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멜로가 체질 11화 명대사 및 대사

다시 듣고 싶은 대사가 있는데 어디였지??
생각이안나서 계속 재생하고 넘겨보고 했는데

이거보시고 편하게 시간찾아서 찾으세요!

( CTRL + F ) 버튼으로 찾으시면 더 편해요~


41s  황인국! 아침에 슬라임 만지지 말라고!
54s  우리 집 알람 소리
1:04  멜로로 퍼지면
1:05 '언니가 범수 감독의 아이를 가졌다'
1:07  코미디로 퍼지면
1:09 '언니가 감독들 후려쳐서 팔자 고치는 꽃뱀 작가다'
1:15  왜 하루는 어김없이 찾아오는가
1:19 단 한 번의 오류도 허용하지 않는 견고한 시스템
1:23 더 자자
1:24 내일 아침까지 수면함으로써 오늘 하루는 거부한다
1:38  나와라, 나 오늘은 진짜 때릴 거야!
1:42 신고할 거야
1:48  거부를 거부하는군
2:00  야, 너 이제 내려와
2:02 내가 성격이 세지 힘이 센 게 아니거든?
2:21  밥? 빵?
2:25 일로 와, 뭐든 먹어
2:52  내 친구 중에 유명한 심리 상담가가 있는데
2:56 답답해서
2:57 나라도 가서 얘기 좀 해 봤지
3:00  사랑하는 사람과 사별한 후
3:02 애도, 환청, 환시
3:05 그 상실감은 애도 과정에서 흔하게 있을 수 있는 일인데
3:09 정상적인 경우 2개월 이내에 감정의 정리가 끝나
3:14 은정 씨의 경우도 충분히 있을 수 있지만
3:17 학계에서도 연구가 진행 중인 사례라
3:19 내담자에게 정확한 진단을 내리지는 않고
3:22  사장님, 70-200도 보여 주시겠어요?
3:24  아, 70-200요?
3:35  암묵적으로나마
3:37 '지속성 복합 애도 장애'라고 진단해
3:40 장애가 1년 이상 지속된 상태를 말하고
3:44 상실에 대처함이 이렇게까지 어려운 이유는
3:47 어린 시절 부모와의 유대 관계
3:48 흔히 가족력에서 찾아
3:52  우리 집
3:54 좋았어
3:56 내가 나를 고백하기 전까지는
4:01 내가 한몫한 건가?
4:02  너 하지 마
4:05 엄마 아빠 외국 나가 사는 것도
4:08 사실 나 때문이고
4:10 야, 여행 작가 엄마하고 사진작가 아빠가
4:14 아들딸 다 키워 놓고 이 나라 저 나라 여행하시다가
4:17  노년을 보낼 좋은 장소 찾고 행복하게 정착하신 거야
4:22 감히 그 멋짐을 훼손하지 마
4:24 그래, 부모님은 다 이해해 주셨어
4:27 이해한 척을 한 거지
4:28  그런 사람들이 초대를 한 번 안 해?
4:33 누나는 나 때문에 엄마 아빠도 잃은 거야
4:35  야, 정신 안 차려?
4:37 너까지 왜 그래, 나... 
4:39 나 무서워
4:42 나만 그래?
4:44 그 경험치가 나한테만 있는 거야?
4:52 알았어, 미안해
5:05 난 은정이가 내 친구를 꼭 만나 봤으면 좋겠는데
5:10 그 방법은 효봉이가 생각해 줬으면 좋겠다
5:18 네
5:24 걱정되고 미안해서
5:31 피하고 싶네
5:34 어떻게 말해야 돼?
5:37  그냥 말하면 돼
5:42 은정 씨는 똑똑해
5:44 게다가 널 아주 많이 사랑해
5:49 우리 동생이 이 말을 하려고 얼마나 애를 썼을까
5:54 알아줄 거야
5:56 마음이 아픈 사람이
6:01 또 마음 쓰는 거네
6:03  더 많이 채우기 위해서 조금 비워 내는 거라고 생각하자
6:38  여보세요
6:39  곤드레 밥
6:41  네?
6:42  오늘의 메뉴
6:44 곤드레 나물 볶음밥 어때요?
6:47  아, 밥 먹었어요, 방금
6:50 그럼 해 놨다가 저녁에 먹죠
6:52 나 지금 가고 있어요, 작업실
6:56 나 작업실에 없는데
6:59  응?
7:01 나 가고 있는데?
7:02  아, 어, 저 오늘 작업실 안 가요
7:08 약속 있어요
7:11 그래요?
7:13 네, 끊어요
8:03  그런 일이 있었구나
8:06 어머, 그걸 이제 말해?
8:08 언제 말해, 그럼?
8:11  네가 살림을 안 해 봐서 모르나 본데
8:13 바쁜데 심심해
8:15 그렇게 재미난 얘기는 바로바로 해 줘야지
8:17 엄마, 난 꽤 심각해
8:21 야, 그래도 잘됐다 환동이도 잘 풀리고
8:26  보고 싶네, 나 걔 좋았는데
8:30 딸내미 심각하다니까
8:33  괜찮아, 안 심각해
8:34 아니, 나 괜찮은 걸 왜 또 엄마 마음대로 정해?
8:37  내 새끼 입에 밥 들어가는 모양새 보면 알아
8:40 너 지금 괜찮아, 잘 먹잖아
8:43 잘 먹긴 뭘, 깨작대고 있구먼
8:46 깨작대고 싶으면 젓가락으로 하든가
8:48 숟가락으로 퍼먹으면서 무슨...
8:51 예리한데?
8:52 아, 몰라, 신경 쓰니까 배고파
8:55  너 너보다 감독님 신경 쓰는 거 아니니?
8:58 너 감독님 좋아하니?
9:03 뭐, 뭐, 뭐래?
9:06  어머, 진주야 나 살면서 두 번째 본다
9:10 30년 전에 자연 분만으로 내 배 속에서 네가 나왔어
9:14 그때 네 얼굴이 뻘게
9:16 그리고 지금 뻘게
9:20 어머머, 아빠한테 말해야 되겠다
9:22  아니, 아, 이게 왜 아빠한테 달려가서 할 말이야?
9:25 어? 말할 일이야?
9:27 네가 세탁소 안 해 봐서 모르나 본데
9:29 바쁜데 심심해
9:32  말해 줘야지
9:34 - 말해 줘야지 -  아, 혀, 혀 깨물었어
9:35 혀 깨물어서 빨개진 거야, 어, 어?
9:37  그래, 너 감독님 좋아해 
9:39 여보!
9:40 아이, 아, 내 말을 들어! 
9:56 손 감독님이랑 진주 작가님이랑 결혼해요?
10:04 아니지
10:06  그래, 아니지
10:07 이 동네 소문이 사실로 밝혀진 적이...
10:10 많아
10:11 굉장히 많아, 많잖아, 그렇잖아, 어?
10:14 뭐, 그렇죠, 뭐, 따로는 할 수 있겠죠
10:19  그래, 아니지
10:22 임신했다던데?
10:26 에이씨
10:27   임신했대
10:28 - 예? -  임신했대 
10:30   내가 들었어
10:33 왜 그렇게 신경 써?
10:35  쓰이죠
10:36 너에게 범수란?
10:38 갖지 못한 것 중에 가장 사랑하는 생명체
10:42 너에게 나란?
10:45 가진 것 중에 가장 사랑하는 생명체
10:48 가진 것 중...
10:50 가진 것 중?
10:52 또 뭐 가진 거 있어?
10:53 없어요, 너밖에
10:56  아, 뭐지?
10:58 좋은데 꿉꿉해
11:01 뭐랄까, 씁, 비 온 뒤 날 갠 오후에
11:04  기분 좋게 걷다가 물웅덩이를 밟았어
11:06 신발 속 양말이 다 젖었는데 날이 참 맑아
11:09 뭐, 그런 기분? 이게 맞는 감정인 거지?
11:12 이게 지금 회사에서 따질 일인가?
11:14 아니지, 갈게
11:36 지금 네 표정 왜 그런지 사람들 다 아니까 표정 바꿔
11:40 얘기 좀 해
11:44 - 아, 배고파 -  커피 사 줄게
11:46  뭐?
11:57 그래서 나를 피해?
11:59 작가가 감독을 피해?
12:01 지금은 작가, 감독의 문제가 아니지
12:03 아, 이거 뭐...
12:05 남녀 공학 고등학교 다니는 거 같아
12:08 그래, 유치한 거야
12:10 이 바닥 학교만큼 좁고, 다 그래
12:12 이동민 선배랑 김은하 선배랑 학교 다닐 때 알아주는 CC였어
12:15 근데 내 전 작품에 부부로 출연했어
12:17  그리고 김은하 선배 남편이 제작사 대표인데
12:20 자기 회사 다음 작품에 이동민 선배 캐스팅을 했어요
12:23 뭐, 죽이려 그랬겠냐?
12:24 야, 하다못해 너도 드라마 음악 작업하다가
12:26 솔비 씨 사귀었지?
12:28 안 마주칠 거 같아?
12:30 마주쳐, 그게 뭐?
12:32 임 작가도 그렇고
12:33 그건 이 바닥에서 오래 일했다는 거고 그건 능력 있다는 거야
12:36 넌 뭐, 듣다 보니까 내가 진짜로 임 작가 사귄다고 하는 거 같다?
12:39  아니, 못 할 게 뭐가 있어?
12:40 그냥 소문에 너를 맞춰 버려
12:43 사람을 소문에 맞춰서 만나?
12:44 그냥 소문만은 아니잖아
12:46 너 임 작가 좋아하잖아
12:47  아니, 뭐 그렇게 마음을 아껴?
12:49 왜 숨겨?
12:50  그만
12:51  그 입 다물어, 이제
12:53  내가 볼 때 서로 좋아해
12:56  어? 어때? 그럼 막 사귀어 막 결혼도 해, 막 백년해로 해
13:01 그러다가 먼저 한 명이 죽어
13:02 그럼 그때 장례식 때
13:03 지금 막 찝찝하게 소문내고 다니는 사람들이 막 찾아와 가지고
13:07 '헤헤, 드디어 그 찝찝한 관계 끝나셨네요' 막 그러겠냐?
13:10 그러고 떠들어 대는 거
13:12 어차피 이 좁은 바닥에서 맴돌다가 수증기처럼 그냥 사라지는 거야
13:16  아이, 내가 그걸 몰라, 지금?
13:18 작가가 신인이야
13:19 이렇게 사람들 입방아에 오르는 게 익숙하겠냐고
13:22 여봐, 여봐
13:23 지금 작가 걱정을 하고 있어, 좋아해
13:26 너 같은 놈이 꼭 소문 튀기는 거야
13:28 왜 꼭 배려를 멜로로 못 엮어서 안달이지?
13:31 자기가 언제부터 배려하는 성격이라고
13:34 됐어!
13:35 그냥 신경 끄고 해야 할 일을 해
13:38 아, 일은 하지 내가 뭐, 이거 때문에 작품을 엎겠어?
13:40 아니, 그 일 말고
13:45 좋아하는 사람한테 해야 할 일
13:47 몰라?
13:48  다 큰 놈이 지금 그걸 몰라?
13:54 너 근데 왜 갑자기...
13:57 사람을 못 엮어서 안달이지?
14:00  왜 이렇게 보기 드문 열정을 뿜어내지?
14:04 다미 때문에 그러지?
14:18  근무 시간이다 
14:22 해야 할 일을 하자
14:33  수정하지 말고 그대로 해 줘
14:37 대본 너무 재밌더라
14:40  내가 어쩌다 의식도 없이 지난 일을 글로 썼을까?
14:44 정말 아무렇지 않은 일이 되어 버린 걸까?
14:48 너도 기억하냐고 물어보려고 한 걸까?
14:52  아, 몰라
14:54 뭐, 어느 쪽이든 
14:56 그래, 못 쓸 거 뭐 있어? 
14:59  조심조심
15:00  어, 야, 무서워, 뭐야? 
15:02  자, 눈 뜨면 안 돼, 어?
15:04   무섭게
15:06  자 
15:08 도착했습니다
15:10 앞의 사물함을 열어 보세요
15:13 -  이거? 응 -  어 
15:15  뭘까요, 뭘까요?
15:18 허, 뭐기는 꽃다발이지
15:24 아니, 이렇게 눈 가리고 할 건데 향기 나는 거면 코도 막았어야지
15:30  너무하네, 응? 
15:32 넌 비염도 없냐? 쯧
15:43 뭐, 뭐야, 이거?
15:45  자
15:49 너 이거 사려고 요즘 그렇게 알바한 거야?
15:54  아, 꽃다발도 좋아 충분히 행복해, 어?
15:57 공부나 하라고
15:59 하, 진짜 머리 아프다, 너 때문에
16:01 해라, 잔소리, 난 너무 좋다
16:05  너 이거 얼마 줬어?
16:06  일단 있는 거 전부
16:08 나 돈 많이 벌 거야, 너 다 줄 거야
16:10 너 왜 이렇게 철이 없냐?
16:12  능력 있잖아
16:14 사랑해
16:15 아휴, 진짜, 너 좀 혼나야 되는데
16:18 그래도 할 건 하자
16:23  아휴, 유치해
16:26  귀여운 거지
16:30 아휴, 유치한 거야
16:31  그런 유치한 거라도 해 봤어?
16:35  이 양반이 사람 계속 쓸쓸하게 몰아가네
16:38 나도 한창때는 이런 거 다 해 봤...
16:44 봤지
16:47 해 봤는데 왜 기억이 잘 안 나냐?
16:50 없는 거야, 그럼
16:53 기억이 남아 있어야 있는 거라고 할 수 있지
16:57  씁, 있었던 거 같은데
17:00 내 경험이었는지
17:04 내 글이었는지 내 꿈이었는지
17:10 그럼 국장님은 해 봤어? 기억 남아 있어?
17:14  해 봤어
17:16 너무 선명해
17:18 기억을 하기 싫을 뿐이지
17:20 왜? 귀엽다며?
17:21  애 엄마랑 어렸을 때 만나서
17:23 정말 온갖 사랑 타령 다 해 봤는데
17:28 이혼하면서 애 양육비 문제 외에는 다른 말 섞지 않기로 했거든
17:32 그런 사람이랑 옛날 기억 떠올리면
17:35 되게 이상해
17:38 되게 씁쓸해
17:46 그렇게 나와 봤자 난 술 안 먹어 일할 거야
17:49   먹자, 범수네랑
17:51 - 뭐? -  전화해 봐
17:53 -  내가? - 임 작가한테 빨리 전화해 봐
17:55 아니, 내가 왜?
17:56  횟집 가자, 횟집
17:58  아니, 국장님이 전화해!
17:59 -  소맥 하자, 소맥, 회에다가 -  아휴, 정말
18:02 네, 네, 대표님
18:03 그러면 감독님하고 통화 후에 다시 전화 드리겠습니다
18:06 네, 네, 고맙습니다
18:08 하, 아, 저, 재훈 씨
18:10 그, 섭외 팀이랑 캐디 우리가 초이스해야 될 거 같아요
18:13 감독님하고 하던 팀이 다 같이 못 하게 돼서
18:17  재훈 씨? 
18:19   네?
18:20 아, 잠시만
18:21  네, 실장님
18:22  아, 네, 감독님, 통화 괜찮으세요?
18:24   네, 말씀하세요
18:27  네, 그, 정소연 씨 쪽에서 연락 왔어요
18:31 그, 회사는 대본 너무 잘 봐서
18:32  바로 배우한테 대본 넘겼고 그리고 지금 읽고 있다고
18:36 아, 씁, 근데요
18:38 그, 제가 알기로는 정소연 7월에 영화 들어가거든요
18:42  어, 스케줄 안 되는 걸로 아는데
18:43 그, 소 대표님 직접 연락 와서는 감독님이랑 만나 뵙고 싶다고
18:47 정소연 건으로 만나서 뭐, 다른 배우 밀겠죠, 또
18:50 씁, 만날게요, 일단
18:52 거기 배우가 또 누가 있죠?
18:54  으음...
19:06 아, 소민이...
19:08  네?
19:10 아, 네, 그, 이소민요
19:22 내가 이 작가님이랑 대학 동기인데 나 휴학하고 한 번도 본 적이 없거든
19:26  근데 이렇게 만난다
19:29  내가 너랑 대학 동기인데 너 휴학하고 한 번도 본 적이 없거든
19:34 그런데 이렇게 만났잖아?
19:35 네가 밀었어, 혹시?
19:36 전혀
19:38  감독님을 우연히 보게 돼서 같이 일하고 있다고 말했지만
19:42 난 내 카메라에 담는 사람의 개인사에 개입하지 않아
19:45 그래서 민준이 스카우트된 거 흘렸어?
19:54  씁, 대본은 재밌어
19:57 근데 이거 주인공 나 줄 리가 없는데?
20:00 왜?
20:00 나 싫어할 거 아니야? 내가 뭐 이쁘다고
20:02 예뻐
20:03  난 실제로 본 사람 얼굴 중에 네가 제일 예쁜 거 같아
20:08 - 왜 그래? -  사실을 말한 거야
20:10 지금 너 기분 좋게 해 줄 타이밍 아니잖아
20:13 이미 좋은 거 같은데?
20:16  근데 말이야
20:17 잠깐이지만 우리 꽤 친했던 거 같은데
20:21 휴학하고 왜 연락 안 했어?
20:23 그냥 유명해져서 자연스럽게?
20:27 너희 싫어서
20:32  오늘 수업 여기까지 하겠습니다
20:34  수고하셨습니다
20:42 - 밥 먹자 -  나 다이어트
20:56  그게 다야?
20:57  응, 근데 방금 용서했어
21:00 대본 줬잖아
21:02 뭐?
21:04 이소민한테 대본 들어간 거 같다고?
21:09 아, 나 싫은데
21:11 - 한주는? -  나보다 예뻐서
21:14  근데 방금 용서했어
21:15 네가 방금 실제로 본 사람 중에 내가 제일 예쁘다고 했잖아
21:35  난...
21:37 실제로 본 사람 얼굴 중에 네가 제일 예쁜 거 같아
21:41  응, 그렇지
21:44  응
21:49 '아'
21:53  진주도 '아' 
22:03  음...
22:06 - 그럼 나는? -  걔들이 너만 좋아하니까
22:10 근데 용서했어 네가 민준이 대단하다고 했으니까
22:16 굉장히...
22:18 명료하다
22:23 그래서, 그 대단한 사람은 잘 있고?
23:09 그게 더 눈에 띄는 거 알면서 그러는 거지?
23:13  밥 먹자, 해 줄게 
23:15  앉아 있어, 먼저 할 거 있어 
23:18  야, 야, 야, 아휴
23:34  아, 젠장
23:36 그게 방금 키스한 사람한테 할 소리야?
23:40 나 회사 그만둔다고 말했어
23:42 그래, 이번 기회에 도망 못 가게
23:44 다리 하나 부러뜨려서 앉혀 놓고 내가 먹여 살리면 되겠다
23:46 안 도망가, 뭐, 다리까지 없애?
23:50 해냄 엔터로 갈 거야 나 이제부터 잘나가는 사람 한다
23:52 대표까지 할 거니까 5년만 기다려
23:55 뭐야, 5년 동안 나 안 보겠다고?
23:58 이씨, 부러뜨릴까, 지금?
24:00:00 나 너 안 보고 못 살아
24:03:00 그거 여태 못 느꼈어?
24:05:00  느꼈어
24:08:00 우리 떨어져서 일하고 서로 바빠지더라도
24:10:00 이해해 주고 배려해 주고 개뿔 그러지 말자
24:14:00 매일 보는 거야
24:15:00  싸우더라도 얼굴 보고 시원하게 멱살 잡고
24:18:00 아니, 멱살은 아니고, 음, 뭐
24:23:00 매일 보는 거야
24:26:00  매일
24:29:00 아, 너무 오그라든다
24:31:00 입을 막자, 그냥
26:43:00  들어가도 돼?
26:44:00  응 
27:03:00 흔히 볼 수 있는 그림이 아닌데?
27:06:00 난 누나밖에 없어
27:09:00 문수 씨는?
27:10:00 문수랑 누나밖에 없어
27:13:00 엄마랑 아빠는?
27:14:00 엄마랑 아빠랑 문수랑 누나밖에 없어
27:18:00 인국이, 한주, 진주
27:21:00  그만해
27:26:00  하고 싶은 말 해, 괜찮아
27:32:00 아랑이 누나 친구 중에
27:35:00 유명한 심리 상담가가 있대
27:37:00  요새 스트레스가 많아 가지고 다녀왔는데
27:41:00 좋더래
27:43:00 우리한테도 추천하더라고
28:16:00  응
28:18:00 알겠어
28:21:00 다녀올게
28:32:00  감독님! 여기입니다
28:37:00   이야, 대본 정말 재밌던데요?
28:40:00 작가님이 잘 써 주셔서
28:41:00  씁, 내가 소연이를 데리고 나왔어야 되는데
28:44:00 얘가 얼마 전에 작품 끝내서 지금 해외 있거든
28:46:00 나 쉬는 배우 절대 안 건드리는데
28:48:00 작품이 너무 재밌어서 바로 메일 쐈잖아
28:51:00 꼭 읽어야 된다고 빨리 피드백 달라고
28:53:00 그럼 읽고 나서 만나도 되는데
28:55:00 얘가 읽는 데 시간이 좀 걸려요, 난독증
28:58:00 쩝, 7월에 영화 들어간다던데
29:00:00 아이, 확정은 아니고 검토 중
29:02:00 사실 뭐, 씁 두 번째 역할이라 난 좀 그런데
29:05:00  뭐, 영화가 사이즈도 있고
29:07:00 또 얘가 영화를 되게 하고 싶어 하긴 해
29:09:00 그럼 하겠네, 영화
29:10:00 난 이거 시키고 싶다니까
29:12:00 회사 말을 들어요, 정소연이?
29:13:00 말은 듣지, 결정은 자기가 하고
29:15:00  뭔 소리야?
29:17:00  청력은 좋다는 거지
29:20:00 아, 맞는다, 저기, 씁, 그, 뭐야 소민이는 어때요? 이소민
29:23:00 그렇지, 또 이렇게 들어오지
29:25:00  아, 그냥, 생각을 또 못 하고 계셨을 수도 있으니까
29:28:00 연기는 소연이보다 소민이가 더 좋아
29:31:00 쩝, 연기로 인정을 받은 적 있나?
29:33:00 - 있지 -  어디서?
29:34:00 - 내부적으로 -  회사 내부적으로?
29:36:00  씁, 생각해 보니까 소민이랑 또 이 작품이 어울릴 것 같은데?
29:40:00 대표님 개인적으로?
29:42:00  아이, 생각 좀 해 줘요, 오디션 볼게
29:44:00 솔직히 소민이가 오디션급은 아니잖아 근데 보라면 볼게
29:47:00   걔 요즘 되게 열심히 해
29:50:00  아, 저, 그만하라고 얼마 전에 막 화냈다니까, 진짜로, 어?
30:09:00 네, 실장님
30:11:00 아, 우리 캐스팅 회의 좀 하죠
30:14:00 지금요
30:16:00 사무실로 갈게요
30:18:00 아, 그리고
30:21:00 씁, 작가님 좀 불러 주세요
30:24:00 이소민 요즘 어때요? 시장에서
30:26:00 어, 케이블에서 토크 쇼 진행 하나 보고 있고요
30:29:00 드라마 전작이 뭐였지? 난 못 봤는데
30:31:00  어, 주말극이 마지막이었고
30:33:00 그, 시청률은 괜찮았는데 그게 남주 중심이었던 드라마였어서
30:36:00 오히려 그때부터 좀 꺾였어요
30:39:00 씁, 연기가 나쁜 쪽은 아닌 거 같던데
30:42:00 아이, 소 대표가 정구 역할에 태민기 줄 거처럼 얘기를 하더라고
30:45:00  어, 태민기 한창 라이징해서 주인공하려고 할 텐데?
30:49:00 배우가 뭐, 아직은 원 톱은 부담스러워한다고
30:52:00 아니, 근데
30:54:00 작가님은?
30:55:00  아, 오늘 대본 수정하시겠다고 하셨습니다
30:59:00   아니
31:02:00 왜 캐스팅 회의 한다는데 작가가...
31:04:00  아, 그, 감독님 의견에 다 따르시겠다고
31:10:00 그, 다른 쪽에도 한번 접촉해 볼까요?
31:12:00  감독님이 여기서 좀 추려 주시면... 
31:16:00 어, 일단 제가 이소민 드라마를 좀 찾아 볼게요
31:19:00 잠깐만요 
31:20:00  네
31:22:00  저녁에 뭐 해? 놀자
31:25:00 외로워요? 동기랑 노세요
31:28:00 아니, 환동이랑 정 작가랑 임 작가랑 다 같이 한잔하게
31:32:00  응?
31:33:00  좋잖아
31:34:00 뭐, 괜히 불편한 거 있는 사람들처럼 보이는 거보다
31:36:00  불편한 거 맞잖아요
31:39:00 아, 아니다, 씁
31:41:00 좋네, 그러면 저기 임 작가한테 전화 좀 해 줄래요?
31:44:00  내가? 왜?
31:46:00 아이, 쓸데없는 짓 한다고 잔소리해요, 나한테
31:50:00  나 지금 회의 중이니까 장소 문자로 찍어요
31:59:00 왜 하루 안 보는데 뭐 이렇게 힘들고 그래
32:08:00  애써 미역국 끓여 놓고 면을 넣어 버려?
32:12:00 맛있더라고
32:15:00 애써 작업실 얻어 놓고 여기로 출근하고
32:18:00 외롭더라고
32:21:00 배가 불러 가지고는
32:23:00 굶으면 허기가 오고 채우면 외로움이 오고
32:27:00 사는 게 다 그런 거지
32:33:00 제가 많이 배웁니다, 언니
32:47:00
32:53:00 이건 또 뭘까?
32:55:00  왜?
32:57:00  으응
33:00:00 나 또 밥 먹으러 나갈 거 같아
33:05:00  가 보겠습니다
33:06:00  수고하셨습니다
33:13:00  재훈 씨
33:15:00 뮤지컬 오늘 아니에요?
33:18:00 아, 네, 그렇죠
33:20:00 빨리 가야겠다, 길 막히는데
33:22:00 네, 퇴근 안 하세요?
33:26:00 먼저 가요, 정리만 하고
33:32:00 그럼 저 먼저 들어가 보겠습니다
33:37:00 데이트 잘해요
33:39:00 네
33:49:00 헤어졌어요, 며칠 됐고요
33:54:00 혹시...
33:58:00 같이 봐 주실래요?
34:03:00  씁
34:05:00 인국이 데리러 가야 되는데
34:09:00  잠시만요
34:10:00  어, 아니요, 아니요, 그럼 괜찮습...
34:12:00  어, 아니야, 잠시만요
34:20:00 어, 효봉아
34:22:00 사랑해
34:23:00  알았어
34:24:00 응, 사랑해
34:29:00 가요
35:01:00  작가님, 여기요
35:24:00 그래, 맞아, 작가랑 감독은 마주 보고 앉는 게 좋아
35:27:00  의중을 읽어야지, 마주 보면서
35:33:00  그렇다고 계속 보는 건 좋지 않아
35:36:00 필요할 때가 있어
35:37:00 예를 들어, 어...
35:39:00 에이씨, 모르겠다
35:43:00 이 투 샷이 좋네, 음
35:46:00  대한민국 드라마의 미래
35:50:00  구 남친, 구 여친, 하이고
35:52:00 미안, 쩝, 음
35:58:00  다 모였나? 
36:01:00  오셨습니까? 
36:02:00 아이, 작가님 어디 숨어 있다 나왔지? 제일 늦게 오려고
36:09:00  국장님, 어디 좀 숨어 있으면 안 돼?
36:12:00 계산할 때 부를게
36:13:00 외로워, 놀아 줘
36:16:00  멍멍이들이랑 놀아
36:20:00 준비 잘돼요?
36:22:00  네, 뭐, 덕분에
36:23:00  음, 뭘, 키 스태프들 우리한테 다 떼이고
36:27:00  떼인 건 아니고 그, 저희가 스케줄이 더 빠르니까
36:29:00  어떻게, 뭐, 지금이라도 다시 다 떼어 드릴까?
36:32:00  어휴
36:33:00  스태프들이 무슨, 응? '런닝맨' 이름표야?
36:37:00 뭘 자꾸 떼고 어쩌고, 응?
36:42:00 예뻐졌네?
36:43:00 그대로세요
36:45:00 아, 뭐지? 이 밑지는 기분은
36:48:00  아, 그런 뜻이 아닌데
36:51:00  아유, 우리 나이에는 그대로라는 말이 예뻐졌다는 거야
36:55:00 내 나이가 뭐!
36:56:00 46!
36:57:00 - 저, 씨! -  왜 소리를 지르고
37:02 배고파
37:03:00  내 마음대로 시킬래
37:05:00 나는 누가 메뉴 골라 주면 좋더라
37:08:00 나 먹으려고 시킨다고, 나!
37:09:00 먹으라고, 46!
37:10:00 46이 왜 또 나와!
37:11:00  몰라, 반사적으로 나왔어, 그냥!
37:13:00  아, 저, 저기 
37:14:00 너무 소리를 지르시면 다른 손님들이... 
37:16:00  아, 그냥 게임 게임 같은 거였어요, 게임
37:19:00 -  작게 할게, 작게 -  아, 예
37:25:00   골라, 맛있는 걸로
37:30:00  씁, 그래도 무리 없이 이렇게 한잔한다, 그렇지?
37:34:00 좋지?
37:35:00 좋을 거까진 없죠
37:39:00  좋을 거까진 없어?
37:41:00 저는 좋습니다
37:45:00  잘 지내면 좋지
37:48:00  환동이네 작품 편성 금토로 옮겼어
37:51:00 왜?
37:52:00  너희 작품 바로 앞에 들어간다고
37:54:00 - 그러니까 왜? -  뭘 왜야? 끌어 준다는 거지
37:58:00  시청률 높았던 거 다음으로 붙으면 그게 얼마나 유리한 건데
38:01:00 1, 2% 먹고 들어가는 거야
38:03:00 네가 나를 끌어 준다는 거야?
38:05:00 하, 아니, 뭐, 그런...
38:07:00  정 작가가 임 작가 끌어 준다는 거지
38:11:00 사실 정 작가 입장에서는 그거 되게 부담스러워
38:13:00 자기 새끼로 있던 작가가 뒤에 붙으면 바로 비교될 텐데
38:16:00 그, 잘해도 본전 아니야
38:18:00 근데 그걸 하겠다네 
38:20:00 씁, 성격이 좀 지랄맞아서 그렇지 뭐, 나쁜 인간은 아니라니까?
38:29:00  꼭 머리 나쁜 애들이
38:32:00 내가 나쁜 사람은 아니라고 말하더라
38:36:00 나는 명백하게 나빠, 왜?
38:39:00 지랄맞으니까 
38:41:00  나는 나쁜 게 좋아
38:44:00  네
38:45:00 씁, 지금껏 수많은 유형의 지랄을 겪어 봤지만
38:51:00 작가님은 격이 달라요, 음, 뭐랄까...
38:54:00 순수해요, 지랄의 결정체 같은 거죠
38:58:00 어느 지점에서 그걸 느끼지?
39:03:00 간단한 지랄도 허투루 하지 않으시고
39:07:00  격앙된 감정을 담아 내는 표정과 사운드에 진심이 묻어나요
39:11:00 순수하게 몰입하시는 거죠
39:17:00 역시!
39:20:00 똑똑해
39:25:00 너 알지? 내가 너 싫어한 거
39:29:00  알죠
39:30:00  쫓겨났는데
39:34:00 질투했어
39:36:00  네 글에 내가 하지 못하는 것들이 수두룩해서
39:43:00 그렇다고 그게 뛰어나다는 거는 아니야
39:48:00 네
39:52:00  너무 잘되지는 마
39:55:00 망하지도 말고
39:56:00  그래도 내 새끼였는데
39:59:00 사수의 명예를 지키는 정도만 해
40:04:00 네
40:11:00   그런 의미에서
40:13:00 - 부탁 하나만... -  응, 해
40:16:00 하나만 
40:17:00 미영이나 사랑이나 수희 중에서
40:20:00 한 명만 저한테 보내 주시면 안 될까요?
40:24:00  혼자 작업하는 게 역시 힘에 부치고
40:27:00 일 잘하는 보조 작가 구하는 것도 너무 힘들고
40:32:00 근데 걔들이 가려고 할까?
40:36:00 말씀해 주시면 제가 설득해 볼게요
40:39:00  응
40:41:00 말은 해 볼게
40:50:00  내가!
40:52:00 내가 줄 거야
40:56:00 - 감사합니다! -  자!
41:03:00  멍멍이들이랑 놀아, 가서!
41:08:00 시끄러워, 인간아!
41:18:00 단체 사진을 찍어야 합니다 
41:23:00  한번 찍어야지 될 때가 됐어요
41:26:00  감독님밖에 안 나오잖아
41:27:00  저는 안 나와도...
41:29:00  안 돼, 너도 나와야지, 다섯 명...
41:31:00   아니, 그냥 셀카를 찍어, 셀카를
41:34:00  근데 잠깐만, 어? 
41:41:00  토끼?
41:45:00 토끼?
41:48:00 토끼
41:51:00  나 먼저 갈게 
41:53:00   제발
41:59:00  토끼
42:04:00  뭐예요, 이게?
42:06:00  안 돼
42:08:00  토끼
42:11:00  깡충
42:13:00 깡충깡충
42:15:00  손님한테 나가라니, 어?
42:17:00  아니, 자꾸 깡충깡충 뛰어다니시잖아요!
42:20:00  그럼 토끼가 깡충깡충 뛰지 파닥파닥 뛸까?
42:22:00   아휴, 그러니까 나가서 뛰시라고!
42:24:00 가면 될 거 아닙니까!
42:31:00  토끼야, 토끼!
42:35:00  안녕하세요, 저는 토끼입니...
42:38:00 빨리 나와, 토끼 심심해!
42:42:00 어, 심심하면 달나라
42:44:00 달나라 노래방! 노래방, 노래방, 노래방
42:49:00  토끼야, 길가로 가면 안 돼 가장자리로 뛰어야지!
42:52:00  가장자리로!
42:53:00  야, 뭣들 해? 빨리 와! 토끼 도망가잖아!
43:19:00  난 들어갈게요
43:22:00  데려다줄게
43:26:00  네가 왜?
43:28:00  예?
43:30:00 아, 그...
43:32:00 그러니까 밤이 늦었고
43:35:00 늦었는데 네가 왜?
43:40:00  집 앞에 가는 길이 어둡고
43:43:00 어두운데 네가 왜?
43:47:00 그래, 데려다줘, 걸어갈 거야
43:51:00  그래, 어
44:10:00  깡충깡충, 깡충깡충, 깡충...
44:12:00  토끼야!
44:13:00  토끼야, 천천히 가야지, 토끼!
44:15:00 -  토끼야, 토끼 손들어! -  손들어?
44:17 -  빵야! -  홈런! 
44:19   어디를 도망갔었어, 이 새끼야
44:21:00  토끼를 어떻게 혼자 맡아, 어?
44:23:00  야, 따라와, 다 따라와, 너희!
44:26:00 토끼야, 토끼!
44:57:00 마음이 계속 그렇죠?
45:00:00 뮤지컬도 제대로 못 보고
45:02:00  아니에요
45:04:00 제가 자꾸 신경 쓰이게 하죠?
45:06:00 죄송해요, 내일부터는 안 그럴게요
45:10:00 그럼 하윤 씨 얘기 해 봐요
45:13:00 하고 싶잖아
45:17:00 아니요
45:18:00  해요, 나쁜 얘기들
45:21:00 찌질한 거 아니고 귀여운 투정이라고 생각할게
45:29:00 - 그게... -  원망도 해 봐야 알아
45:32:00  실컷 원망하다 보면
45:34:00 자기 잘못이 보이기 시작하더라고요
45:39:00 해요, '나쁜 년!' 하고 시작하는 거
45:44:00 나쁜 년
45:48:00 나한테 하면 어떡해?
45:50:00  네?
45:52:00  아, 아니에요, 죄송합니다
45:55:00 그게 아닌데
45:57:00 나쁜 년
46:03:00  미운 행동을 해요
46:07:00 제가 그거까지 좋아해 주지 못했어요
46:11:00  술을 마셔요
46:14:00 마실 수 있지 근데 꼭 밤을 새워야 돼?
46:19:00 그러고 들어왔으면 곱게 자든가
46:22:00 왜 또 남자한테서 전화가 와?
46:25:00 내가 화가 많이 나
46:28:00 그래서 미워해요
46:30:00 근데 그 사람은...
46:34:00 잠시도 미움받는 걸 못 견뎌
46:37:00 나는 미워 죽겠는데
46:40:00 사랑을 요구하죠
46:43:00 그래서 조금 이상하지만
46:45:00 애써 사랑이라 생각하는 것을 줘요
46:49:00 근데 미움 섞인 애정에 그 사람은 만족하지를 못하고
46:59:00 심지어 외로워해요
47:03:00 심지어
47:07:00 역으로 날 미워해
47:12:00 그래서 또...
47:15:00 또 미운 행동을 해요
47:22:00 답답했겠다
47:29:00 고슴도치 두 마리가
47:34:00 복잡한 미로 속을 헤매면서
47:39:00 서로를 푹푹 찔러 대고
47:43:00 이젠 막 피가 철철 나요
47:47:00  그러다 견디기 힘들어 미로에 불을 지르고
47:54:00 탈출해 버리네
48:00:00 서로의 공간은 사라지고
48:06:00 그러고 눈을 떴는데
48:11:00 여기가 어딘지 모르겠어요
48:18:00  여기가 어디냐면요
48:22:00 보통의 고슴도치가 사는 곳이에요
48:26:00 그곳에서 고슴도치는
48:28:00 어쨌든 또 고슴도치를 만나야 돼요
48:34:00 고양이를 만날 수는 없잖아
48:39:00 찔리지 않고
48:43:00 다치지 않는 법을
48:47:00 찾게 될 거예요
48:50:00 실장님은...
48:54:00 찾았어요?
49:01:00 아니요
49:05:00 아휴
49:08:00 이런 얘기 듣다가
49:12:00 떠오를 감정은 아닌데
49:17:00 나도
49:21:00 연애하고 싶다
49:36:00 왜 자꾸 따라와요?
49:38:00 내 갈 길 가는 건데요?
49:39:00 이쪽 아니잖아요
49:41:00 내가 어디 가는 줄 알고?
49:49:00 나한테 언제까지 이럴래요?
49:50:00 원래 낯가리는 건데요
49:52:00  원래 안 그랬잖아요
49:53:00 원래 나를 어떻게 알고?
50:02:00 우리 얘기 좀 해요
50:03:00  해요
50:04:00  마주 보고 해요
50:27:00  소문
50:29:00 우리가 직면한 그 문제는 우리가 해결할 수 있는 일이 아니고
50:34:00 대단하지도 않아요
50:37:00 그에 반해서 우리가 앞으로 해야 할 일들은
50:40:00 대단해요
50:42:00 당장 캐스팅을 해야 하고 남은 대본 작업을 마쳐야 하고
50:45:00 촬영을 해야 하고 평가를 받아야 돼요
50:48:00 막 살 떨리게 무섭긴 한데
50:51:00 그 대단한 일이 우리가 해결할 수 있는 일이라는 게
50:56:00 설레지 않아요?
51:00:00 우리가 할 수 있는 일에 집중하죠
51:07:00 알겠어요
51:10:00 집중...
51:12:00 해요
51:16:00 그리고 또 해결해야 할 일이 있어요
51:19:00  어...
51:21:00 앞의 해결할 일과는 비교도 안 될 만큼
51:25:00 대단한 사안인데
51:27:00 작가님이 해결할 수 있어요
51:32:00 또 뭐요?
51:34:00 어, 해외 수출? 시즌2?
51:39:00 나요
51:44:00 작가님 좋아하는 내 마음요
51:48:00  그냥 좋아하는 게 아니라
51:54:00 해결해야 할 만큼
52:00:00 내가 좋아해요
52:14:00  서로 모른 척하고 있던 마음을 언제부터인가 알게 됐고
52:19:00 서로 간 암묵적으로 동의된 그 모른 척이
52:22:00 언젠가 드러날 것도 알았고
52:26:00 그날이 오늘일 줄은...
52:29:00 몰랐고
52:37:00  네, 들어오세요
52:46:00  안녕하세요
52:47:00 안녕하세요
52:50:00 반가워요, 이쪽으로
52:58:00  혹시 이런 곳 오신 적이 있나요?
53:01:00 상담을 받았거나?
53:02:00 아니요, 처음이에요
53:06:00 어때요?
53:07:00 음, 아늑해요
53:10:00 영화에서 보던 건 좀 꾸민 건 줄 알았는데
53:13:00   참고한 것도 있고 제 취향도 있고
53:16:00 좋아요
53:18:00 보통 질문지를 드리고
53:20:00 작성한 것을 검토한 후에 상담이 시작되지만
53:24:00  우리 그냥 얘기해요
53:26:00 아랑이한테 얘기 많이 들었는데 모른 척하면
53:29:00 시작부터 거짓말 같아서
53:31:00  보통 어떤 얘기부터 하죠?
53:33:00  하시는 일, 가정 환경
53:36:00 음주, 흡연 여부 등등?
53:38:00 그중에서 가장 중요한 건
53:40:00 제가 궁금한 거요
53:43:00 네
53:44:00   생각나는 대로 편하게 물어볼게요
53:46:00 불편한 건 말씀 안 하셔도 돼요
53:53:00  슬픈 영화를 보거나 울고 싶을 때
53:57:00 눈물이 잘 나는 편인가요?
54:00:00 최근에 눈물이 흘렀던 기억?
54:06:00 천천히 말씀하셔도 돼요
54:13:00 눈물이...
54:20:00 기억이 안 나요
54:25:00 2년이 넘었는데
54:31:00   힘들었어요
54:36:00 그 사람 부모님은 병원에 딱 한 번 다녀갔어요
54:46:00  저는 그 사람 곁에서 한시도 떨어지지 않았고
54:52:00 고통스러워했지만
54:55:00 다행히 끝까지 자기 모습을 감추지 않았어요
55:02:00 날 밀어내지 않았고
55:08:00 고맙게 생각해요
55:21:00  한참을 의식이 없다가
55:26:00 어느 날 밤에
55:29:00 그 사람이 나를 깨웠어요
55:33:00 말도 못 하는 주제에
55:36:00 눈빛이 너무 평온했는데
55:41:00 무슨 말을 하는지 한 번에 알아들을 수 있었어요
56:06:00  제 옆에서 떠났어요, 그날
56:12:00 음, 그리고...
56:38:00 그리고 기억이 안 나요
56:42:00 아니
56:45:00 제가 운 적이 없는 거 같아요
56:49:00 기분이 없는 기분이랄까
56:53:00 요즘 기분은 어때요?
56:57:00 무리 없어요
56:58:00 무리가 없다는 건?
57:00:00 씁, 뭐, 어려운 일을 하고 있지만
57:04:00 다큐라는 게 어렵지 않으면 이상한 일이라
57:09:00  그냥 원만해요
57:12:00  다행이네요 그럼 일을 빼고 생각해 볼게요
57:16:00 하고 있는 일을 배제하고 평소 기분은 어때요?
57:27:00  잘 몰랐는데
57:29:00 내 기분이 어떤지 의식 못 했는데
57:32:00 어느 날 문득
57:36:00 감정을 느끼는 내 몸속의 무언가가
57:39:00 바닥에 눌어붙어 있는 것처럼 느껴졌어요
57:42:00   떼어 내 보려고 해도
57:45:00 그게, 씁, 그냥 원래 자기 자리인 양 꼼짝도 안 해요
57:50:00  적어도 은정 씨한테는 긍정적인 신호 같은데요?
57:54:00 네?
57:55:00 사실 그건
57:56:00 우울한 마음을 가진 사람들이 느끼는 감정이긴 하지만
58:00:00  커다란 트라우마에 가려서
58:02:00 자신을 인지하지 못하는 단계에서 다시 자신을 인지하게 된 것 같은?
58:07:00 뭔가 긍정적인 요소가 은정 씨 주위에 있을 것 같은데
58:12:00 친구들이 항상 옆에 있어요
58:16:00 같이 먹고 같이 마시고
58:20:00 매일 수다 떨고
58:22:00  음, 여자들끼리 살면 싸울 법도 한데
58:26:00 우린 그런 게 없어요
58:28:00 좋아요
58:29:00  부럽네요
58:31:00 너무 좋은 친구들이에요
58:33:00 그럼 부모님과는 어때요?
58:35:00 외국에 사세요
58:37:00 가끔 안부 전화 하는 정도?
58:40:00 음, 관계가 소원하거나 그런 건 없나요?
58:44:00 없어요
58:47:00 동생 때문에 마음이 편하지 않으신 건 알았지만
58:53:00  부모님은
58:57:00 자신들이 할 수 있는 안에서 최선을 다하셨다고 생각해요
59:02:00 그럼 어렸을 때 기억은 어때요?
59:06:00 문제없었는데
59:09:00  그냥 '부모님과 어렸을 때' 하면 바로 떠오르는 기억이 있나요?
59:13:00 뭐든 상관없어요
59:15:00 엄청 혼났다거나 행복했다거나
59:21:00 특별한 건 아닌데
59:23:00  엄마가 그때는 직장에 다니셨을 때라
59:27:00 평일 낮에 엄마와 함께 있던 기억이 거의 없는데
59:33:00 그날은 무슨 일인지 출근을 하지 않으셨어요
59:37:00 저는 열 살이었던 거 같고
59:39:00 개교기념일이었던 거 같은데
59:43:00 엄마가 평소보다 말이 없었어요
59:46:00 '왜 그럴까?' 하고 눈치 보고 있는데
59:52:00 점심시간이 돼서 뭐 먹고 싶냐고 묻길래
59:56:00 '솜사탕'
1:00:00  동네에 그, 놀이 기구 서너 개 있는 작은 공원이 있었는데
1:00:05 그마저도 넉넉하게 살 때가 아니라 자주 가기 힘든 곳이었어요
1:00:10 엄마는 별말 없이 저를 데리고 그 공원으로 갔어요
1:00:16 햄버거를 먹고
1:00:18 솜사탕을 먹고
1:00:35 3,000원이나 하는 놀이 기구를 타고
1:00:38 신나야 정상인데
1:00:41 가만히 앉아서 먼 곳을 보는 엄마가
1:00:46 어린 마음에도 너무 신경이 쓰였던 거 같아요
1:00:51 그래서 그냥 저도
1:00:55 엄마 옆에 가만히 앉아 있는데...
1:00:58  어머니한테는 무슨 일이 있었던 건가요?
1:01:03 전혀 몰라요
1:01:08 왜 그랬을까요?
1:01:12 묻지를 않았어요
1:01:16 지금 말하면
1:01:19 엄마는 기억도 못 할 거 같은데
1:01:23 그냥
1:01:27 그렇게 지나간 날이었어요
1:01:30 왜 그날이 떠오를까요?
1:01:33 모르겠어요
1:01:36 저도 특별히 기억하려고 가지고 있는 기억은 아니고
1:01:44 그냥
1:01:49 모르겠어요
1:02:24  미안해요
1:02:33  괜찮아요, 문제없어요
1:02:55 어머니와 무슨 일이 있었던 건가요?
1:03:57  야, 하윤이는?
1:03:58 난 헤어지면 설레던데
1:03:59 이게 끝이 아니라 새로운 시작인 거잖아
1:04:01  들어가서도 울적하면 톡 해요
1:04:04 기다려 줄게
1:04:05 반갑지?
1:04:06  여자 생겼어?
1:04:07 애 엄마잖아, 괜찮아?
1:04:09  나 좀 일으켜 줘
1:04:10  그냥 누워 있으라고!
1:04:12 왜 내가 없다 그래?
1:04:13 그래서 이제 내가 필요 없어?
1:04:14 죽어
1:04:15  죽여 버린다고, 내가, 이씨!
1:04:17  이미 서로 좋아하고 있잖아요
1:04:19 보류
1:04:20  오늘 저녁에 시간 있니?
1:04:22 딱 한 번만 너랑 이런 음식 먹어 보고 싶어
1:04:24  가만히 있다가 좋아하는 사람을 놓친 경험이 없나 본데
1:04:27 얼마나 초조한 일인지 알아야 돼요
1:04:29  감독님
1:04:30 사랑이 뭐예요?
1:04:31  우린 분명 달라져 있었다
1:04:33 세상에서 제일 좋은 거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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