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멜로가 체질 5화 명대사 및 대사

다시 듣고 싶은 대사가 있는데 어디였지??
생각이안나서 계속 재생하고 넘겨보고 했는데

이거보시고 편하게 시간찾아서 찾으세요!


( CTRL + F ) 버튼으로 찾으시면 더 편해요~


39s  자, 여러분, 그럼 여기서
41s 문예 사조에 대해서 좀 더 알아보겠습니다
45s 문예 사조란 과연 무슨 뜻일까요?
47s  사랑이었다
48s  문예 사조에는 두 가지의 큰 뜻이...
1:22  자, 오늘 수업 여기까지 하겠습니다
1:24  수고하셨습니다
1:39 -  밥 먹자 - 나 다이어트
1:46 - 밥 먹을래? -  네? 저요?
1:49  아니
1:51 나?
1:52 같이 밥 먹는 친구가 오늘 안 나와서
1:54 가자
1:57  어
1:58  뭐 좋아해?
2:01 떡볶이?
2:13 매운 거 좋아하는구나?
2:14  응? 아...
2:17 매운 거 좋지
2:17 - 밀떡? -  응, 밀떡
2:19 - 국물 좀 자작자작하고 -  그렇지
2:21 삶은 계란 노른자 살살 풀어서
2:23 조미료 맛 확실히 나야 되고
2:25  단무지랑
2:34 혼자 밥 먹을 뻔했는데
2:37 나도
2:38  친구 없어?
2:40 많지는 않아
2:42  근데 왠지 몇 년 후에는
2:44 혼자 밥 먹고 혼자 술 먹고 이런 게 트렌드가 될 거 같지 않아?
2:48 뭐, 유행할 게 없어서 혼자 먹는 걸
2:50 그럼 혼자 먹는 밥집, 혼자 먹는 술집 그런 것도 나오게?
2:54 씁, 그건 좀 그렇고
2:56 유행이라기보다 뭔가 익숙한 풍경이 되는?
3:00 너무 정 없다
3:02  그렇지?
3:04 그건 좀 그렇지
3:07 같이 밥 먹자고 해 줘서 고마워
3:13 같이 먹고 싶었어
3:18 그래? 
3:21 '왜?'라고 물어봐도 되나?
3:24 - 너 왜 동아리 탈퇴했어? -  어?
3:27 - 내가 탈퇴했으니까 -  어...
3:29 너 왜 교양 수업 바꿨어?
3:32  나 따라온 거잖아
3:45 소주?
3:46 아까부터 마시고 있었어
3:49 아휴
3:50 쓴 거 좋아하는구나
3:51  응, 쓴 거 좋지
3:53 쓴 걸 낮부터?
3:55 용기가 안 날 거 같아서
4:00 내가 이만큼 했으면 너도 뭘 좀 했으면 좋겠는데
4:07 얼마큼 마시면 취해?
4:10 반병?
4:12 조금만 더 마셔 봐
4:27 자
4:29 이제 나한테 하고 싶은 말 해
4:41  좋아해, 너
4:46  사실
4:48 떡볶이는 맵기보다 달다
4:52 소주도 쓰기보다 달다
4:54 하지만 우리가 나눈 키스가 달달했던 이유가
4:58 그 때문만은 아니었겠지
5:01 사랑이었다
5:07 여자가 남자 좋아할 때 눈빛이 어떤 줄 알아?
5:11 어떤데?
5:19  남자가 여자 좋아할 때 콧구멍이 어떤 줄 알아?
5:23 어떤데?
5:30 다시 해 봐
5:34  우리가 주고받은 그 수많은 말들은
5:37 멋대가리 없는 단어들을 아무렇게나 조합해 놓아도
5:40 세상 달콤한 속삭임이 되었으며
5:55  세상 유치한 것이라 분류되는 모든 행위에
5:58 세상 정당한 명분을 부여받았다
6:12  아이고, 수업 잘 들었어?
6:17 나 토하고 올게
6:20 같이 가
6:22  세상 불편한 건 목격자들의 몫이었을 뿐
6:26 우린 항상 그랬고
6:28  그 항상은 시간이 흘러 종종이 되었다
6:31  종종 그랬고
6:35 종종 싸웠다
6:37 - 미안하다고, 내가 미안하다고! -  놔!
6:39 놓으라고, 놓으라고
6:42  알았어
7:14  다툼이 헤어짐은 아니라는 것을
7:16 서로 암묵적으로 믿게 된 어느 시기
7:20 우린 그 믿음에 안심하게 되고
7:23 아이러니하게도 그 안심 안에서
7:26 이미 알고 있던 서로의 다름을 처음과는 다르게 용인하지 않았다
7:31 그렇게 다툼은 반복되어 가고 더욱 치열해졌다
7:37 아니, 치사해졌다
7:57  뭘 또 한마디 하려고 미간에 주름을 잡아?
8:00 넌 내가 뭔 말 할 줄 알고 덥석 또 짜증이야?
8:03 덥석 손을 잡았지 뭘 덥석 짜증을 냈다 그래?
8:05  손은 내가 먼저 잡았잖아 언제 네가 먼저 사과한 적 있어?
8:08 누가 먼저니, 누가 더 잘못이니 그거 따지는 게 그렇게 재밌어?
8:12  왜, 통계학을 하지?
8:14 너 금요일 날 들어가서 문자도 안 했잖아, 왜 안 했는데?
8:17 얘기가 왜 또 글로 튀어?
8:18  너 짜증 잘 내고 사과 안 한다는 얘기 하고 있는데
8:21 네 잘못들 얘기가 나왔으면 그거 정리하고 내 잘못으로 넘어가든가
8:25 내가 그랬을 때는 피곤해서 그런 걸 가지고
8:27 그렇게 괜한 의심 하고 그렇게 뭐라고 하던 애가
8:30 내가 한 번 그런 거 가지고는
8:32 네 잘못들 정리하고 넘어가라니까?
8:35 너 새벽까지 술 먹고 그다음 날 12시 넘어서
8:38  그것도 내가 연락해서 받고
8:39  내 얘기가 안 들리냐?
8:41 네 얘기 끝내고 내 얘기 하라고!
8:43 그게 뭐가 그렇게 중요하냐고!
8:45 왜 안 중요하냐고, 그게!
8:46 그게 이렇게 손잡은 상태에서 따질 일이야?
8:48 놔, 그럼!
8:50   일어나기만 해, 끝이야
9:17   야!
9:20 비 오잖아!
9:48  붕대가 필요한 상처를 반창고로 겨우겨우 막아 내며
9:55 그만 좀 걸어
9:56 산책은 미세 먼지 없을 때 그럴 때나 좀 하자고
10:00 그냥 말하면 되지 왜 짜증을 내?
10:03  뭔 짜증을 내? 그냥 말하는데
10:06  미간에 주름 잡힌 거 뭔데?
10:08 내가 너 짜증 섞인 투인지 그냥 말하는 투인지 그걸 몰라?
10:11 뭐가 불만인데?
10:12 말했잖아, 불만, 그만 걷자고
10:15 불만 있다는 거네
10:17 짜증 냈다는 거네
10:19 근데 뭘 그냥 말했대? 
10:22 내가 짜증 냈다는 거 인정하는 게 그거 듣는 게 지금 네 목적인 거야?
10:26 매사 그렇게 짜증을 내잖아
10:28 왜 그래? 집안 내력이냐?
10:30 집안 내력?
10:32 넌 쪼잔한 게 집안 내력이냐?
10:34 쪼잔?
10:37 그럼 아예 만나지 마
10:38 헤어지자 그런 거지, 지금?
10:39 네가 말한 거지
10:40  아니야, 딱 말해, 헤어지자 그런 거지?
10:43 네가 딱 말해, 헤어지고 싶은 거잖아
10:44 네가 말하라고
10:46 그래, 헤어지자, 헤어지자, 제발!
10:48 -  헤어지자 그런 거지? -  어어! 못 알아들어?
10:51  한국말도 못 알아듣냐? 영어로 해 줄까?
10:52 해 봐, 영어로 해 봐, 해 봐!
10:54 '아이 원트 투 브레이크 업 위드 유 레츠 브레이크 업!'
10:56 꺼져, 씨!
10:58 생큐, 바이
10:59 뭐, 생큐?
11:00 야, 뭐...
11:03 고마워? 다시 말해 봐, 고마워?
11:06  다시 말해 봐, 고마워?
11:08  지금 네 입에서 나올 말이야?
11:10 왜, 네 입에서는 되고 내 입에서는 안 되냐?
11:12 너 저번에 헤어질 때 네가 나한테 한 말이야
11:28  겨우
11:30 겨우 막아 내며
11:32 이유도 기억나지 않는 헤어짐과 만남을 반복했고
11:36 단 한 마디로 헤어짐을 완성하는 경지와
11:52 단 한 마디로 재결합을 완성하는 경지에 도달하기 이르러
12:21  혼자 먹는 밥집과 혼자 마시는 술집이 등장했을 무렵
12:27 우린 진정한 의미의 헤어짐을 맞이했다
12:35 그저께 밤에
12:38 내 친구가 너 봤대
12:41 모텔에서
12:46 할 말 있니?
12:50  사랑이 아니었다고 생각했다
12:55 이제는 상처도 나지 않을 것만 같은 상대의 마음을
12:58 애써 할퀴어 가며 헤어졌던 그때도
13:01 얼마의 시간이 지나 무감각해졌다 느꼈던 그때도
13:05 아니었다 확신하고픈
13:08 내 안의 솔직하지 못한 고집을 믿고 싶었을 뿐
13:12 사랑은 변해도 사실은 변하지 않는다
13:17 사랑이었다
13:19 하지만 어제 내가 흘린 눈물의 이유는!
13:22  그놈을 잊지 못해서가 아니야
13:25 고생했던 내 마음을 잊지 못해서지
13:27  그러니까 그가 아니라 나를 잊지 못한 거고
13:31 20대의 대부분의 시간을 한 남자와 보내 버린
13:34 그 가엾음이 문득 떠올라서였다
13:37 뭐, 그거지
13:39 그러고 보니 외적으로 가장 아름답던 시절의 너는
13:43  가장 비루했던 시절의 환동이와 함께했구나
13:45 응? 난 지금이 가장 아름다운데?
13:49 어딜 보고 그런 생각을 한 거야?
13:51 음, 마음가짐?
13:54  뭔가 보상이 필요해
13:56  보상?
13:58 그 시간 안에서 어쨌든 행복이란 감정도 느꼈을 거 아니야
14:01 보상이 필요한 문제 같진 않은데?
14:04 그리고 20대의 아름다움이 여자한테만 있는 건 아니지
14:07 환동이 형도 외적으로 가장 아름다운 시절 아니었을까?
14:10 뭐, 게이의 입장에서 보면 그렇지
14:13 아니, 어쨌든 그 형도 자기 집에서 귀하고 이쁜 아들인데
14:17 넌 내동 우리 편 들다가 잘생긴 남자 욕하면 괜히 편들더라?
14:21  너 그러는 거 문수 씨는 아니?
14:23  응, 그래서 좋아하지
14:26  그래, 보상이 필요한 문제는 아니라고 치자
14:30 그러나 여성의 가치 평가 기준이 외형에 기인한다고 여기는
14:33 그 야만적인 인식에 대해
14:35 오늘 밤 나는 문제 제기를 해 보려 한다
14:38 갑자기?
14:39 그런 식의 접근으로는 절대 아름다운 여성을 가질 수 없음을
14:43 여전히 외적으로도 아름다운 우리가 가슴 깊이 새겨 주도록 하자
14:47  준비해
14:50  뭐야, 뭘 준비해?
14:52  아무래도 클럽으로 갈 거 같아 
14:55 인국이 좀 부탁해
14:57 이 언니들 진짜
14:59 아니, 옛사랑 얘기 하다가 뭐, 갑자기 클럽을 가? 
15:01 뭔 전개가 이래?
15:03  원래 가기로 했었던 거지?
15:08 너희 양아치니?
16:06  은정아!
16:07 왜 남자들이 우리한테 말을 안 걸어?
16:10  몰라!
16:12 어디 신청을 해야 되는 건가?
16:15  아하, 오케이!
16:31 알았어, 그만해
16:32 - 놔, 놓으라고 했다! -  나가서 얘기해 
16:47  물었어!
16:48 이 멍청한 물고기들에게
16:49 나의 외적 아름다움은 거부할 수 없는 떡밥!
16:52 이것이 진정한 도시 어부
16:54  뭐 해요?
16:55  근데 춤추고 있는 사람한테 뭐 하냐고 물어보면
17:00 뭐라고 대답해야 되는 거지?
17:03 일탈!
17:16  누구랑 왔어요?
17:18  남친!
17:34 예뻐요, 같이 놀래요?
17:37   저 애 엄마예요
17:40  아, 잘 키우세요, 네
18:02 뭐야, 왜 이렇게 맛있어? 24시간 하는 집이
18:08  그렇지? 우리 맛집 찾았다, 야
18:11  처음부터 이거 먹으러 나온 거 같아
18:13  응
18:15 수육도 먹을까?
18:18  콜?
18:20  -  여기 수육 하나만 주세요 -  네
18:26  -  음 -  먹어도 돼?
18:29 -  됐어? - 어, 어, 됐어
18:36 - 자 -  자, 잔 들어
18:39  짠, 아휴, 안 집혀
18:41  짠!
18:59 이 맛이다
19:08  와, 배불러
19:10   하, 진짜 잘 먹었다
19:18  우리 나이 먹은 건가?
19:21  우린 밥을 먹었지, 아유, 배불러
19:27  아니, 그, 어, 클럽에서 남자들이 말 거는 게 좀
19:32 뭐랄까?
19:35 거슬려
19:37  음, 신뢰감 있는 관계에만 반응하는
19:40 그런 사회적 나이에 접어든 걸 수도 있어 
19:43 줄어들고 있는 수명을 인지하고 있던 감각이 신호를 보내는 거지
19:47  '신뢰 없는 관계에 시간을 할애하지 말게'
19:51 '그게 체력적으로 유리하다네' 뭐, 하고
19:55  아이, 근데 그거 약간 장소에 대한 편견 같은 거 아닌가?
20:00 아니, 왜, 클럽에도 좋은 사람 있을 수도 있잖아
20:04  진짜 놀지도 못하는 것들이 괜한 분석이나 하고 있고
20:08  누가 보면 우리 진짜 웃길 거 같지 않아?
20:11 그렇지?
20:14  아, 어쨌든 피곤하구먼 괜히 클럽에 가자고 해서는
20:19   그냥
20:20 일탈 비스무리 같은 걸 하고 싶었어
20:23 일종의 환기지
20:25  그냥 남자를 사귀어
20:28  사랑은 없다!
20:31  사랑 없는 만남, 고정적인 일탈!
20:34  의미 있다, 야
20:37  씁, 뭐랄까, 그...
20:40 사랑은
20:42 앞머리 같은 거야
20:46  미친년
20:59  야, 넌 또 왜 이렇게 뒤숭숭해졌어?
21:04  나 고민 생겼어
21:07  갑자기?
21:09  응, 갑자기 생겼어
21:13  이거 또 심, 심각한 얼굴을 보니...
21:17 별거 아니겠구먼!
21:21  왜?
21:22 클럽에서 남자가 손잡았어, 어?
21:27  헤어졌구나
21:30  어?
21:31 헤어진 거야
21:33  아니요, 그게 어디 쉬운 일인가요?
21:36  아, 그렇죠
21:40 그날
21:43 헤어지자고 했었죠
22:36  헤어지자고 했었죠
22:40  왜 헤어지자고 했어요?
22:44 제가 좀 치사해서요
22:46  응?
22:50 하윤이가, 아, 이름이 하윤이에요
22:53 네, 하윤 씨가
22:56  한참 취업 준비 하느라 고생했는데
22:58 계속 실패하고
23:00  아, 취업
23:02 그러다 작은 옷 가게를 했는데 그것도 잘 안되고
23:08  그래서 스트레스가 늘고
23:10 그래서 술 먹는 날도 늘고
23:12 힘들면 나를 찾게끔 해야 하는데
23:16 술을 찾게 했네요
23:17 그게 치사한 거예요?
23:22 여자 친구 흉 되는 말만 또 늘어놓고 있죠, 제가?
23:25 이거 치사한 거 맞죠?
23:28 그 정도 치사함도 없이 어떻게 살아요
23:33 바보 같은 질문 같지만
23:35 사랑하는 사람이 힘들 때
23:38 안아 주는 것만으로 힘이 되지 않는다면
23:41 뭘 할 수 있을까요?
23:49  돈을 줘, 안아 주는 건 위로고
23:52 문제 해결을 원하면 돈을 써야지
23:55 말을 말자
23:57 야, 너는 남의 걱정을 네 걱정 하듯이 하고 살지 좀 마
24:00:00  네 걱정 하기 안 바빠?
24:02:00 아, 남의 일 가지고 왜 이렇게 고민해?
24:04:00  나 사실...
24:07:00 그 여자 봤거든, 클럽에서
24:10:00 이거 말을 해야 되나?
24:11:00  클럽도 갈 수도 있고 그런 거지 뭘 그래?
24:13:00  아니, 거기서 막 남자랑 뽀뽀를...
24:18:00 아, 뭐, 할 수 있어, 할 수 있지, 응
24:21:00 클럽에서 만난 남녀가, 뭐 판문점에서 만난 남북 정상도 아니고
24:24:00  양손 꼭 부여잡고 인사하면서
24:26:00 '제 친구들 쪽으로 같이 넘어가 볼까요?'
24:28:00 뭐, 그럴 거야? 할 수 있어
24:30:00  그, 우리 설렁탕 먹고 나오는 길에
24:34:00 그 여자가 그 남자랑 호텔에 들어가는 걸 봤는데
24:39:00 그래, 그래, 그래
24:40:00 뭐, 잘못 들어갔을 수도 있지
24:42:00  야
24:44:00  남친이
24:45:00 '너 다른 남자랑 호텔 들어가는 거 봤는데 설명해 줄래?'
24:48:00 라고 했을 때 여친이
24:49:00 '아, 그거 잘못 들어간 거야 전철역인 줄 알고'
24:53:00 그럼 남친이 '아, 그랬구나, 전철역인 줄 알았구나'
24:55:00 '전철역이 5성급인 줄 알았구나'
24:57:00 '아휴, 괜히 걱정했네 의심해서 미안해, 사랑해' 하겠다?
25:01:00 헤어지라 그래, 그냥
25:02:00  넌 자꾸 그렇게 남 일처럼 말하니? 
25:05:00 남이니까
25:07:00 아...
25:11:00  아니, 그래서
25:13:00 이거를 말해야 돼, 말아야 돼?
25:16:00 아, 바로 말하고 비난을 쏟아부어야지
25:19:00 대신 그 옆에 있던 남자 새끼도 같이
25:21:00  세상이 상년 옆에 있는 상놈은 잘 안 봐요, 어?
25:24:00  상놈은 원래 상놈이었으니까 세상에 널린 게 상놈이니까
25:27:00 근데 어쩌다 상년 하나 보면 그 상년이 대단한 상년처럼 느껴지고
25:31:00 그게 뭔 자랑이라고 상놈은 상년만 열나게 상년이라 욕하고
25:34:00  야, 조용, 그만
25:37:00 하, 정신병자 같아, 씨
25:42:00 은정아, 네 생각은 어때?
25:44:00 나 죽겠어
25:45:00 자, 좋아, 인문학적으로 접근해 보자
25:47:00  난 역사와 예술이 인문학에 포함된다고 생각하는 입장인데
25:51:00  예컨대 여자는
25:52:00 역사적으로 수많은 전쟁에서 전리품 취급을 받았지만
25:55:00 - 사실 역설적으로... -  그만
25:58:00 아니, 난 상년과 상놈의 존재 가치가 있다, 없다보다는
26:02:00 그 수의 균형이 더 중요하다
26:03:00 그 이해를 위해서는 역사적으로 거슬러...
26:05:00  그만!
26:10:00 됐다, 됐어
26:13:00  씨!
26:14:00 나 갈래
26:16:00  야, 네 인생이나 신경 쓰라고
26:19:00 너한테 딸린 짐이 30kg이야
26:21:00 - 30kg? -  인국이 몸무게
26:24:00  그렇다고 너무 쫄지는 말고 네가 아직 두 배나 더 나가니까
26:28:00 미쳤나 봐, 나 54kg이거든?
26:36:00  조심히 가
26:38:00 아휴
26:39:00 나도 이제 내 걱정을 좀 해 볼까?
26:41:00 3부 아직 못 썼어?
26:43:00 - 다 썼어 -  근데?
26:46:00 작가의 걱정은 탈고 후에 새로운 국면을 맞이하지
27:21:00  음, 표정을 보아하니 길어지겠군
27:26:00 자, 마음껏 까 보세요
27:29:00 내 오늘 단 걸 많이 먹어서 쓰러지지 않을 자신 있어
27:34:00 나쁜데 좋아요
27:35:00 뭐지? 새로운 타법인가?
27:38:00 나빠서 할 말은 많은데 그게 뭐, 큰 문제가 아니라서
27:41:00 뒤로 좀 미뤄 놔도 괜찮겠다 뭐, 이런 뜻입니다
27:43:00 왜 뒤로 미뤄요? 우리 밀렸어요?
27:45:00 네
27:47:00  뭐, 이 대본 우리 채널 공모전 당선작도 아니고
27:50:00 국장급에서 까면 할 말이 없어요
27:52:00 우리 까였어요?
27:53:00  네
28:02:00  오, 기획 의도?
28:04:00 작가님 기획안에 있던 거 내가 좀 있어 보이게 수정을 했는데
28:07:00  작가님이 한번 읽어 보시고
28:08:00 혹시 뭐, 수정하시고 싶은 부분이 있으면 건들지 마요
28:11:00   내가 한 게 더 좋아
28:13:00 음, 아무렇지 않다
28:15:00 감독님 재수 없는 거 이제 좀 적응이 됐어요
28:18:00 음, 나도 작가님 글재주 없는 거 좀 적응이 됐어요
28:22:00 아, 영화에서 보면 이렇게 팍 치면 기절하고
28:24:00 그거 실제로 좀 안 되나, 어? 쓸모 있을 거 같은데
28:27:00 우리 드라마 잘되면 내가 그거 한 번 하게 해 드릴게
28:30:00 콜!
28:32:00 근데 이거 갑자기 왜요? 우리 기획안 다 있는데
28:36:00 우리 발표해야 돼요
28:38:00 더 정확하게 말하면
28:40:00 설득?
28:40:00 아, 우리 편성 못 받았지
28:43:00 우리 제작사도 없는데 편성은 무슨...
28:47:00 재미있지만 서글픈 소식이 있어요
28:49:00 음, 씁, 그럼 마음가짐이 중요하겠구먼요
28:53:00 해 봐요
28:54:00 - 정혜정 작가가... -  오호, 재밌는데?
28:58:00 우리 작품 이 채널에서 하면 자기는 안 하겠다고 합니다
29:00:00 아하
29:03:00 서글프군
29:04:00  놀랍게도 충격에 헤매고 있을 만한 여유가 없어요
29:07:00 충격이라기보다
29:09:00 부럽다
29:12:00 뭐가요?
29:12:00 아니, 그렇게 유치한 짓을
29:15:00 아무 거리낌 없이 하면서 살아갈 수 있다는 게
29:17:00 그 자신감
29:20:00 나도 빨리 성공해서 유치하게 살고 싶다
29:22:00 난 성공하면 사람 확 변할 거야 유치하고 건방지게
29:25:00 뭐, 뭐가 됐든 지금보다는 나을 거 같긴 하네요
29:30:00 아무튼 작가님은 흔들림 없이 하시던 글쓰기 계속하시면 됩니다
29:34:00 PT는 내가 하니까
29:37:00  뭐지, 그 자신감은?
29:40:00 왜, 드라마 같은 거 보면
29:43:00 기다란 회의실에 임직원들 좌우로 쫙 앉아 있고
29:46:00  빔 프로젝터 쫙 쏘고
29:48:00 주인공은 막 비현실적으로 말 너무 잘하고
29:50:00 막 그런 거 있잖아요
29:51:00 그 비현실적인 인물이 실제 존재를 하거든
29:56:00 나!
29:59:00 놀랍죠?
30:03:00 이 정도 잘난 척이 실제로 존재한다는 게 더 놀라워
30:07:00  이런 인물을 다큐로 찍어야 되는데
30:12:00 다큐요?
30:15:00  그러니까 이해하기 쉽게 그, '워낭소리' 알죠?
30:18:00 소 나오는 거?
30:19:00 그렇죠, 그런 영화용 다큐멘터리죠
30:21:00 그럼 나 죽을 때까지 찍는 건가?
30:23:00  아니, 아니
30:25:00   농담이에요
30:26:00 그럼 뭐, '나 혼자 산다' 같은?
30:28:00 아, 뭐, 혼자 살고 있으면 혼자 사는 것도 나오겠죠?
30:31:00 물론 동의하에
30:32:00 그럼 남자 친구 집에 못 데려오잖아
30:35:00 너 요즘 남자 만나니?
30:37:00 아니, 생길 수도 있잖아
30:39:00  아, 뭐, 있지도 않은 걸 벌써부터 고민해요?
30:41:00 음, 재밌겠다, 그럼 나 막 문란하게 노는 거 방송 나가도 돼?
30:44:00  너 문란하게 노니?
30:46:00  아니, 사람이 변할 수도 있잖아
30:48:00 변하기도 전에 고민 먼저 해요?
30:50:00 그럼 감독님이 카메라 들고 나 찍는 거?
30:52:00 아, 저는 제작을 맡았고요
30:54:00 씁, 어, 감독은... 아휴, 이제 올 시간 됐는데
30:58:00 이은정 감독이 할 거예요
31:00:00 이은정, 이은정?
31:03:00  네, 이은정 감독도 흥미롭게 생각하고 있어요
31:05:00 내가 흥미롭지가 않은데?
31:07:00 방송 같이 하시면서 사이 많이 좋아지셨던데요, 왜 
31:09:00 -  안녕하세요 -  아, 아이고
31:11:00   안녕하세요, 방송 잘 보고 있습니다
31:13:00 -  이쪽으로 앉으세요 -  야, 앉지 마, 얘기 좀 해
31:22:00  뭐, 옥상으로 올라오라는 건가?
31:35:00  거절하지 마 나 설득 같은 거 안 할 거야
31:38:00 뭐, '너 말고도 다른 배우는 많다' 그런 거야?
31:40:00 배우가 많진 않지만 매달릴 정도는 아니야
31:43:00 절박함이 없네
31:44:00  응, 일하는 도중에는 일한 게 아까워서 매달리기도 해
31:47:00 절박해지기도 하고
31:49:00 근데 시작하기 전에는 안 그래
31:51:00 음, 시작부터 지는 느낌이 싫어서 아예 안 해
31:54:00  포기를 잘한다는 걸 길게 말한 거지?
31:56:00  포기하고 나면 부자 된 느낌이 들기도 하지
31:59:00 그거 아무나 하는 거 아니거든 난 포기를 즐기는 편이야
32:03:00 삶이 아주 윤택하시네
32:05:00 생각이 윤택한 거지
32:07:00 그래라, 그래, 좋아, 비즈니스
32:10:00 나를 찍고 싶은 이유는?
32:12:00 너 재미있어
32:13:00 - 내가 재미있어? -  응
32:15:00 인간적인 구석이 많아, 귀여운 허점들
32:19:00 멍청하단 얘기를 돌려 말한 거지?
32:21:00 아주 그렇진 않아
32:24:00 어느 정도는 그렇단 얘기지?
32:26:00 일정 부분 염두에 두지 않았던 건 아니야
32:29:00  이건 무슨 뜻이야?
32:30:00 네가 매력 있단 뜻이야
32:32:00 - 맞아? -  맞으면 할래?
32:36:00  처음부터 거절할 생각은 없었어 제목은 뭐야?
32:38:00 '여자 사람 배우'
32:41:00 '내가 이소민이다'라고 하면 안 돼?
32:42:00 안 돼
32:45:00 나 요즘 히프 업 운동 해서 엉덩이 장난 아닌데
32:47:00 - 샤워하는 것도 찍어 주면 안 돼? -  안 돼
32:50:00 - 전 남친들... -  안 돼
32:52:00 - 브라질리언... -  안 돼
33:03:00  그래 가지고 장사가 되겠니?
33:04:00 남들은 자극적인 거 못 뽑아서 안달인데
33:07:00  너 좀 신비로운 거 그런 거 좋아할 줄 알았는데?
33:10:00 이미 신비하지가 않아
33:12:00 너도 셀프 디스를 하네?
33:14:00 나처럼 드라마, 예능
33:16:00 여기저기 소비됐던 애가 안 보이기 시작하면
33:18:00 신비한 게 아니라 그냥 인기 떨어져서 안 팔리는 거라고 생각한다니까?
33:25:00 고마워, 그런 고민을 담고 싶어
33:30:00 그러니까 이왕 하는 거 장사가 되게끔 해야지
33:33:00  그렇다고 장사가 중요하단 건 아니야
33:35:00  그럼 뭐가 중요한데?
33:36:00 사람을 담고 사람들에게 보여 주고 같이 생각하고 같이 얘기하고
33:41:00 그걸 왜 해야 하는데?
33:43:00  같이 윤택해지는 데 도움이 될까 해서
33:45:00 네가 왜 도움이 되려고 하는데?
33:46:00  세상에 나쁜 사람도 많아서 덜 나쁜 사람이 더 많이 말해야
33:50:00 다음 세대가 덜 나쁜 사람의 영향을 받고 자라겠지?
33:52:00 그럼 더 많이 말하는 것보다는 더 많이 보게 하는 게 중요하네
33:58:00 음, 더 많이도 중요하겠지만
34:00:00 어떤 말을 어떤 마음으로 또 어떤 형식으로...
34:03:00  뭐, 너도 예술이 하고 싶은 거야?
34:06:00 근데 네 말대로라면 예술은 나쁜 거 아니야?
34:08:00 알아본다, 알아듣는다 싶으면 감추는 거 아니냐고
34:11:00 대중적인 소통보다 자신은 더 고귀해야 한다
34:14:00 더 특별한 위치에 있어야 한다 뭐, 그런 거 아니냐고
34:17:00  그들의 생각도 맞고 네 생각도 맞아 근데...
34:22:00 야, 너 근데 말 되게 잘한다
34:24:00 대본도 없는데 왜 그래?
34:33:00  ♪ 단 한 번이라도 ♪
34:36:00 ♪ 내 모습 떠올라 ♪
34:41:00 ♪ 긴 한숨 짓고 ♪
34:45:00 ♪ 있다면 ♪
34:47:00 ♪ 다시 돌아와 ♪
34:51:00 ♪ 너를 위해 비워 둔 내 마음속 ♪
34:56:00 ♪ 그곳에 ♪
34:58:00 ♪ 마지막 사랑이라 ♪
35:01:00 ♪ 믿는 내게로 ♪
35:06:00 자, 이제 가면을 벗고
35:09:00  정체를 공개해 주세요!
35:12:00 아, 이게 누구입니까! 
35:14:00 카니발 안전벨트 소녀는 바로
35:17:00 이소민 양이었습니다!
35:20:00 민준아, 나 왜 '복면가왕'에서 연락이 없는 거야?
35:24:00  소문난 거 같아
35:25:00  뭐가?
35:26:00  너 노래 못하는 거
35:29:00  ♪ 바보처럼 보내고 ♪
35:32:00 ♪ 바보처럼 웃고 있는... ♪
35:55:00  괜찮아요, 놔두세요
35:59:00 절대 턱 밑으로 침을 흘려보내지 않아요
36:07:00 근데 얘 나한테 왜 이래요?
36:09:00  뭐, 일종의 자기소개 같은 거죠
36:12:00 자기소개?
36:13:00  공원 산책을 좋아해요
36:16:00 어, 빡센 운동 하면 주름 생긴다고 걷기 운동만 하거든요
36:20:00  헤어 숍은 거의 매일 가는데
36:22:00 거울 앞에서 누가 머리를 만져 주면 마음이 편안해진대요
36:27:00 그래서 솔직한 말은 숍에서 자주 나오고
36:30:00 은행 가는 것도 좋아해요
36:32:00 자기 돈 누가 빼 가는 거 같다고
36:34:00 뭐, 인터넷 뱅킹도 안 하고 약관 같은 것도 다 읽고
36:37:00 은행에만 가면 이상하게 냉철해져요
36:39:00 되게 어색하죠
36:41:00 차 안에서는 온갖 것을 다 해요
36:44:00 뭐, 신인 때는 스물네 시간 대기한 적도 많았고
36:46:00 한창 잘나갈 때는 지방 스케줄도 많았으니까
36:50:00 근데 그걸 왜 나한테?
36:51:00 좋아하는 거예요
36:52:00 나, 나, 나를?
36:54:00  아니요, 자기가 주인공인 다큐를 찍는다는 거
36:57:00 아...
37:01:00 역시 재밌네
37:09:00  뭐지? 내 용건이 있어서 부른 건데
37:12:00 네 고민을 털어놓을 것만 같은 이 불길한 느낌
37:16:00 그, 만약에 가정인데요
37:19:00 그, 대표님이 남자 친구가 있는데
37:21:00  그러니까 남자 사람 친구 친한, 아끼는
37:24:00 어, 그 친구가 여친이 있는데
37:26:00 우연히 대표님이 그 남친의 여친이 다른 남자와 있는 모습을 본 거예요
37:30:00 막 손도 잡고 뽀뽀도 하고
37:36:00  그러니까
37:37:00 저, 그...
37:40:00 5성급 지하철역에도 가고
37:45:00 그, 그럼 대표님은 그 친구한테
37:48:00 이 사실을 알릴 건가요 알리지 않을 건가요?
37:50:00 그리고 그 선택의 이유는?
37:52:00 그 남자 친구가 재훈이구나?
37:54:00 대표님도 보셨어요?
37:55:00  그럴 리가
37:57:00  대표님
37:59:00  그, 절대, 절대 재훈 씨한테 말하면 안 돼요
38:04:00 그게 고민이야?
38:06:00 네
38:07:00  그 고민의 답을 자기 입으로 말했는데, 벌써?
38:10:00 네? 제가요?
38:12:00 절대 말하지 말라며?
38:18:00 그렇죠
38:23:00 저기, 좀 전에도 말했지만
38:27:00  네
38:29:00 내가 용건이 있어서 부른 건데?
38:31:00 아, 죄송합니다, 귀중한 업무 시간에
38:36:00  그래서 난 간단히 할게
38:39:00 황 팀장, 너, 승진해라
38:42:00 네?
38:44:00 뭐, 미션인가요?
38:47:00  통보야
38:48:00 제작 파트까지 맡아서 실장 역할을 해 줬으면 좋겠어
38:52:00 그, 제가 제작을요?
38:56:00  그, 프로듀싱을 말하는 건가요?
38:58:00 저는 마케팅만 8년 했는데
39:02:00 알려진 사실을 말하자면
39:03:00 황 팀장만큼 성실하게
39:05:00 이 바닥 생리를 잘 이해하고 견뎌 낸 사람이 어디 있겠나 싶고
39:09:00  숨겨진 사실을 말하자면
39:11:00 능력이 검증된 팀장급 PD를 영입하는 데 실패한 것도 있지
39:18:00 와닿네요
39:20:00 야, 나 지금 대단한 내용을 말한 거야
39:24:00 그에 걸맞은 리액션을 좀 하지?
39:28:00  야, 걸맞지 않아
39:30:00  야, 이런 미친
39:33:00 이야...
39:41:00  축하드려요!
39:48:00  한턱 쏴, 한턱 쏴, 한턱 쏴
39:59:00  실장님!
40:11:00  어디로 마시는 거야?
40:13:00  야, 그만해, 그만해, 그만해, 그만해
41:28:00
41:46:00  자
41:49:00  출근 안 하셨어요? 오늘 PT인데
41:52:00  PT 준비 하느라 못 갔죠
41:53:00 아휴, 참
41:54:00 왜 이렇게 손을 떨어요?
41:56:00 운동을 세 시간 했어요
41:58:00  운동하는 타입이 아닐 텐데
41:59:00 오늘 같은 날은 해요
42:02:00 오늘 우리가 마주 앉아서 상대할 사람들이
42:04:00 어떤 사람들인 줄 알아요?
42:08:00 윗사람
42:09:00 위에 올라가서 권력을 갖게 되면 진짜 인성을 드러내는 게 인간들이죠
42:13:00  그리고 우리 회사의 윗사람들이 드러낸 인성은
42:15:00 꽤나 더럽기로 유명해요
42:17:00 뭐, 타사 윗사람들이랑 경쟁하나 봐 누가 누가 더 더럽나
42:21:00 그런 그들에게 지지 않으려면
42:23:00 내가 강해져야지
42:25:00 씁, 그게 하루 속성으로 가능한 일인가, 그 강함이?
42:30:00 마음가짐
42:32:00  나는 강하다, 응?
42:34:00 막 몸을 단련했다기보다는
42:36:00 내가 나를 믿을 수 있게끔 마음을 단련하는 거죠
42:40:00 이렇게 밥도 든든하게 먹고
42:42:00 드세요, 내가 직접 우렸어요
42:45:00 음, 뽀얘
42:49:00  잘 먹겠습니다
42:50:00  많이 먹어요
42:52:00 아, 좋아
42:56:00  안녕하세요, 들어오세요
42:59:00  아, 민준 씨도 계셨구나
43:01:00  네, 첫 촬영이니까
43:03:00  여기 촬영해 주실 촬영 감독님이세요
43:06:00   안녕하십니까, 잘 부탁드립니다
43:07:00 - 들어오십시오 -  아, 예
43:11:00  그, 이제 막 씻어서요, 곧 나올 겁니다
43:13:00 뭐, 가장 내추럴하고 자연스러운 모습으로...
43:27:00  나오기로 했었는데
43:30:00 그, 저희랑 생각이 좀 다를 수도 있어요
43:33:00 뭐, 관점에 따라 굉장히 내추럴하게 볼 수도 있는 거니까
43:44:00 내 잘못인 거지?
43:47:00  응
43:48:00 갈아입을게
43:52:00  고마워
43:54:00  착한 사람이에요
43:56:00  소민아!
43:58:00  2번 드레스, 3번 드레스 그런 느낌으로 갈아입는 거 아니야
44:35:00   긴장할 거 없어요
44:38:00 뭔 소리야, 긴장 안 하는데, 난
44:42:00 아까 청심환 드시던데?
44:45:00 오늘 까먹고 비타민을 안 먹고 나와서 대신 먹은 거예요
44:48:00  뭔 소리야? 누가 청심환을 비타민 대신 먹어?
44:50:00  조용히 좀 해요, 좀
44:52:00 자기가 말 걸어 놓고
45:13:00 시작하겠습니다
45:21:00  '서른 되면 괜찮아져요'
45:23:00 저는
45:26:00  서른다섯인데 안 괜찮은데
45:34:00 이 하이 코드 유머 
45:36:00 이 드라마의 이무기 아, 주무기입니다
45:47:00  자
45:50:00  기획 의도
45:56:00 읽으시면 됩니다
46:04:00  파워 포인트
46:07:00 글꼴
46:10:00 함초롱바탕체
46:15:00 바로 이 하이 코드 유머
46:17:00 이 드라마의 하이, 이무기 아니, 주무기입니다
46:23:00 이렇게...
46:27:00  서늘하다
46:30:00 공중파 채널 에이스 감독이라는 자의 예상치 못한 빙구미가
46:33:00 비수처럼 꽂힌다
46:35:00  자, 이렇듯 저희 드라마의 간략한 시놉시스는
46:40:00 이렇습니다
47:00:00  네
47:01:00  저, 저, 저, 저기
47:03:00 네
47:04:00  다 못 읽었어
47:05:00  어, 나도
47:07:00 아, 네, 죄송합니다
47:13:00 어디서부터 못 읽으셨죠?
47:16:00  앞으로
47:17:00  이건 읽으셨나요?
47:19:00  그 전, 전에
47:22:00  어, 거, 거기, 거기, 응
47:28:00  부장님들이 눈이 나쁘셔서
47:30:00 잘 안 보이시는 분들은 앞으로 나와서 보셔도 됩니다
47:38:00  말려든다
47:40:00 멀쩡한 사람도 바보로 만들어 버린다
47:43:00 무엇을 초월한 것인가
47:45:00 이성으로 허물기 힘든 벽을 감성으로 공략한다
47:49:00 바
47:50:00 보
47:52:00 감
47:53:00 성
47:54:00  저희 드라마의 간략한 시놉시스는 이렇습니다
47:58:00 그래서
48:01:00 아...
48:03:00  읽기만 해, 그냥 읽기만 해
48:09:00 이렇듯 저희 드라마는
48:10:00 아, '서른을 맞이한 세 여성의 평범한 일과 사랑'
48:15:00 아, 아이, '평범한 세 여성의 일과 사랑'
48:18:00  '그리고 여성으로서의 엄습한...'
48:20:00  그렇지, 그렇...
48:21:00  어? 잠깐만 저, 여기 뭐 하나가 빠졌다, 그렇죠?
48:24:00  허, 그걸 누구한테 묻는 거야? 이...
48:27:00  뭐가 하나 빠졌다, 그렇죠?
48:31:00 아! 사, 사회적으로
48:33:00 어, 여, 여기 사이에 단어가 하나 빠졌습니다
48:37:00 어, '사회적, 사회적으로 엄습한 여성으로서의 불안감'
48:42:00 입니다
48:45:00   티 안 나, 자수하지 마, 이 빙구야!
48:49:00 그 드라마는 잘돼 가고 있는 건가?
48:52:00 오늘 프레젠테이션한다는데
48:54:00  어련히 잘하겠어? 감독이 한다는데
48:57:00 그 감독이 유명하댔지?
48:58:00 유명해?
49:00:00  히트작이 많지
49:01:00 뭐?
49:02:00 '시아버지는 사춘기'
49:03:00 '바람 잘 날 남편'
49:05:00 '김 사장이 왜 그러슈'
49:07:00 재밌어?
49:07:00 난 안 봤는데?
49:09:00 재밌어?
49:10:00 난 모르는데?
49:14:00  안 유명한데?
49:21:00  매회 다른 에피소드로 미니를 풀기에는
49:25:00 한계가 있지 않겠어요?
49:27:00 매회 시놉시스를 보시면 아시겠지만
49:30:00 이미 16부를 가득 채울 에피소드는 준비가 되어 있고요
49:33:00  재미없으면 갈아 끼울 스페어도 충분합니다
49:36:00 유의미한 평가를 받게 될 경우 생각해 볼 수 있는
49:38:00 시즌제에 대한 여지도
49:40:00 어, 이 드라마의 가장 큰 장점이라고 생각합니다
49:43:00 그, 드라마는 모름지기 다음 회가 궁금해야 되는데
49:46:00  주 5회 20분짜리 시트콤도 아니고
49:49:00 우리는 주 5일을 기다려야 하잖아
49:51:00 이, 한 회 정도는 안 보고 넘겨도 될 만한 시리즈물
49:56:00 뭔가 불안하지 않아요?
49:58:00 드라마의 묘미는 재방이죠
50:00:00 그거 보면 되지
50:03:00 어, 흔한 말로 낚시질이라고 하죠?
50:06:00  어, 시청자로 하여금 궁금증을 유발하고
50:08:00 당장 다음 신을 기다리게 만드는
50:11:00 저희 드라마가 지향하는 바는 비슷하지만 조금 다릅니다
50:15:00 당장의 떡밥이 아닌 감정 이입, 공감
50:17:00 그리고 바로 캐릭터의 힘입니다
50:19:00 상황이 아닌 사람을 궁금하게 만드는 힘이
50:22:00 여기 캐릭터들에게는 충분하다고 생각합니다
50:25:00  그런 힘이 있을까?
50:27:00 여자들 얘기에 너무 치중된 거 아니야?
50:30:00  아이, 그러네, 여자는 힘이 없네
50:33:00 작가님, 힘세요?
50:37:00 저요?
50:38:00  네, 작가님
50:42:00 물건 들 때 쓰는 그 힘요?
50:48:00 제가 지닌 힘과 지금 여기 편성 회의와 어떤 연관성이 있나요?
50:52:00 드라마 이거 체력전이에요
50:54:00 드라마 작가는 여자가 더 많은 걸로 알고 있습니다
50:57:00  작가가 세긴 세지
51:00:00 저, 힘은 모르겠고 기가 세
51:03:00  우리 작가님도 보통이 아니겠네
51:14:00  네
51:16:00 부장님
51:17:00  응?
51:19:00 드라마 얘기 하시죠
51:20:00 하잖아
51:22:00 아니, 뭐, 어? 뭐, 뭐 뭐, 여자만 나와
51:26:00 왕자님 없어?
51:27:00  거기다 좀 투박해
51:29:00 누가 투박한 여자 좋아해요?
51:30:00 인물들이 투박하다는 건가요? 글이 투박하다는 건가요?
51:34:00  으응, 질문은 우리가 하지요
51:36:00 여기 질문에 질문으로 답할 수 있는 자리 아닌데?
51:40:00 그러니까 기 세단 말을 한 거예요
51:44:00 유연해야지, 신인이잖아
51:46:00 혼자 다 이끌어 갈 수가 없다고
51:49:00  드라마 쉬운 거 아니에요
51:51:00  저는 이 자리에
51:54:00 드라마가 쉽다, 어렵다를 논하기 위해 나온 것이 아니라...
52:02:00 신인이 왜 유연해야 합니까?
52:06:00  그럼 뭐, 기성은 뻣뻣해야 됩니까?
52:08:00 지금까지 그 뻔한 스토리 뽑아 내는 비결이 뻣뻣함이었습니까?
52:12:00 도대체 왜 이 자리에서
52:14:00 여자 힘센 얘기, 작가 기 센 얘기가 이렇게 나오는 거죠?
52:18:00 부장님은 뭐, 힘이 없어서 부장님 하고 계신 건가요?
52:21:00 아, 그래서 뭐, 야유회 가면
52:23:00 아이스박스 하나 안 들고 뭐, 그늘맡에 앉아 가지고
52:25:00 썰어 드리는 수박 냠냠 하고 드셨던 겁니까?
52:27:00 뭐, 힘없는 거 부러워하라는 겁니까, 뭡니까, 예?
52:30:00  됐어요, 괜찮아, 그만
52:32:00 도대체 왜 이 신성한 편성 회의 자리에서
52:35:00 이런 시대착오적인 말들이 아무렇지도 않게 난무하는 거죠, 예?
52:38:00  이런 수준밖에 안 되는 채널이라면 저도 여기서
52:42:00 임진주 작가님께 같이 작품 하자고 당당하게 말씀드릴 수가 없습니다
52:45:00 안 하면 그만입니다!
52:47:00  창피합니다!
52:49:00  저기요, 그만!
52:51:00 나 손범수예요
52:52:00  그래, 저, 손 감독
52:55:00 그만하지, 어?
52:56:00 네, 그만하겠습니다
53:00:00 지난 5년 동안 하루도 쉬지 않고
53:02:00 이 채널에서 원하는 시청률 제가 다 만들어 드렸습니다
53:05:00 그런데 돌아오는 게 이런 모멸감이라니요
53:07:00  좋습니다 여기 계신 부장님들 스타일로
53:09:00 제가 한번 얘기를 해 볼게요
53:12:00 뭐, 임진주 작가님 힘세냐고요?
53:14:00 더럽게 셉니다
53:15:00  저기...
53:17:00  생맥주를 앉은 자리에서 12잔을 원샷을 때리고
53:19:00  야
53:20:00  술은 소맥이라면서 그때부터 말아 먹기 시작해요
53:22:00 생맥 12잔이 웜업이었던 거예요
53:25:00 그사이에 안주는 또 얼마나 많이 먹었는 줄 알아요?
53:27:00 여기 계신 부장님들은
53:28:00 감히 하루 내에 소화시킬 수 있는 양이 아니었어!
53:31:00 근데요, 뭐?
53:32:00 그렇게 마시고도 마감일 하루 안 늦추고 글을 써냅니다
53:36:00 눈 밑에 뭐, 다크서클요?
53:37:00 보통은 까맣죠? 아니요, 보세요!
53:40:00 눈 밑에 어리굴젓이 있어요
53:46:00  이렇게 고생해요
53:48:00 뭐, 기가 세냐고요? 예, 맞습니다
53:50:00 제가 작가님 대본 열심히 까고 있으면
53:53:00 저 멀리 어디서인가 막
53:54:00 '개새끼야, 소 새끼야' 하는 소리가 들려요
53:58:00 '어, 뭐지? 뭐야, 어디서 나는 소리야?'
54:01:00 '둘밖에 없는데 어디서 나는 소리지?'
54:03:00 '뭐야, 이거? 아빠야?'
54:05:00 아빠?
54:06:00 '아, 이거 '인터스텔라'야?'
54:07:00 아, 나 '인터스텔라' 봤어
54:09:00 '뭐야! 어디서 나는 소리야?' 하고 보면
54:12:00 작가님의 마음의 소리였어요
54:16:00  마음으로 하는 소리가
54:17:00 슉슉슉슉, 귀로 들립니다
54:19:00 근데 그게 뭐요? 뭐, 잘못됐어요?
54:22:00 왜 그러시는 건데요! 예?
54:25:00 '인터스텔라' 보셨죠, 네?
54:27:00 '아빠, 가지 마, 스테이!'
54:36:00 됐어
54:39:00 됐어, 오, 진짜 됐어
54:41:00 범수야!
54:44:00 감독님
54:45:00 -  감독님! 감독님 -  범수야!
54:49  감독님!
54:50:00 숨 쉬어 봐, 감독님, 감독님!
54:59:00   잘한다며?
55:03:00  못하네
55:05:00 처음 해 봐요, 혹시?
55:07:00 작가님 작품으로는 처음 해 보죠
55:09:00  아, 내 문제구나
55:11:00 그렇죠, 작가님 작품은 문제가 많아요
55:13:00 이제 와서?
55:14:00  나는 그 문제가 좋은 거고
55:17:00 봐요, 드라마는
55:22:00 만들어 낸 이야기예요 멋진 거짓말인 거지
55:26:00 거짓말이 멋지다니 이게 얼마나 어려운 일이야?
55:29:00 작가님들은 그 어려운 걸 해내지만
55:31:00 그 결과물들은 여기 와서 갖은 수모를 다 당해요
55:34:00 시청률이라는 압박, 경쟁의 필연
55:38:00 성공하려면 이기는 수밖에 없다는 어떠한 절대적 방식이
55:41:00 어떠한 공식들을 따르게 하는 거죠 성공한 드라마들의 공식
55:44:00 대부분의 드라마들은 그 공식을 따르기 때문에
55:47:00 굳이 저들 앞에서 거짓말을 할 필요가 없어요
55:50:00 이미 멋진 거짓말 상태거든
55:52:00 근데 작가님 작품은
55:54:00 안 멋져
55:56:00 계속하세요
55:58:00 씁, 이기려는 압박도 없고 공식을 따르지도 않아
56:01:00 그냥 하고 싶은 말들을 막 뱉어 버려
56:04:00  이렇게 거짓말이 부족한 작품은
56:07:00 굳이 저들 앞에서 거짓말을 해야 한다는 거죠
56:09:00 구라를 좀 쳐야 한다는 거지
56:11:00  구라?
56:13:00 약 팔기?
56:14:00  그렇죠, 아네
56:16:00 저들의 혼란을 야기시킬 만한 구라
56:18:00 우리의 방식으로 대중과 소통하기 위해서
56:21:00 우선 저들을 먼저 속여야 한다는 거죠
56:24:00 씁, 왠지
56:26:00 우리 작품이 망할 거란 얘기를 듣고 있는 기분이에요
56:32:00 쉽진 않겠지만 그래서 엄청 재밌을 거예요
56:35:00  모험이 다 그렇지, 뭐
56:38:00 잘해 봐요, 우리
56:41:00 변명할 거리를 준비 잘하셨네
56:46:00  쩝
56:47:00 아, 목, 씨
56:58:00  든든하게 먹었는데 정말 진이 쫙 빠졌나 봐요
57:03:00 밥 먹어요, 우리
57:06:00 내가 밥 먹을 자격이 되나 모르겠네
57:09:00 밥 먹는데 무슨 자격을 따져요
57:13:00 '그게 양심이다' 하고
57:16:00 올드 한 생각을 해 봤어요
57:19:00 그럼 좀 싼 거 먹어요, 싼 거
57:21:00 뭐, 편의점 가서 삼각김밥 같은 거 먹어야 되나?
57:25:00 어, 오늘은 뭔가
57:29:00 직장인이 돼서 상사한테 실컷 깨지고 나온 느낌이니까
57:35:00 포장마차 잔치국수 어때요?
57:38:00  음
57:39:00 뭔가 지금 정서랑 어울려
57:48:00  기분 좋아진다
57:51:00 기분 좋아진다
57:53:00  이거 소주 한 병 곁들이면 우리가 이긴 기분 들겠어요
57:56:00 - 하시죠 -  한 병 시켜서 반띵?
57:58:00 아니요, 각 1병
57:59:00 오케이
58:00:00 저희요! 소주 한 병만 주세요
58:03:00  두 병요
58:04:00 아이, 한 병씩 시켜요, 술 식잖아
58:06:00 한 병씩 두고 먹는 게 그게 멋이야
58:09:00 -  그게 뭐 멋이야? -  감사합니다
58:51:00 뭐라 그랬어요?
58:52:00  예? 아니요, 그냥 웃었어요
58:57:00  아, 웃었구나
59:01:00 며칠 전에 하윤이 봤죠? 새벽에
59:04:00 대표님이 말했어요?
59:05:00 선배님 봤대요, 눈 마주쳤다는데?
59:08:00 누가? 하윤 씨가?
59:10:00  네, 미국에 사는 사촌 동생이 놀러 왔어요
59:13:00 그래서 삼겹살도 사 주고
59:15:00 클럽도 데려가고 호텔도 잡아 주고
59:20:00 왠지 선배님이라면
59:22:00 며칠 후 이런 얼굴이 되어 있지 않을까 해서
59:26:00 제가 말 안 했는데
59:28:00 역시 이런 얼굴이 되어 있으시네요
59:31:00 죄송합니다
59:35:00 아니에요
59:38:00 네?
59:45:00 감사합니다
59:48:00 감사합니다
59:53:00  감사합니다
59:57:00 허무하다
59:58:00  야, 뭐, 치정극 쓰니? 뭘 허무해, 잘됐지
1:00:02  그래, 우리 한주 씨 얼마나 시름시름 앓았는데
1:00:06 아, 시름이 내려가니까 식욕이 올라온다
1:00:08 그만 먹어, 또 죄 없는 체중계 바퀴벌레 만들지 말고
1:00:11 먹어, 먹어
1:00:12 내가 체중계 밖으로 못 나오게 다 약 쳐 놨어
1:00:14 고마워
1:00:17 야, 근데 그, 정말 바람피운 거면 어쩔 뻔했어?
1:00:20  그만
1:00:21 뭘 가정까지 하면서 고민을 또 하려 그래? 그만
1:00:26  왜, 너 떡볶이 안 좋아하잖아
1:00:31 근데 어떻게 떡볶이를 안 좋아할 수가 있는 거야, 사람이?
1:00:34 어렸을 때 그, 학교 앞 분식집에 서서 떡볶이 먹고 있는데
1:00:38  얘 좋아하는 남자애가 장난친다고 뒤에서 밀어 버린 거야
1:00:42  그래서 뜨거운 데 막 데이고 그런 거야?
1:00:44 - 떡볶이가 코로... -  하, 젠장
1:00:46  뜨겁고 매운 양념과 매끄러운 떡이 한데 어우러져
1:00:49 내 콧구멍을 빠져나갈 때
1:00:50 하, 그 느낌이 아직도 생생해
1:00:53 그 순간 난 사람이 아니었고
1:00:55 그 후로는 괴수 영화를 보면 동족으로 느껴졌으며
1:00:58 아직도 냄새만 맡아도 중국산 고춧가루를 분간해
1:01:01 그렇게 아픈 과거가 있었으면서 왜 여태 말을 안 했어?
1:01:04  근데
1:01:06 결정적으로 싫어하게 된 건
1:01:08 김환동이지
1:01:10   환동이가 떡볶이를 좋아했어
1:01:16 그때 있잖아, 헤어졌을 때
1:01:20 나 아는 언니가 그 자식 모텔에서 나오는 거 봤다고
1:01:24 아, 맞는다
1:01:27 너희도 그랬었지
1:01:30 그저께 밤에
1:01:33 내 친구가 너 봤대
1:01:36 모텔에서
1:01:41 할 말 있니?
1:01:42  나 사실 아닌 거 알고 있었거든
1:01:46  근데 중요한 건 그게 아니더라
1:01:50 아니
1:01:52  헤어지는 이유가 한 가지일 수는 없지
1:01:55 한 가지 이유로 사랑했던 건 아닐 거 아니야
1:01:57  만약 사랑한 이유가 한 가지뿐이라면?
1:02:03 둘 중 하나 아닐까?
1:02:06 금세 증발돼 버릴 그 하나에 대한 짧은 호기심
1:02:10 혹은 불결한 목적을 지닌 접근?
1:02:15  아, 몰라
1:02:17 어쨌든 사랑은 자동차 소모품 같은 거야
1:02:21 소모가 덜 됐으면 굴러가고
1:02:24 다 됐으면 안 굴러가고
1:02:39 밥은?
1:02:41 며칠 전에
1:02:44 나 안 들어온 날
1:02:51 남자랑 있었어
1:02:55  너무 취했었나 봐
1:03:00 너희 회사 사람 봤는데
1:03:03 내가 먼저 말해야 할 거 같아서
1:03:10  재훈아 
1:03:12  미안해
1:03:15 아, 나도 내가 왜 이러는지 모르겠어
1:03:18 - 나가 -  재훈아
1:03:19 나가
1:03:21 넌 그냥 쓰레기야
1:03:27 재훈아, 미안해
1:03:29 미안해
1:03:30 나 헤어지기 싫어, 어?
1:03:32 나가라고, 나가!
1:03:42  감사합니다
1:03:46 감사합니다
1:03:53 뭐가 감사해요?
1:03:56 몰라요, 그냥 감사해요
1:03:59 그 사촌분께도 감사하고
1:04:02 하, 나 배고프다, 저녁 먹을래요?
1:04:05 아니, 저 약속
1:04:07 아, 약속? 그럼 난 퇴근
1:05:37  혼기 꽉 찬 남녀가 아무도 없는 집에 단둘이
1:05:40  나한테 왜 이래요? 좀 잘해 주는 감이 있네?
1:05:43  제작사를 구해야 되는 건 알죠?
1:05:44 그 얘기를 좀...
1:05:45  사람...
1:05:46 아, 자네가 인국이라는 초딩이구나?
1:05:48 말씀 많이 들었어
1:05:49 어디 가는 거야?
1:05:50 아이, 난 그냥 얘기가 좀 하고 싶은 거야!
1:05:52 가지 마!
1:05:53  아무 일도 안 일어날까 봐 걱정이네
1:05:56  전에는 꼬박꼬박 선배님이라고 부르더니
1:05:58  그, 실장님과 로맨스를 이루는 주인공이 될 것 같달까?
1:06:01  되게 멋진 실장님 된 것 같아
1:06:03 우리 사귀어요, 그럼
1:06:05  너무 솔직해
1:06:06 위태롭다
1:06:08  난 소민 씨가 너랑 있을 때 편해 보였거든?
1:06:10 너 싫어하지만 좋아하는 거 같아
1:06:12  이 좋아하는 마음이 익숙해지면
1:06:14 지그시 바라보게 되고
1:06:16 같이 웃고 싶어서 애처럼 장난도 치고 그러겠죠
1:06:18  정들었어요
1:06:19 정들었다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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