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멜로가 체질 2화 명대사 및 대사

다시 듣고 싶은 대사가 있는데 어디였지??
생각이안나서 계속 재생하고 넘겨보고 했는데

이거보시고 편하게 시간찾아서 찾으세요!

( CTRL + F ) 버튼으로 찾으시면 더 편해요~


1:32  황인국, 빨리 삼켜, 학교 안 가?
1:34 안 가면 좋고
1:36  야, 너 이제 2학년이야
1:38 너 정말 커서 뭐 되려 그러니?
1:40 3학년 
1:44  아휴, 저게 어떻게 내 배 속에서 나왔지?
1:46 쥐어패
1:46 우리가 너 때문에 아침형 인간 된 거 알지?
1:49  참 존재감 있어, 어린이란
1:52 밥 먹어
1:53  안 먹어, 인국이 학교 가면 더 잘 거야
1:58 응, '아' 해
2:00 아, 왜 또?
2:05  엄마처럼 되기 싫어
2:21 나 다이어트한다
2:25 고기나 치우고 말해
2:27 아침부터 고기 굽는 년아
2:30 아침에 먹어도 살쪄?
2:31 저녁에도 먹잖아
2:56  손끝으로 무릎을 터치하면서 상체를...
3:00 빌어먹을 
3:02 하루 종일 앉아 있으니까 배가 안 나와?
3:04   진주야, 윗몸 일으키기가
3:07  응? 
3:08  다섯, 여섯, 일곱, 여덟...
3:11 아이씨 
3:13 아휴, 윗몸 일으키기가 원래 세 번 하면 힘든 거였어?
3:17  허, 세 개나 했어?
3:18  오, 머슬 마니아
3:21 아이씨, 쯧
3:23 배 나오는 게 제일 싫은데 복근 운동이 제일 싫어
3:25  세상엔 두 종류의 운동이 있다
3:27 제일 싫은 운동과 원래 싫은 운동
3:30  쯧, 아휴
3:32 나도 일을 시작해야겠어
3:34 동어 반복 1년째
3:36 그렇지?
3:38 아, 일도 살도 뭐가 이렇게 마음 같지가 않니? 쯧 
3:41  마음같이 살 수 있으면
3:43 내가 지금 일하러 들어갈 짐 싸고 있겠니?
3:45  야, 출퇴근 시간 보장해 달라 그래 너희 왜 안 싸우니?
3:49 우린 노동자의 권리를 요구할 수 없어
3:51 노동자가 아니니까
3:54 노동자가 아니면?
3:55 자영업자
3:56  자영업자도 노동자인데요
3:58 사장 노동자지
4:00  일하는 만큼 벌 수 있는 기회가 열려 있잖아
4:03 자영업자에게 노력은 있어도 노동은 없어
4:06 일하는 만큼 버나요?
4:07 꿈에 가까워지는 게 버는 거지
4:10  음, 잠깐만, 너 혹시 지금...
4:14 말대꾸한 거지? 나 그렇게 들렸는데
4:16 아니요, 그럴 리가요 장단을 맞춰 드린 거죠, 존경하니까요
4:20  진주
4:23 넌 말이 너무 많아
4:25 어쩔 땐 나보다 더 많이 하는 거 같아 좀 다물어, 다물고 있어
4:29 나는 보조 때 작가님 입 모양만 보고 있었어, 다 닮으려고
4:33 어떤 말을 하는지 다 새겨듣고 고이 간직했어
4:36  그게 다 이렇게 피가 되고 살이 된 거야
4:38 저는 헌혈도 꾸준히 하고 살은 좀 빼려고 하는데...
4:41 야!
4:42 죄송합니다
4:45 야, 너는 말하는 거만큼만 글을 좀 써 봐
4:47 왜 안 해도 될 말을 해서 기분 더럽게 만드니?
4:50 쾌변 하고 상쾌한 아침에
4:54 점심인데요
4:55 너, 너, 너, 너, 너, 너, 너 나가! 너 나가!
5:00 죄송합니다, 안 그럴게요 
5:02 어휴, 진짜, 아, 참
5:11  난 언니가 좀 이상하게 대단한 거 같아
5:13 이상하게 대단한 건 뭐야?
5:15  계속 대꾸를 하는 건 이상하고
5:17  작가님이 소리 질러도 꿈쩍도 안 하는 건 대단해
5:20 혼냈는데 안 쫄아
5:22  그렇지, 난 왜 안 쫄지?
5:24 씁, 왜 저분을 무서워하지 않을까?
5:26 내가 막 겁 없이 사는 그런 성격도 아닌데
5:28  아이, 그게 뭐든 혼냈는데 안 쫄면
5:31 혼내는 입장에서 그거 되게 어색한 거거든
5:33 정말 꾸준히 하루도 빠짐없이 혼낸 사람을 어색하게 만들고 있어
5:37  내가 좀 변태적인 건가?
5:40 일단 먹자, 당분이라도 채워야지
5:44  음, 내가 살찌는 이유가 있었구나
5:46  이렇게 살면서 살도 없으면 죽어
5:48  그렇지, 맞지
5:50 음, 다네, 좋아, 음
5:54  야, 너 운전 좀 해
5:56 여기서 '야'는 저를 지목하신 건가요?
6:01  여기 운전면허 있는 애가 너밖에 더 있어?
6:07 아휴, 내가 이러려고 면허를 땄나 자괴감이...
6:09  너 말하지 마, 말하지 마! 너 말하지 마!
6:17   내일까지 촬영이라며?
6:19  네, 오늘 낮 분량 다 못 찍을 거 같다고
6:21 오늘 분량을 내일로 몇 개 넘겼어요
6:23 밤새 찍고 내일 낮까지?
6:25  네, 스태프들 협의가 돼서요
6:28  치킨 먹는 장면은?
6:29 그게 내일로 넘어가서 내일 딜리버리하면 될 거 같아서요
6:32 치킨 박스는?
6:33  올리브유가 크게 적힌 곳이 보이게끔 배치하겠습니다
6:36  오케이
6:37 신인 감독이라고 만만하게 보면 안 돼
6:39 걔 알아주는 고답이야
6:42 네
6:43  그래도 우리 주연 배우가 아이돌이니까 다행이죠
6:47 말 잘 들을 거 같아요
6:50  아, 우리 신입 사원 들어왔다
6:53 너한테 붙일 거니까 잘 가르치고 내일 촬영장으로 보낼 거야
6:57 네, 알겠습니다
7:02 신입, 방으로 들어와
7:05  네!
7:11  요리 어때?
7:13  응?
7:15  이렇게 계속 아무것도 안 할 수는 없어
7:18 요리, 요리를 해 보는 거야
7:22 요리? '냉부'?
7:25 응, 그 요리 연구가들 보면
7:28 뭔가 정갈하고도 한국적인...
7:31 아!
7:33 한식 요리 전문가로 해야겠어
7:36 우선 내가 먼저 해 볼까?
7:37  내가 아는 너는 우유에 시리얼 마는 것 말고는
7:39 주방에서 할 줄 아는 게 아무것도 없어
7:42 그러니까 재밌는 거지
7:54 우리 효봉이 갖다줘야지, 먹어 볼래?
7:58 어떤 맛인지 알 거 같아
8:01 전쟁터 맛
8:10 와, 주방 이거 못 쓰겠다, 이제
8:14 이사 갈까?
8:19  아니, 어쩜 이렇게 구체적으로 사랑스러울 수가 있지?
9:02 효봉이가 노래를 해요?
9:04 아니, 배우가 주제곡 직접 부른다고 해서
9:07 급하게 데모 뜨는 중
9:09 웹 드라마 
9:19 어쩐 일이야?
9:21 뭐야, 도시락 폭탄이야?
9:23 점심시간이잖아
9:25  와, 요리를 했어요?
9:28 괜찮아요?
9:29 우리 것도 있어 보이네?
9:30 넉넉해
9:44  야, 씨, 대박이다 
9:51  아, 도시락 폭탄 맞네
9:54 이런 건 일왕의 생일날 가져가셔야지
9:56 도시락 폭탄은 원래 자결용이고 사실은 물통 폭탄 던진 거거든
10:00 - 자, 우리가 물을 먹을 테니까 -  어허, 그냥 먹어
10:02 이거 잡채 같은데, 아닌가? 
10:04 명칭이 뭐가 중요해, 그냥 씹어
10:07 잡채인데 비린 맛이 나
10:08  응, 간장인 줄 알고 멸치액젓을 넣었어
10:11  아, 많이 넣었네
10:12  와, 그런데도 버리지 않고 완성을 해 버렸어
10:15  와, 추진력, 뚝심
10:16 씁, 차라리 정치를 하시지 왜 요리를...
10:19  야, 다들 왜 그러니?
10:21 먹을 만하구먼
10:23 먹을 수 있어요, 은정 씨
10:24 뭐, 더한 것도 막 하고 살았는데, 뭐
10:26 다 먹어요, 그럼
10:29 남기면 죽는다
10:44 아까 나간 새끼 잡아 와
10:46  잡히면 처맞으면서 먹는 거야
10:58  뭐, 내가 요리를 한다는 건 아니었고 
11:01 그 세계를 보여 주려면 내가 잘 알아야 하니까
11:04  맞아, 네가 요리를 잘할 필요까진 없어
11:08 그냥 하고 싶은 말을 해, 괜찮아
11:11  그래도 돼?
11:12 쟤들은 맛을 몰라 살도 안 찌는 미개인들
11:36 "플랜디 스튜디오"
11:53 나랑 눈 마주쳤는데
11:56 쌩까네?
11:59  쌩깠어?
12:01 용감하네
12:02 얼굴 좀 달라진 거 같은데?
12:04  살을 뺀 건가, 턱을 깎은 건가?
12:08 그래서 못 알아볼 줄 알았나 보다
12:11 누가 더 예뻐?
12:13 1초도 고민 안 하고, 너
12:15  언니요
12:31 안녕하세요, 안녕하세요 
12:34  안녕하세요
12:35  오실 줄 알고, 커피
12:37  어머, 고마워요
12:39  어서 오세요, 좀 누추합니다
12:41 아유, 누추 안 해요 사람이 인테리어인데?
12:44 언제 봐도 프로방스 한 스타일
12:47 프로듀서님은 옷 어디서 사요?
12:49 아이, 뭐, 그냥
12:50 왠지 프랑스 남부 어딘가를 여행하던 도중 
12:52 단조롭고 소박한 어느 작은 상점에 들어가서 구입한 느낌이랄까?
12:57  동대문 아닌가?
12:58  아니야, 남대문이야
13:01 누나, 나 기억해요?
13:03 여기 있는 건 알고 있었어
13:04  아는 사이?
13:05 우리 누나랑...
13:07 아직 친구 맞죠?
13:09  아, 누나 방금 나갔는데
13:11  어, 인사했어
13:14 이게 얼마 만이지? 너 고등학교 때니까...
13:17 8, 9년 정도?
13:18 그때는 참 재밌고 귀여웠는데
13:21 지금은 멋있기까지 하네?
13:23 돈도 벌어요, 결혼도 안 했고
13:25  자, 아직 우리 데모가 정리 안 돼서요
13:29 효봉이가 한번 해 줘야겠다
13:31  응
14:17 -  진주야, 이거 좀 빨리 접어 -  네
14:19 -  너 일부러 이러니? 아휴 -  네, 접었습니다! 
14:35  내 비록 드라마 작가라는 원대한 꿈을 안고
14:38 운전기사나 하고 있는 형편이지만
14:41 작가로서의 자아를 버리진 않는단 말이지
14:44 방송국, 봐라
14:46 관찰하고 뜯어볼 인간 군상들이 얼마나 많은가?
14:52 예능 팀 막내 작가로군
14:53 아무리 바빠도 메인 작가 뒷담화 깔 시간은 보장해 줘야지
15:02 극한 직업, 연예인 매니저
15:05 매니지먼트 노조가 생기는 그날까지 파이팅!
15:16  하이고, '콘서트 7080' 보러 온 언니들 일찍도 오셨네
15:20 살아 보니 최백호 오빠만큼 나한테 맞는 사람이 없지요?
15:26 하나 오늘의 집중 탐구 대상은...
15:34 출근을 잘하시나 보네?
15:36  구내식당 밥이 맛있어서요
15:38 가요, 밥 먹게
15:41 아, 진주 씨
15:42 살쪘나 봐요?
15:44  보아라
15:46 나이스 하면서도 진중한 태도로
15:47 상대방의 폐부를 단번에 쑤시고 들어오는 유연한 드립
15:53 뭐, 살, 찔 때 있고 빠질 때 있고 시즌이 있어요
15:57 아, 지금은 비시즌이구나
16:00  보아라 
16:01 순진한 미소로 위장한 계획된 조롱
16:04 보통 놈이 아니야
16:11  비시즌이야, 비시즌
16:13  음, 맛있는 냄새
16:16  맛은 그 이상이고 맛도 맛인데 구성이 진짜 좋아요
16:18 우리 영양사 실력파거든, 저기
16:22 음, 오늘은 유독 못생겼네? 가서 놀려야지
16:27  여봐, 여봐, 저러고 사는 인간이야
16:33  술 먹었어? 눈이 부었네
16:38 아, 눈이 부은 게 아니고 그냥 못생긴 거구나?
16:42  어디가?
16:47 고글을 왜 입에다가 썼어?
16:49  감독님, 나 감독님 좋아해요
16:52  어머
16:53 응, 난 너 싫어, 못생겨서
17:00 진심이에요
17:04 똑똑해졌네
17:07 내가 졌다
17:12  저 애 진심 같은데? 고백
17:14  느꼈어요?
17:17 아, 어떡하지?
17:19  뭐야, 이거?
17:23  느꼈겠지만 진심이에요
17:26  아, 그래? 그렇게 됐구나
17:28  진심이라고요
17:29 응, 알았어, 나 지금 밥 먹잖아
17:31   언제부터였냐면
17:32  알겠어, 내가 진짜 안 놀릴게
17:33 더군다나 내가 외모 가지고 그러는 게 아닌데, 그렇지?
17:35 그때부터예요 나 못생겼다고 놀리기 시작할 때부터
17:38   하루 종일 생각나고
17:39 보고 싶어 죽겠는 거예요
17:41 사람 감정이란 게 참 철이 없어요 제멋대로잖아
17:44 내가 어떻게 할 수가 없네요
17:46 - 좋아해요 -  야, 나 고기 싫어해!
17:48  아, 그럼 푸지를 말았어야지
17:49  네가 퍼 준 거 아니야!
17:50  갖다 대지를 말았어야지, 그럼, 식판을
17:52 그리고 회식 때 삼겹살을 그렇게 잘 먹어 놓고
17:54 뭐 갑자기 싫어져, 고기가?
17:56 갑자기 싫어, 뭐 그리고 남의 회식에 네가 왜 따라와?
17:59 - 내가 남이에요? -  그럼 네가 뭔데, 빙구야
18:00 왜 욕을 해요!
18:02 빙구가 뭐가 욕이야? 빙구야
18:04 왜 고백한 사람한테 빙구래? 이씨
18:06 왜 밥 먹는데 고백을 해?
18:07 밥 풀 때 했어요
18:11 그런가? 그럼... 에이, 구내식당에서 그래도
18:14  죄송합니다
18:16 어? 이거...
18:18 뭐야, 이게? 채신머리없게
18:20 나가요, 그럼
18:21 어디, 뭐, '유희열의 스케치북' 이런 데 가서 할까?
18:25 아, 머리 아파
18:26  재밌네
18:28 아니, 뭐, 고백하다가 싸움이 나?
18:31 영화 예매해 놨으니까 7시에 로비로 나와요
18:33 안 갑니다
18:44 좋아해요
18:45  에이, 작가님까지
18:49  뭐, 뭐야, 여기 뭐 하는 데야, 도대체? 
18:54  빈틈
18:55 이 재수 없는 것의 매력 포인트는 어쩌면 빈틈인지도 모르겠다
19:00 사회적으로 성공한 자의 빈틈은 인간적으로 느껴지기도 하니까
19:04 근데...
19:13 와, 빈틈 너무 큰데, 이거?
19:22 뭐...
19:25 구내식당 밥이나 먹이려고 부른 건 아닐 테고
19:28 그거 먹이려고 부른 건데요?
19:31  식권 비싸요, 우리
19:33 그래요, 뭐 
19:34 맛있게 먹었고 하, 어떻게 대본은 보셨고?
19:38 - 아, 저는 빠지려고요 -  응?
19:39  오늘 전개가 왜 이러냐?
19:41  뭔 말이지?
19:42 작가님 드라마에서 빠진다는 말...
19:43  예상을 못 하겠네
19:47 농담 같지가 않네?
19:49 아, 재미없을 거면 농담 안 치죠
19:53 일하다 보면 기분 잡치는 일 부지기수니까
19:57  일단 잡친 기분 누르고 물어 봅시다
20:00 왜요?
20:00 안 읽혀요, 대본이
20:02 그러면 보통 수정을 요구하는 게 일반적인데
20:05 물론 나는 수정을 안 해 주겠지만
20:08  죄송하지만 뭐랄까, 이 가슴이...
20:11 폴짝폴짝 뛰지 않는달까?
20:15 가슴은 콩닥콩닥 아니야?
20:17 뭐, 폴짝폴짝이든 덩실덩실이든
20:19 가슴이 덩실덩실 뛴다고?
20:21 가슴이 덩실덩실 뛴 적 있어요, 없어요?
20:22 뭐, 가끔 나풀나풀 뛰기도 하고...
20:24  야!
20:25 죄송합니다
20:30 케이블에서 스카우트 제의 많이 받더니 옮기시겠구먼
20:33 돈 보고 움직일 거였으면 벌써 갔죠
20:36  돈이 보일 만큼 커졌나 보죠
20:39 안 보여요, 아직 뭐, 아무튼 데스크에는 얘기했고
20:42 뭐, 실력 있는 감독님들 많으시니까
20:44  게다가 우리 대정혜정 작가님 작품인데
20:46 걱정도 안 되고요
20:48 귀엽네
20:50  내가 드라마판 선배로서 충고 하나 할게
20:53   아, 안 들어, 안 들어
20:56 충고 안 들어
21:13  네가 이겼다
21:16 모질이인데
21:19 닮고 싶어
21:22  뭐 하고 있냐고, 이 새끼야!
21:25 아, 네, 죄송합니다
21:26  놀러 왔어?
21:28 다음 신 준비해
21:31  23신부터 찍겠습니다, 23신부터요
21:34 조금만 빨리 움직이실게요!
21:36  조감독님!
21:37 그, 23신은 치킨 먹는 신인데요?
21:41  예
21:42 내일 찍는다면서요?
21:44  아, 배우가 갑자기 스케줄 조정 요청해서요
21:46 아이돌이니까 이해 좀 해 주세요
21:47 아니, 아니, 나도 아이돌 좋은데 그, 치킨을 먹어야 되잖아요
21:52  예, 먹죠
21:53 새벽 5시인데? 이 시간에 어떻게 치킨을...
21:56 아이, 스케줄 빠그라져서 찍지도 못할 판에 지금 그게 중요해요?
21:59 약속은 순결하죠 회사랑 작가님이랑 다 합의된 거예요
22:02   아, 어떡해요, 그럼
22:04 찍는 게 중요하지, 치킨은 무슨...
22:05 치킨은 위대하죠, 희생이니까
22:07  어, 목 잘리고 토막 나고 털 뽑히고 
22:09 반죽되고 170도 기름에다가...
22:11  아, 몰라요, 그런 거, 치킨도 안 먹어
22:14 제정신이세요? 치킨을 안 먹어요?
22:20  감독님, 저기, 저...
22:23 우리 쪽 책임도 있으니 시간 더 드릴게요, 한 시간
22:27  더는 안 돼요
22:28 -  24신부터 찍자 -  예
22:30  24신부터 찍을게요, 24신요!
22:32 한 시간요? 새벽인데
22:34 왜요, 안 되겠어요?
22:36 아니요, 돼요, 감사합니다
22:40   하, 예, 실장님, 비상!
22:42 저희 치킨 좀 튀겨 주세요
22:43  새벽부터 뭔 소리예요?
22:45 아이, 그, 스케줄이 갑자기 꼬여서
22:48 우리 피피엘 들어갈 거 그거 지금 필요하거든요
22:50  아이, 무슨, 저 본사 직원이에요
22:52 아휴, 그러니까 전화드렸죠
22:54 그, 여기 방송국 앞에 제일 가까운 지점
22:56 거기 점주한테 전화 한 번만 해 주시면 되잖아요
22:58  그, 말도 안 되는 소리를 진짜, 정말 
23:00 아, 뭐, 우리가 하는 일이 언제 그렇게 말이 됐나요?
23:02  급해요, 진짜, 실장님 저희 한 시간 남았...
23:06 아니, 55분 남았다니까요
23:07  말이 적당히 돼야 들어주죠
23:09 저 그리고 오늘 쉬는 날입니다 새벽부터 너무하시네, 정말
23:11 실장님, 실장님, 실... 
23:19 엄마, 씨
23:22  아!
23:28  시간을 보니 비상이네, 말해
23:30  대표님
23:32  아, 왜?
23:35 치킨 좀 튀겨 주세요
23:38  치킨?
24:00:00 안녕하세요, 사장님
24:04:00  저, 알바?
24:09:00 직원분?
24:15:00 안녕하세요, 선배님
24:16:00 예?
24:17:00 신입 사원 추재훈입니다
24:19:00 제가 대표님 지시 받고 나왔는데요 바로 앞에 살아 가지고
24:25:00 저, 근데 왜 슬퍼요?
24:27:00 아, 죄송합니다
24:30:00 제가 사회 초년생 첫 회사, 첫 출근인데 
24:35:00 첫 임무가...
24:39:00  셔터 자물쇠를 뽀개는 일이었습니다
24:42:00   아, 네
24:45:00  제가 회사 입사와 동시에 교도소로 입소하게 되는 것인가
24:48:00 - 그게 좀 무서워서 -  아, 네, 그게, 저...
24:50:00 거기, 그, 대충 익었으면 그냥 건지시죠
24:54:00 - 네? -  건지라고요, 네
24:59:00 대충 튀기면 핏물 보입니다
25:01:00  괜찮아요 시간 없으니까 그냥 건지세요
25:04:00 네
25:07:00 그럼 건지고 한 번 더 튀기겠습니다 그래야 바삭...
25:09:00  그냥 건지라고!
25:14:00 네
25:17:00 - 2분만... -  건지라고!
25:23:00 건져!
25:34:00  어디로?
25:35:00 어, 오른쪽, 오른쪽, 오른쪽
25:36:00 -  오른쪽? - 오른쪽
25:39:00  안 먹어요
25:42:00   왜요, 도연 씨?
25:44:00 살쪄요
25:46:00 아침에 먹으면 안 쪄요
25:48:00 아침에 먹다가 쪘어요
25:50:00 그렇죠, 그거 알죠, 제가
25:55:00  그럼 씹다가 컷 하면 뱉으세요
25:59:00 쾌적하게 뱉으실 수 있도록
26:00:00 제가 이렇게 컬러감 있는 봉지를 준비해 왔어요
26:05:00 대용량
26:06:00 다이어트하는 사람한테 치킨을 입에 넣었다 뱉으라고요?
26:09:00  차라리 칼을 배에 꽂았다 빼세요
26:12:00 그게 덜 고통스럽겠네요
26:13:00  그 고통을 알 것 같아서
26:17:00 정말 미안함이 느껴지지만
26:19:00 이건 감독님도 오케이 한 건데요
26:22:00 난 오케이 한 적 없는데
26:34:00  한 번만 도와주세요
26:39:00  한 번만 도와주세요
26:42:00  저희 진짜 어렵게 튀겨 왔어요
26:51:00  뭐야!
26:53:00  지금 우리 배우 가지고 뭐 하는 겁니까!
27:00:00 당신들 나가, 가!
27:09:00  당신들 나가, 다 나가!
27:22:00  퍽퍽 살 좋아하세요?
27:24:00  아니, 퍽퍽 살은 살 안 쪄요
27:26:00  아, 살 안 찌신 거 같은데
27:29:00  남자는 절대 볼 수 없는 게 있어요 보지 마세요
27:34:00 아, 죄송합니다 제가 보려고 본 게 아니라
27:36:00 아, 보려고 본 거구나
27:38:00  죄송합니다
27:39:00  어, 어, 아니에요, 왜 이러세요?
27:48:00  아, 그럼 튀김옷을 좀 벗겨 드릴까요?
27:50:00 저는 튀김옷이 없는 걸 치킨이라 하지 않아요
27:54:00 아, 그렇죠
27:57:00 맛있네요, 아침에 먹고 퍽퍽 살이니까 살도 안 찌고
28:01:00  그렇죠, 잘 먹네요
28:05:00 제가 치킨을 좋아해서요
28:06:00 전에 왕갈비 통닭집에서 주방 보조로 알바도 하고 그랬거든요
28:11:00 그래서 잘 튀겼구나
28:14:00  음, 날씨 좋다
28:17:00 네, 미세 먼지 농도도 보통이고
28:22:00 - 식어도 맛있다 -  맛있다
28:38:00 잡채밥
28:45:00  맛있게 먹었어?
28:49:00  인생의 비린 맛을 한 접시 해치운 기분이랄까?
28:54:00  양을 너무 많이 했어
28:58:00  두 끼만 꾹 참고 먹으면 처리할 수 있을 거 같아
29:04:00  그래, 두 끼 정도
29:07:00 그 정도만 지나가면 괜찮아질 거야
29:11:00  뭐가?
29:13:00  뭐든
29:14:00 하고 싶은 일을 찾는 것이든 하고 있는 일을 잘하는 것이든
29:20:00  그래, 지나가는 건 그렇다 치고
29:24:00 근데 나 생각이 너무 뭉툭해졌어
29:30:00 이 뱃살처럼
29:33:00  난 너 멋있는데?
29:37:00  뭐가?
29:39:00  시행하는 것에는 주저함이 없고
29:42:00 착오에 대해서는 책임질 줄 알고 다시 진지하게 고민하고
29:47:00 그거 되게 힘든 거야
29:50:00  나도 너 멋있어
29:53:00  응?
29:55:00  누가 이런 말 좀 해 줬으면 좋겠다 싶으면
29:58:00 여지없이 자기가 해 주더라?
30:01:00  응
30:07:00  그런 의미에서 나 기부할래
30:12:00 난 돈이 너무 많아
30:14:00 스스로를 게으르게 만들고 있어
30:18:00 그건 좀 단순한 계산 같은데?
30:20:00 의미 있게 비우는 게 나를 위한 투자 같아
30:24:00  그래, 난 뭐든 널 존중해
30:28:00 하지만 반발 세력이 만만치 않을 거야
30:34:00 그래서 상의하지 않으려고
30:54:00 '방으로 재빨리 도망가 버리는'
30:57:00 이라고 표현하면 쉬운 거잖아
30:59:00 '방으로 슝', '방으로 슝'?
31:02:00 네가 작가야?
31:03:00 '방으로 슝' 하고 읽는 사람이 어디 있어요?
31:04:00 '방으로 슈웅' 하고 읽지
31:06:00 그럼 재빨리 도망간다는 표현이 되죠
31:08:00 아니, '슝'?
31:10:00 아니, '슝' 말고 '슈웅'
31:13:00 그래, '슝', '슈웅'
31:17:00  근데 우리는 작가잖아
31:18:00 근데 이게 '슈, 슝, 슝'?
31:21:00 아니, 최소한 이해는 되게 써야지 '슝'이 뭐야?
31:25:00 방으로 '슝' 하면 '슝' 들어가지 '슝' 엎드리겠어요?
31:27:00  이거 알아듣기 쉬운데? 그것도 아주 쉽고 재밌게
31:31:00 아, 그리고 작가님은 여기 '강퍅하게'라고 쓰셨죠
31:33:00 '강퍅'? '강퍅'이라는 단어를 요즘 누가 써요?
31:36:00 모르는 단어를
31:37:00 요즘 애들이 안 쓰면 안 쓰는 게 작가니?
31:39:00 '우리말 나들이' 부정하는 거야?
31:41:00 국어 파괴에 동참하는 게 작가의 길이냐고
31:43:00 네가 작가야?
31:44:00 아니, 행동 지문이잖아요
31:46:00  아, 이거 서점에 내다 팔 거면 저도 '슝' 안 쓰고 '강, 강, 걍...'
31:49:00 아휴, 발음도 안 돼 뭐, 그런 단어 쓰죠
31:52:00 근데 이거는 스태프들, 배우들 이해하기 쉬우면 되는 거잖아요
31:58:00 너... 
32:00:00 - 너 나가 -  예?
32:02:00 슝 나가
32:04:00 흔한 말로 잘리는 거야, 너
32:06:00  싫어요, 어, 전 부당합니다, 이거 전 못 나가요, 전
32:09:00 그래? 그러면 내가 나갈게
32:11:00  예?
32:14:00 어, 어, 어! 잠시만
32:18:00 저도 못 나가고 작가님도 못 나가십니다
32:21:00 나가시려거든, 음, 저 저를 밟고 가세요!
32:25:00 사뿐히 지르밟으세요!
32:32:00   사뿐
32:40:00 충동적인 결단이 아니다 
32:43:00 저 가련한 피고용인을 사뿐히 지르밟은 고용인에게는 
32:47:00 나름의 차고 넘치는 이유가 있다
32:52:00 안 읽혀요, 대본이
32:53:00  안 들어, 안 들어, 충고 안 들어요
33:01:00  자존심
33:03:00 강자에겐 스스로를 지키는 품위
33:06:00 약자에겐 알량함이라고도 무시받는 명사
33:11:00 혜정은 강자이고 모진 풍파를 거친 강자의 자존심은
33:16:00 두 가지 유형으로 자리를 잡게 되는데
33:20:00 유연하거나 집착하거나
33:24:00 이 경우는 집착에 해당된다
33:28:00 그날 피고용인은 봐선 안 될 것을 보고야 말았다
33:32:00 자신의 자존심이 처참히 짓밟히는 모습
33:36:00 그게 해고의 이유?
33:39:00 너무 가혹한 것 아니냐고?
33:41:00 아니, 이 일이 있기 훨씬 전부터...
34:20:00  자존심이 집착으로 자리 잡은 강자는
34:23:00 아주 쉽게 열등감을 느끼고 
34:26:00 그것을 사실로 받아들이는 사고가 없다
34:31:00  난 솔직히 진주 언니가 쓴 글이 참 잘 읽혀
34:35:00  그렇지? 형식에 얽매이지도 않고
34:38:00 난 인터넷 소설을 순수 문학이라고 여기고 자랐어
34:42:00 그게 뭐 어때서?
34:43:00 재밌다는 거지
34:44:00  아니, 진짜 솔직히 작가님 거는 읽기 좀 어렵지 않아?
34:48:00 조금 올드하긴 하시지
34:50:00  언니, 이번에 공모전 낼 거지?
34:52:00 준비했어?
34:54:00 그거 작가님 허락 받아야 되는 거 아니야?
34:56:00 그걸 왜? 개인이 준비해서 내는 건데
35:00:00 사실 여기서도 좀 썼거든
35:03:00  집착은
35:05:00 자신을 객관화시키는 기능을 쉽게 제거하고
35:09:00 약자의 단점을 극대화해 받아들이는 기능을 키운다 
35:14:00  너 나가
35:19:00 슝 나가
35:23:00   아, 맛있어 죽겠어!
35:26:00 역시 집은 가끔 와야 돼
35:27:00 이렇게 맛없는 것도 이렇게 맛있잖아!
35:33:00 엄마, 나를 왜 낳았어?
35:35:00 너는 왜 나왔는데?
35:36:00 나야 엄마가 낳았으니까
35:37:00 난 네가 나오니까
35:39:00 그래?
35:40:00 그럼 이왕 낳는 거 잘 좀 갖춰서 낳지 그랬어
35:42:00 이왕 나오는 거 준비 좀 잘해서 나오지 그랬냐?
35:48:00 아, 스트레스 풀려!
35:49:00 역시 집이 좋아, 자, 한잔하자!
35:52:00 -  한잔, 한잔! -  그래, 하자, 하자, 하자
35:54  짠!
35:56:00 어, 아빠, 술을 왜 꺾어?
35:58:00 안 먹은 거야, 못 먹으니까
36:00:00 아, 맞는다, 아빠 술 못 먹지? 
36:04:00   다녀왔습니다
36:07:00  어, 우리 동생!
36:10:00 동생!
36:12:00 뭐야? 뭐야, 이거?
36:15:00 동생 해
36:17:00 하, 미쳤네, 공시생한테
36:21:00  아휴, 학원에 이런 걸 들고 다니는 애가 있나?
36:24:00 없으니까 네가 해!
36:26:00  공시생이면 뭐 뭐, 명품 백 들면 안 되냐?
36:29:00  뭐, 죄지었냐?
36:30:00 어, 네가 나랏돈을 빼먹었냐? 국정을 농단했냐?
36:36:00 들면 어떻다고
36:38:00  야, 야, 그만 먹어 너 얼마나 먹는 거야?
36:42:00 왜? 왜, 왜 먹지도 못하게 해!
36:46:00 많이 처먹었으니까!
36:47:00 왜 소리를 질러!
36:48:00 너는 속삭였냐, 이년아?
36:54:00 화난 줄 알았지? 바보
36:57:00  쯧, 나 간다, 가서 더 먹을 거야
37:01:00 안녕, 안녕!
37:07:00 안녕
37:16:00 터치, 호흡, 후, 후
37:19:00 복부를 쫙 조이는 느낌을 받으면서 계속 반복하세요
37:30:00  은정아, 왜 부위별로 살을 빼?
37:33:00 뭐가 더럽게 마음에 들지 않아
37:35:00 그래서 난 부위별로 살찌는 운동을 하고 있어
37:38:00 자, 봐
37:41:00  이건 엉덩이의 탄력을 없애 주는 운동이야
37:44:00  이렇게 쫙 퍼지는 느낌을 받으면서
37:48:00 족발 하나
37:50:00 소주 한 모금
37:55:00 자, 이거는 뱃살이 늘어지게 해 주는 운동이야
37:59:00 식스 팩? 아니죠, 원 팩
38:02:00 이렇게 뒹굴어 주고
38:04:00 치킨 하나
38:06:00  힘들다고 소주를 거르면 안 돼요
38:11:00 인생 참 굴곡지다
38:25:00  어? 황인국 
38:27:00  황인국, 손, 손 씻어
38:29:00  자
38:36:00   이 울림 없는 메아리
38:45:00 쟤는 왜 저러고 넌 왜 이래?
38:47:00 아니, 뭐, 그냥 굴곡지니까
38:55:00  한주야, 언니가 너 좋아하는 치킨 사 왔다
38:58:00 일로 와
38:59:00 먹었어, 치킨, 아침으로 두 마리
39:03:00  온몸이 단단해지는 동작이에요
39:05:00 호흡, 후, 호흡, 후
39:08:00 왜 몸통이 단단해야 하는데? 
39:12:00  그래? 나도 그래!
39:14:00 아, 머리통, 머리통이 단단해
39:18:00  팔꿈치도 단단해, 무릎도 단단해!
39:21:00 그럼 됐지
39:24:00  근데
39:27:00 마음은 안 단단해
39:31:00 그럼 별로야?
39:45:00 아이고
39:48:00  오늘 또 잠 못 주무시겠구먼
39:52:00 요즘 애들 참 힘든 거 같아
39:58:00 애들이 힘든 건 어른 탓인데
40:01:00 쯧, 우리 애들도
40:03:00 애들이 아닌 나이가 돼 버렸네 
40:24:00   왜, 뭐야?
40:29:00  어, 어, 저, 주방에 그...
40:33:00 어, 바퀴벌레 봤어
40:35:00   이 아파트에 바퀴벌레가 있다고?
40:38:00  응, 있네?
40:40:00  아니, 그게 그럴 수가 있나?
40:43:00 아침에 관리실에 연락할게, 내가
40:46:00 일단 주무셔들
41:03:00  꿈을 꾸었다
41:07:00 다름없는 세상이었다 
41:10:00  보기에는 그랬다
41:14:00 아침이면 출근하는 사람들
41:17:00 등교하는 학생들
41:19:00 분주한 일상의 시작
41:21:00 하지만 다른 곳이었다
41:24:00 나는 분명 다른 세상에 있었다
41:28:00 눈으로 보기엔 다름이 없어 보이는 세상이었으나
41:32:00 사람들의 숨소리, 웃음소리
41:35:00 내 몸에 닿는 햇빛과 바람, 공기와 소리들
41:39:00 내 몸에 닿는 모든 것들이 분명 이전과는 다르게 느껴졌다 
41:47:00  여느 때와 같은 아침이었고
41:51:00 여느 때와 같이 잠에서 깨어났지만
41:56:00 집 안의 풍경부터 생소했다
42:03:00 고기를 굽고 있었다
42:07:00 삼겹살, 미나리
42:11:00 그렇다
42:13:00 내 친구들은 행복한 미소로 고기를 굽고 있었다
42:18:00 그리고 어서 오라 손짓했다
42:25:00 행복한 모습이었다
42:30:00 난 그 행복에 동참했다
42:36:00 세상의 모든 사람들은
42:38:00 건강을 위해 아침에 일어나 고기를 구웠고
42:46:00 맛있게 먹었다
42:53:00  점심엔 나트륨과 탄수화물 섭취 늘리기 운동에
42:56:00 지구인 모두가 하나 되어 참여했고
43:00:00 나트륨 하면 빠지지 않는 다양한 종류의 찌개 메뉴는
43:03:00 한글과 더불어 우리나라의 위상을 드높였으며
43:07:00 결국 대한민국의 부대찌개가
43:10:00 세계 10대 슈퍼 푸드로 선정되어 먹거리 한류를 이끌었다
43:17:00 그러고도 사람들은 칼로리가 부족했기에
43:20:00 저녁엔 하루 종일 부족했던 칼로리를 채우기 위해
43:24:00 식당으로, 술집으로 삼삼오오 모여들었고
43:30:00 세상의 어느 식당이든 밤새 북적였다
43:34:00 그리고 돌아온 집
43:36:00 야식 먹기 캠페인의 일환으로
43:38:00 족발, 보쌈 등의 야식 비용이 정부 차원에서 지원되었으며
43:43:00 당연히 대부분의 사람들이 성실하게 야식을 주문했다
43:47:00 세상의 모든 부모는 아이에게 가르쳤다
43:51:00 훌륭한 사람이 되기 위해선
43:53:00 피자, 햄버거, 라면과 같은 정크 푸드를
43:57:00 되도록 많이 섭취해야 한다고
44:00:00 이 모든 것들을 흐트러짐 없이 지키며 살아가는 것
44:05:00 그것을 사람들은 도덕이라 하였다
44:09:00 그곳에는 비만이 존재하지 않았고
44:11:00 각종 성인병이 존재하지 않았다
44:14:00 나는 보통의 사람이었다
44:17:00 그날 밤도 난 치킨과 족발을 소주와 양껏 섭취했다
44:21:00 그렇게 군살 없이
44:24:00 가볍고 건강한 육체를 보존했다
44:27:00  그리고
44:30:00 꿈에서 깨었다
44:33:00  뭐야, 또 바퀴벌레야?
44:35:00 내가 관리실에 연락했어 일단 피해, 피하...
44:59:00  예, 관리실입니다
45:01:00  네, 좀 전에 바퀴벌레 나온다고 했던...
45:03:00  아, 예, 예, 저희도 지금 준비를...
45:06:00 아니요, 괜찮아졌습니다
45:08:00  예? 괜찮아져요?
45:10:00  네, 잘못 봤어요 그냥 네모난 물체였는데
45:14:00  예? 네모랑 바퀴벌레랑 그게 무슨...
45:17:00  네, 아무튼 괜찮아졌습니다 죄송합니다
45:20:00  아, 예 
45:38:00  황인국, 너 똥을 몇 시간을 싸니?
45:41:00 아니, 왜 지각을 전략적으로 하려 그래?
45:50:00  긴장되고 불안한 시기에 놓여졌을 때
45:54:00 조금 더 긴장을 풀고 조금 더 불안한 상태로 몰아가 보는 것
45:58:00 그래서 더 깊은 주의와 사고를 만들고 생각을 확장시키는 것
46:03:00 말만 그럴 듯한
46:04:00 그런 허세 섞인 여유도 한 번쯤 가져 본다는 것
46:07:00 '나쁘지 않잖아?'라고 생각하기로 했어
46:11:00 이 정도로 무너지지 않는다고
46:31:00 너 요즘 너무 멍때리고 있는 거 아니야?
46:36:00 야, 이게 뭔 일이냐?
46:38:00 뭐, 왜?
46:39:00 - 대본을 읽는데 -  뭐, 대본이 왜?
46:43:00  여기 활자가 몇 개나 있냐?
46:45:00  뭐래, 어? 네가 이걸 지금 왜 세고 있어?
46:48:00  난 이게 두 글자로 보여
46:51:00 '노잼'
46:51:00 아, 노잼에서 잼을 찾는 게 우리가 하는 일 아니냐, 어?
46:54:00 왜 이래, 새삼스럽게
46:59:00  야
47:01:00  와, 대본이다
47:03:00  내가 얼마 전에 공모전 심사했다가 본 건데
47:06:00 음, 뭐랄까?
47:08:00 깨
47:09:00 - 깨? -  응, 깨
47:11:00 씁, 막 어수선하고 날것 같은데
47:14:00 그냥 보다 보면 재밌더라고
47:15:00 뭐, 이거 상 받는 거야?
47:16:00  난 밀었는데 어르신들이 이게 대본이냐고
47:20:00 어허, 그렇다면 관심이 가는군
47:22:00  '서른 되면 괜찮아져요'
47:25:00 제목이...
47:28:00 애매하고 좋네
47:29:00   그렇지?
47:30:00  어? 나 아는 이름인데
47:32:00 뭐, 진주라는 이름은 흔하니까
47:34:00 임씨? 씁, 임씨는 안 흔하지
47:38:00 임하룡, 임채무, 임창정 임재범, 임종석
47:43:00 임의 침묵, 임진왜란
47:46:00 흔하구나
47:47:00 아무튼 한번 읽어 봐 봐
48:04:00  어때, 읽어 봤어?
48:05:00 -  응 - 어때?
48:08:00 깨
48:11:00 야, 그거 그냥 내가 할까, 어? 재밌을 거 같은데
48:13:00 응, 아니야, 하지 마 그 정도는 아니야
48:15:00 -  그래? -  응
48:16:00 씁, 나 왜 하고 싶지?
48:17:00 네가 그러니까 맨날 망하는 거지
48:19:00  그래? 하지 마?
48:21:00 하지 마
48:42:00  방황은 필요하다 
48:44:00  그리고 그 시간은 짧을수록 좋다
48:47:00 혹시 알아? 내일이라도 전화 올지
48:51:00 '작가님, 공모전 당선되셨어요 작가님'
48:54:00 '저희가 16부작으로 제작할게요 작가님'
48:58:00 쓰자, 작가는 글을 써야 작가다
49:02:00  쓰자
50:22:00 선물이에요
50:30:00  뭐 새끼지?
50:32:00 뜬금없이 전화해 가지고는
50:44:00 여보세요?
50:45:00  잘렸다면서요?
50:46:00  뭐예요, 축하 전화예요?
50:50:00 왜요?
50:51:00  우리 구내식당 밥 맛있지 않았어요?
50:55:00 맛보다는 재밌었죠, 구경거리가
50:57:00  아, 그럼 구경하러 와요
51:04:00 뭐야?
51:12:00 범수한테 까였다며?
51:15:00 어떻게 알았어요?
51:16:00  네가 소문내고 다니니까
51:18:00 아, 쯧
51:20:00 나 되게 아프다
51:21:00  그래, 그래 보인다
51:23:00 그냥 궁금해서 물어보는 건데
51:25:00 나한테 관심 없지?
51:26:00 어, 그럼요 
51:40:00 뭐, 구경거리가 안 벌어지네 어떻게 됐어요?
51:44:00 잘 타일렀죠
51:46:00 나는 사랑 같은 거 안 해요
51:49:00 음, 초딩들이 잘하는 말이라고 하지만, 왜요?
51:56:00 없는 거니까
52:01:00 -  근데 왜 저래? -  짜증 난다는 뜻이에요
52:03:00 윙크가?
52:04:00 네, 이제 나 보면 짜증 난대요
52:08:00 배울 점이 많은 사람이네
52:11:00 근데 왜 싫어요?
52:13:00 못생겼잖아요
52:16:00 - 어디가? -  작가님이 훨씬 이쁜데?
52:19:00 음, 아니지, 그럼 내가 이상해지지
52:23:00 나 예쁘거든요?
52:24:00 네, 예쁘다니까요
52:25:00  아니, 못생겼다고 하라고
52:26:00 왜요?
52:29:00 예뻐요
52:30:00 아이씨, 알았다고요, 그만하시라고
52:34:00 댁 얼굴 아니니까 신경 끄세요!
52:37:00 반말, 존댓말 자연스럽게 잘 섞는다 귀에 쏙쏙 들어와
52:44:00 알겠습니다, 조심할게요
52:47:00 우리 남들 생긴 거 신경 끄고, 일하죠
52:49:00 아, 뭔 일을 해요? 잘렸는데
52:51:00 내가 아직도 보조 작가로 보여요?
52:53:00  나 일반인, 어?
52:55:00 감독님 작품 SNS에다가 욕 바가지로 할 수 있는 사람
52:58:00 나 이제 그런 위치예요
53:01:00 그 위치에서 다시 이쪽 위치로 오라고요
53:06:00  '서른 되면 괜찮아져요'
53:09:00 나 그거 흥미롭던데?
53:11:00 가슴이 폴짝폴짝
53:15:00  나랑 한번 해 보는 거 어때요, 그거?
53:18:00  순간 '왜요?'라고 물어보려던 입을 다물고 생각했다
53:23:00 이걸 뜻밖의 기회라 생각진 말자 수많은 시간을 준비해 왔으니까
53:28:00 다만 책임감 따위의 진지한 감정이 밀려왔는데
53:31:00 그건 아마 생애 처음
53:33:00 정식이라 여겨질 만한 기회를 마주하고 있기 때문이겠지
53:37:00 왠지 어른이 된 것만 같아서
53:39:00 서른인데, 이제야
53:41:00  지금 네 나이가 몇인데 지금 애같이 굴고 있어
53:43:00  지금껏 살아오며 내가 내뱉은 
53:45:00 그 수많은 말들도
53:47:00 곱씹어 생각하면 다소 정제되지 않은 낯부끄러운 표현들도
53:51:00 얼핏, 아니, 선명히 뇌리를 스쳐 갔다 
53:55:00 꺼져, 치워
53:57:00  지금 이 순간 이 사회가 인정하는 어른의 모습으로서
54:00:00 그에 걸맞은 대답을 해야겠다
54:02:00 어설픔 없는 말투와 매끄럽게 정제된 어른의 단어로
54:08:00 얼마 줘요?
54:12:00  대충은 아는데 감독님이 가져가는 거니까, 뭐
54:16:00 더 줄까 해서요
54:27:00  아닌가? 이거 아닌가?
54:49:00  ♪ Ah, ah, ah ♪
54:52:00  ♪ Ah, ah, ah, ah ♪
54:58:00  이 두 사람 있잖아
54:59:00  어?
55:00:00  씁, 둘 다 마음에 드는데 둘이 비슷해
55:04:00 그, 또 무슨...
55:06:00  둘 다 유머 있고 잘생겼고 자상한데
55:09:00 둘 다 나만 봐
55:11:00 계속 자꾸
55:14:00 날 본다, 자꾸?
55:15:00 아, 그랬구나
55:17:00  아, 눈 맞춰 주느라 정신이 없었네
55:21:00 어떡할까? 둘 중 누가 좋아, 넌?
55:24:00  몰랐구나? 씁, 모를 수 있지
55:27:00 그 두 사람 만나는 사람 있는데
55:29:00 그게 뭐? 왜 이래, 촌스럽게
55:31:00  아니, 그러니까 씁, 그 만나는 사람이 서로거든
55:34:00 뭔 소리야? 뭐, 뺏으면 되지
55:36:00 -  아니, 둘이 만난다고 - 둘이 뭐?
55:38:00  둘이 만나는 사람 있는데 그 둘이 만난다고
55:41:00 뭐, 두 사람이 같은 사람을 만난다고?
55:44:00 둘이 사귄다고
55:46:00 뭐?
55:47:00  거, 이 바닥에서 알아주는 커플인데
55:50:00 그래, 넌 모를 수 있어
55:52:00 그 둘이 사귄다고?
55:54:00  응, 오래된 커플이야
56:31:00 아, 도시가 왜 외로운 줄 아니?
56:36:00 저 빌딩의 불빛들이 별을 대신하고
56:39:00 그 행성 안의 사람들은 나를 모르기 때문이지
56:43:00  연예인인데 뭘 몰라? 너 다 알아
56:47:00 야, 밟으라고
56:49:00 달리라고, 나 졸려!
56:55:00 야, 밟으라고, 달리라고!
56:57:00 네! 알겠습니다, 꽉 잡으세요
57:01:00   벨트 매세요, 벨트!
57:30:00 ♪ 많이도 울었어 ♪
57:34:00 ♪ 지나온 날에 ♪
57:39:00 ♪ 혼자였던, 외로웠던 ♪
57:44:00 ♪ 마음이 ♪
57:48:00 ♪ 누군가 말했어 ♪
57:53:00 ♪ 인생은 마치 ♪
57:58:00 ♪ 끊임없이 이어지는 ♪
58:02:00 ♪ 여행길이라 ♪
58:07:00 ♪ 힘이 들면 ♪
58:09:00 ♪ 쉬어 가도 된다고 ♪
58:13:00 ♪ 갈 곳 잃은 ♪
58:17:00 ♪ 두 발은 ♪
58:21:00  ♪ 조각난 마음을 ♪
58:25:00 ♪ 맞춰 보고 이해하려 ♪
58:30:00  ♪ 지난날의 길을 ♪
58:36:00 ♪ 걸어가 ♪
58:39:00  ♪ 노을이 물든 ♪
58:44:00 ♪ 아름다운 꽃을 보며 ♪
58:49:00  나는 사랑 같은 거 안 해요 
58:52:00 왜요?
58:54:00 없는 거니까
58:56:00  좋아해
58:57:00 우리 잘해 봐요
58:58:00  음
58:59:00  내 행복은?
59:00:00  네 행복을 왜 나한테 물어?
59:02:00  하윤아, 너 좋아해!
59:05:00  나쁜 년
59:06:00  찔리지 않고 다치지 않는 법을
59:10:00 찾게 될 거예요
59:12:00  짜증이 아니라 좀 일으켜 달라고...
59:14:00 그냥 누워 있으라고!
59:16:00  안아 줘, 나 힘들어
59:20:00  그런 거라고, 제발 모르지 좀 마 헤어질 거 아니면
59:23:00 좀 모르지 좀 마
59:24:00  환동이도 진주 씨한테 이루지 못한 사람인가?
59:28:00  감독님, 진주 좋아해요?
59:31:00  뭔가 너랑 작가님 추억을 내가 찍고 있자면
59:35:00 질투가 난달까?
59:36:00  왜 그렇게 힘들려고 애쓰니?
59:38:00 그만해, 사랑하는 사람이랑 떨어져 있는 거
59:41:00 그 마음이 하루 갈지 천년 갈지 그것도 생각하지 마 
59:45:00 마음이 천년 갈 준비 돼 있어도 몸이 못 따라 주는 게 인간이야
59:51:00 시간 아깝다, 야
59:52:00 -  키스해도 돼요? -  네?
1:00:10  ♪ 느린 걸음 ♪
1:00:15 ♪ 이라도 ♪
1:00:18 ♪ 그 속을 걷는 ♪
1:00:23 ♪ 사람들 중 하나 ♪
1:00:28 ♪ 유일한 ♪
1:00:30 ♪ 네 이름 ♪
1:00:33 ♪ 그 마음 ♪
1:00:37  ♪ 소중히 안아 ♪
1:00:41 ♪ 지켜 주길 바라 ♪
1:00:47 ♪ You're ♪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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