:00  알아
51:02:00  언제나 누구보다 강한 은정이였으니까
51:05:00  꿋꿋이 버텨 주는 은정이에게 모두 고마워했어
51:11:00 애쓰는 기색이긴 했지만 조금씩 웃기도 했지 
51:24:00 괜찮아졌다고 생각했는데
52:00:00  누나
52:01:00  누나!
52:31:00 미안해
52:37:00 미안해
52:56:00  이 친구들을 지켜 주세요 여러분의 후원을 기다립니다
53:00:00 1477에 1004
53:02:00 1477에 1004
53:18:00 아니
53:20:00 누나가 웃긴 웃었는데
53:22:00 문제는...
53:25:00 그게 명확하게 웃으면 안 되는 장면에서 웃잖아
53:29:00 내가 출근은 해야겠고
53:33:00 응
53:47:00 응, 자, 자
53:49:00   나 배고파서 라면 먹게
53:51:00 너도 먹을래?
53:53:00 아니
54:10:00 - 인국아 -  이모!
54:22  응, 나 휴가, 여기서 보내려고
54:27:00  황인국, 너 이제 무거워, 내려와!
54:50:00   황인국
54:58:00  비켜 봐, 비켜 봐, 비켜 봐!
55:07:00  가위바위보, 가위바위보
55:26:00  은정을 보살핀다는 명목하에
55:28:00 이렇게 세 여자 인간과 두 남자 인간의 동거가 시작됐고
55:53:00 난 너희들의 검은 속내를 알아
55:55:00  동거의 진정한 목적
55:58:00 월세 절감
56:00:00 육아 분담
56:01:00 가사 노동 분담
56:02:00  황인국, 밤에 뛰지 말랬지!
56:05:00 이제 씻어, 빨리
56:17:00 맞네
56:20:00 맞아
56:21:00  이유야 어쨌든 이와 같은 동거에 모두가 만족했지
56:25:00 은정이는 갈수록 좋아졌고
56:27:00 그렇게 큰 탈 없이 흘러가는 평범한 시간의 소중함도 깨달았으니까
56:33:00 아주 약간의 문제라면... 
56:40:00 저기 우리 언제 갔었지?
56:45:00  나 왜 간 거 같지?
56:49:00  자긴 갔을 수 있지, 나랑 안 간 거지
56:55:00  아, 이 기억력, 진짜!
56:57:00 영화 개봉 전날 뒤숭숭하다고 훌쩍 갔었잖아, 나랑
57:03:00 아니, 그럼 그렇다고 말을 하면 되지
57:06:00  왜 사람 테스트를 해?
57:07:00  특별히 문제 삼지 않은 채 익숙해져 버렸어
57:12:00 그것 외의 모든 것이 전과 같았고 문제가 없었으니까
57:16:00  몰라, 사랑해
57:18:00  더 정확히는 건드릴 용기가 없었던 걸 거야
57:22:00 최대한의 안정이라 생각한 지점에서의 작은 변화는
57:26:00  소중한 것을 잃을 뻔했던 그 무력한 경험치가 있는 이들에게는
57:31:00 정말 무서운 것이었거든
57:37:00  사는 게 그런 건가?
57:40:00 좋았던 시간의 기억 약간을 가지고
57:43:00 힘들 수밖에 없는 대부분의 시간을 버티는 것
57:47:00 조금 비관적이긴 하지만 혹독하네
57:53:00  혹독하다, 그건 부정할 수 없지만
57:57:00 좋은 시간 약간을 만들고 있는 지금이 난 너무 좋아
58:02:00 이렇게 너희랑 수다 떠는 거
58:04:00 그것만으로도 참 좋아
58:12:00  이제 겨우 서른인데 감성 타고 지난 시간 돌아보지 말자
58:16:00 귀찮아, 마흔 살 돼서 돌아볼래
58:20:00  좀 그래도 되잖아
58:22:00 과거를 돌아보지 말고 미래를 걱정하지 말고
58:28:00 우리 당장의 위기에 집중하자
58:34:00 어떤 위기?
58:36:00 라면이 먹고 싶어
58:37:00  아, 씨, 안 해, 안 먹어
58:41:00  진심?
58:43:00  어떻게 그런 말을 해? 이 시간에 꺼낼 말이야, 그게?
58:46:00  아휴, 들어가
58:49:00 버틸 자신 없으면
58:53:00  세 개만 끓여
58:55:00 밥은 없지?
58:56:00  있어, 찬밥
59:38:00  밤에 먹어야 건강한 라면이 나오는 그날을 기다리며
59:41:00 그냥 그 정도의 설렘을 느끼고 
59:45:00 이 정도의 위기에 몇 번쯤은 져도 무관한
59:49:00  행복한 인생이 되길
59:52:00 별거 아닌 어느 밤
59:57:00 라면을 먹으며 생각해 본다 
1:00:44 남자랑 손잡았어
1:00:45 남자랑 잤어
1:00:46  나 기부했어, 싹 다
1:00:49  너, 나가
1:00:51 흔한 말로 잘리는 거야, 너
1:00:52  싫어요, 전 못 나가요, 전
1:00:53  인생 참 굴곡지다 
1:00:55 -  좋아해요 -  왜 밥 먹는데 고백을 해?
1:00:57  밥 풀 때 했어요
1:00:58  그런가? 그럼... 에이, 구내식당에서 그래도...
1:01:01  솔직히 했지?
1:01:02 잡채밥
1:01:04  아까 나간 새끼 잡아 와 잡히면 처맞으면서 먹는 거야
1:01:08  나한테 뭐 악감정 있니?
1:01:09  고마워요, 재밌게 일하게 해 주셔서 
1:01:13  작가면 남친 없겠네요?
1:01:14 - 왜요? -  예민해서
1:01:16 감독이면 여친 없겠네요?
1:01:18 - 왜요? -  재수 없어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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